삼국지(정비석) 연재

홍반장 2022. 6. 3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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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비평6 <관우, 그는 퍼팩트한가?>

  <법해 생각 : 관우, 그는 퍼팩트한가?>

 

유비는 적벽대전 이후 형주를 발판삼아 강남의 무릉, 계양, 장사 방면으로 영지를 넓혀 간다. 조자룡이 무릉을 치고, 장비가 계양을 얻었으니 다음 목표는 장사이다. 제갈량의 정보 분석에 의하면 장사 태수인 한현의 휘하에는 천하의 명궁인 노장 황충이 버티고 있다. 마땅히 그 대응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제갈량이 말한다.

“무릉과 계양은 조 장군과 장 장군이 삼천의 병력만으로 얻었는데, 이번에 장사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오.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해야 할 것이오.”

관우가 이를 듣고 오백 명의 특공대만으로 출전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너무도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라 제갈량은 병력 증원을 권한다. 그러나 관우는 자신만만해한다. 제갈량은 결국 관우의 특공대 출병을 승인한다. 두 진영이 숨을 죽이고 주시하는 가운데, 관우와 황충, 두 영웅은 여러 합을 겨루었으나 승부가 나질 않는다.

 

이튿날 관우는 황충을 숲속으로 유인하였다. 숲속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는 중에 황충의 말이 관우의 적토마에 밀리어 쓰러졌다. 순간 황충은 승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관우는 공격을 멈추고 말한다.

“오늘은 장군의 말이 지쳤나 보오. 우리 내일 다시 나와서 싸웁시다!” 영웅은 영웅을 알아본다. 황충은 순간 말은 하지 않았지만, 관우의 영웅다운 의기에 감복하고 본진으로 돌아갔다.

 

이 일로 장사 태수 한현은 관우가 일부러 황충을 죽이지 않고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다음부터는 황충에게 활로써 관우를 쏘아 맞히라는 독촉을 성화같이 해 댄다. 이튿날 다시 대적했을 때, 황충은 태수의 채근에 따라 활을 쏘았는데, 첫 화살은 귀 옆을 지나가고 둘째 화살은 관우의 투구를 맞추었다. 전날 관우가 살려 준 데에 대한 보답으로 일부러 빗맞힌 것이다. 관우는 눈치를 채고 서둘러 진영으로 들어갔다. 이를 지켜본 장사 태수 한현은 황충을 역적으로 몰아 옥에 가두었다. 다음 장수가 서둘러 나가 대적하였으나 관우의 적수가 될 수는 없었다. 장사 태수 한현은 황충 휘하에 있는 위연의 반란에 직면하게 되면서, 마침내 관우와 오백 특공대에 의해 간단히 제압된다.

 

관우가 혼자서 형주의 성을 지키면서 유비의 촉나라 건설 대업에 든든한 뿌리 역할을 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 형주성을 탈환하고자 절치부심 기회를 노려온 오나라 여몽과 싸우다가 관우는 팔에 독화살을 맞았었다. 화살 독이 뼈에까지 퍼지자, 의성 화타를 불러서 치료를 받았다. 화타는 생살을 째고, 뼈에 묻은 독을 칼로 긁어내야 하니 팔을 기둥에 묶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관우는 그럴 필요 없으니 그냥 수술하라고 하였었다. 팔에서 피가 뚝뚝 듣는 동안 관우는 바둑도 두고 술도 마셨다고 한다. 의성 화타와 주변 사람들이 경악할 정도로 태연자약한 무신의 모습이었다.

 

이제 나는 ‘관우에 대한 재해석’에 대해서 말할 때가 되었다. 앞의 여러 사례에서 우리는 관우라는 인물이 무신(武神)으로까지 추존되고도 남는다는 것을 충분히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을 거치면서, 삼국지 당시의 역사와 그 이후의 역사를 알게 되면서, 나는 삼국지와 관우에 대하여 ‘만약에~했다면’이라는 가설을 대입하여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것은 ‘삼국지와 관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넘쳐서 생기게 된 부질없는 생각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하면 할수록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어서, 부질없는 일이지만 인간의 조건이랄까, 영웅의 운명이랄까 하는 차원에서 이야기를 되짚어 보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나의 정서에 부합하는 이상적 인물을 추구하고 싶은 나 개인의 아쉬움이 담겨 있다고 하겠다. 그런 차원에서 굳이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다. 나는 먼저 그의 지나친 자부심과 오만하기까지 한 성격에서, 아쉬움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그것은 삼국지 정사(正史)에서도 엿보이는 바이다.

담양 죽녹원 대나무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