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귀거래사 2017. 2. 3. 00:56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힘들면 한숨 쉬었다 가요.

    사람들에게 치여 상처받고 눈물 날 때,

    그토록 원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사랑하던 이가 떠나갈 때,

    우리 그냥 쉬었다 가요.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친구를 만나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들,

    서럽고 안타까웠던 이야기,

    조근조근 다 해버리고

    힘든 내 마음을 지탱하느라 애쓰는 내몸을 위해

    운동도 하고 찜질방도 가고

    어렸을 때 좋아했던 떡볶이, 오뎅 다 사먹어요.

     

    평소에 잘 가지 않던 극장에도 가서

    제일 웃긴 영화를 골라

    미친 듯이 가장 큰 소리로 웃어도 보고

    아름다운 음악,

    내 마음을 이해해줄 것 같은 노래

    재생하고 재생해서 듣고 또 들어봐요.

     

    그래도 안 되면

    병가 내고 며칠 훌쩍 여행을 떠나요.

    경춘선을 타고 춘천으로 가도 좋고

    땅끝마을의 아름다운 절 미황사를 가도 좋고

    평소에 가고 싶었는데 못 가봤던 곳,

    그런 곳으로 혼자 떠나요.

     

    그런 시간들을 보낸 후

    마지막으로 우리 기도해요.

    종교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나를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요.

     

    그리고

    용서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요.

    그래야 내가 사니까.

    그래야 또 내가 살아갈 수 있으니까

    제발 용서하게 해달라고 아이처럼 조르세요.

     

    힘들어하는 당신이

    곧 나이기에

    오늘도 그대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 혜민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