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utine/나의 이야기

    케샨13 2011. 7. 1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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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풍경 하나

    오래전 시민사회 단체에서 강연을 요청 받아 간 적이 있다. 가서 깜짝 놀랐던 점은 그 행사가 너무 럭셔리(?)했다는 점이었다. 특히 행사 내용을 소개하는 팜플렛은 시쳇말로 유럽틱(?)한 디자인이었는데, 무언가 당시의 현실과 동떨어져있는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거슬린다고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2. 풍경 둘

    개인적으로 그다지 굴곡된 삶을 살아온 건 아니었다. 대단히 성공적 삶을 산 것은 아니지만 내 위치에서 비교적 잘 한다라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다. 그러다가 ebs에 입사하고 나서 3년을 심하게 방황했다.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도 피드백은 커녕 프로그램 제목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을 3년 정도 만드니 거의 돌아버리기 일보 직전에 이르렀다. 게다가 기웃거리던 다른 방송국에 대한 입사 모두가 좌절 되면서 거의 극단적 히스테리 상태가 되었다. 그 덕에 지식채널e에 목숨을 걸게 되었다.

     

    3. 풍경 셋

    요즘 상황을 진보 진영은 70년대로 회귀했다고도 하고 80년대로 회귀되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눈씻고 찾아 봐도 70년대와 80년대 민주진보진영의 절실함을 그들에게선 티끌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이 그토록 비판하는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 언론, 각종 기득권들이 오히려 더 절실해 보인다. 물론 절실함의 대상은 아주 다르다. 그러나 짧게 밖에 살아오지 않은 삶이지만 38년의 내 삶동안 항상 '승자'는 절실함이 더 큰 놈이었다.

     

    4. 풍경 넷

    솔직히 나는 내년 총선과 대선 나아가 그 이후의 정치 상황에서 진보 진영이 자라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 그건 내 주장이 아니라 주어진 '여건'이 나쁘고, 그 여건을 뚫고 가고자 하는 진보 진영의 절실함은 더더욱 나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연히 진보 진영은 그렇게 소멸해갈 것이다. 아무리 노력을 하거나 몸부림을 쳐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데, 왜냐하면 그 '노력'과 '몸부림'에서조차 수구세력이나 중도세력에 비해 모자라기 때문이다. 물론 완전히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니나 기회란 것은 준비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미 늦었는데, 이는 단순히 요근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약 10여년의 기간동안을 포괄해서 늦었다고 할 수 있다. 잘못된 방향성과 안이함, 그리고 비뚤어진 자만심과 자존심으로 허송세월을 한 결과다.

     

    5. 풍경 다섯

    그러나 이를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좋다고도 할 수 없는 것처럼. 그냥 논리적 인과관계에 의거해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갈 뿐이다. 그걸 아쉬워 하거나 안타까워 하는 마음은 나 역시도 강하지만 마음은 마음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진보진영 안에서 새롭게 등장한 소수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현실감각과 절실함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분명 그들의 절실함은 알찬 결실을 맺을 것이다. 즉 '진보'라는 이름의 하나의 판이 허물어 지고 새로운 판이 만들어지는 전환점이 현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6. 풍경 여섯

    이렇게 말하면 소수의 정당 혹은 그와 연계되어 있는 시민사회단체만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그와 같은 '방향성', '현실 인식'을 공유하는 언론, 정관계, 학계 등등 거의 모든 이들 역시 같은 처지에 있다. 너무 오랜시간을 허송세월을 했고 안이한 인식으로 허황된 꿈을 꾸며 살아 온 결과다. 이제 그들은 가고 절실함을 장착(?)한 이들이 그들을 밟고 넘어서게 될 것이다. 그것이 수구세력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진보 진영 내에서는 세대 교체의 의미는 될 것이고, 이는 잔인하게 말하면 구 진보 진영의 몰락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명박 정권은 그들이 무너뜨리고자 했던 이들을 정확하게 무너뜨린 것이 맞다. 그런데도 이제서야 사람들이 세상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었다며, 앞으로 달라질 거라며 안이한 희망을 갖는 그들이겠지만...

    출처 : 김진혁pd의 e야기
    글쓴이 : madhyuk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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