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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샨13 2009. 12. 2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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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 <터키 도우베야짓> 먼지 날리고 촌스러운, 정 많은 시골마을

     

     

     

    (반에서 도우베야짓 버스 타는 곳)

     

     

     

     

     

     

     

     

     

     

     

     

    반은 투박하면서 친절했고 반듯한 이미지였다면

    도우베야짓은 친절하지만 조금 촌스러운 이미지다.

     

     

    반에서 2시간 30분 미니버스를 타고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왠지 껄렁거리고 시시덕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칙칙한 이 도시의 첫인상이 별로였다.

     

    그런데 지내 보니 다만 그 방식이 촌스러울 따름인,

    투박하지만 친절한 터키 동부 사람들이다.

     

     

     

     

     

     

     

     

     

    한국 사람은 뭐니 뭐니 해도 곡기가 들어가야 한다.

    빵은 아무리 먹어도 든든하지가 않은 걸 보면 말이다.

     

    터키는 빵문화라서 빵인심, 하나는 후하다.

    그런데 밥은 반찬 개념이라서

    따로 주문을 해야 한다.

     

     

    작은 접시하나에 담긴 밥이 2500원이 넘는 돈이라니.

     

     

     

     

     

     

     

    반찬도 접시 당으로 계산이 된다.

    반찬 두 접시에 밥하나, 벌써 8천원이 훌쩍 넘는다.

    터키, 물가 싼 나라가 절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식탁 가득히 반찬이 나오는

    우리나라의 식당이 그립다.

     

    이 나라 사람들은 한 접시를 시켜 빵에 싸 먹는 게 보통인데

    조그만 동양 여자애가, 이들에게 는 반찬 개념인 밥까지

    총 3접시를 시켜 먹으니

    동양인은 참 많이도 먹는다고 생각 할 것 같다.

     

     

    뭐, 오랜만에 밥을 보고

    반가워 많이 먹은 건 사실이지만.

     

     

     

     

     

     

     

     

     

     

     

     

     

     

     

      

     

     

     

     

     

     

    오늘은 이삭파샤 궁전에 다녀왔다.

     

    방명록에는 오로지 캉갈

    -양떼를 지키는 개라고도 하고, 주인 없는 개라고도 하고,

    누구는 목에 개줄을 달지 않은 늑대 같은 개라고도 하는-

    이야기뿐이다.

     

    그 몸집은 호랑이 같이 큰데다,

    엄지 손가락만한 이빨을 훤히 보이게 으르렁 대며,

    여럿이 미친 듯이 짖어대는데,

    짖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문다는 이야기.

    물리신 분이, 이렇게 적어 놓았다.

    절대 택시타고 가세요.

     

     

     

     

     

     

     

     

     

    혼자 여행 다니면서,

    나름 겁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무서운 게 있다면 무거운 배낭.

     

    그런데 그것보다 더,

    강도보다 더 무서운 게 내게는 개다.

    조그마한 애완견 앞에서도 기겁을 한다.

    아마 어렸을 때 골목길에서 개에게 몰린 이후 그랬던 것 같은데.

     

     

     

     

     

     

     

     

     

    그 유명한 도우베야짓의 캉갈,

    참 이름도 사납다.

    또 택시를 대절하면 70리라 정도, 6만원이 넘는 돈이다.

     

    캉갈보다 무서운 게 돈인, 배낭 여행객이라,

    돌무쉬를 타고 가려는데,

    여기 주인 아들인 펫다가 자기가 같이 가겠단다.

    누구랑 함께면 현지인과 대화할 기회도 적고,

    볼 때마다 귀엽고 예쁘다, 어쩠다-터키남자들은 여자 보면 다 그런다- 그러는 것도 싫었지만

    캉갈보다야, 낫겠다 싶어 함께 가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거리가 다 젖어 있다.

    하늘도 구름이 잔득 낀 채고.

    돌무쉬를 타러 걸어가는 데 한두 방울 비가 떨어지기 시작해서

    궁전에 도착하니 굵은 소나기.

     

    비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이삭파샤 궁전이 한 눈에 들여다보이는 곳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이 비, 그친 줄 알았는데 더 굵어진다.

    비에 홀딱 젖은 채로 올라간다.

     

    이삭파샤 궁전은 17세기 이 땅을 통치했던 쿠르드인이 지었다.

    가이드북에는 홀연히 나타나는 왕궁 생활의 흔적, 이라더니

    경치는 좋다.

     

     

     

     

     

     

     

     

     

     

     

     

    비가 와서 공기도 축축하고 바람도 서늘한데다 머리부터 옷까지 다 젖어선지

    으슬거린다.

    숙소에 도착해 아주 핫~한 물로 샤워를 하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어제 너무나 맛있게 먹었던 닭, 양고기 케밥.

     

     

     

     

     

     

     

    케밥이란 것 고기를 구어 먹는 것을 총칭한다.

    꼬치에 끼워진 고기를 숯불에 잘 구워,

    토마토, 오이, 밥, 빵과 함께 먹는다.

    냄새도 나지 않고 비록 퍼슬 거리는 밥이지만,

    밥 한입에 구워진 고기, 작은 고추를 베어 무니 맛있다.

     

     

     

     

     

    (치킨과 양고기)

     

     

    앞에 앉은 터키 남자애가, 내 테이블에서 잔 하나 가져가더니, 콜라를 가득 담아 준다.

    며칠 전에는 길을 걸어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막 부르더니 터키 돈두르마-터키식 쫄깃거리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라고 사주고는 가버린다.

    남녀노소, 아저씨 아주머니 꼬맹이를 막론하고 나를 배경 삼아, 서로 돌려 가며 사진을 찍는다.

    연예인이 따로 없다.

     

     

     

    어제는 방명록을 읽다 크게 웃었다.

     

    한국에서는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었는데, 여기에 오니 공주 대접을 다 받아보네요.

    (참고로 한국에서는 형이라고 불립니다.)

     

    물론 난 <형>소리는 듣지 않는다. ㅋ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터키남자와 결혼하는 외국 여성이 많은 이유가 이 비슷한 터키남자들의 행동 때문인 것 같다.

     

    넌 너무나 예쁘다, 정말 아름답다.

     

    그 마초스럽고 심히 성숙한 얼굴에 큰 눈망울을 이글거리며

    아주 심각하게 매 번 고백하는 터키 남자들.

    뭐 연애할 때는 그렇게 정열적으로 잘 할 수 없다고 하니.

    어떻게 보면 터키 남자들이야 말로 여자, 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아름답다는 말에 약하고, 그게 거짓이든 콩깍지이든 찬사를 듣기 좋아하는 여자들의 심리.

    누군가에 의해 갈망당하길 원하고 그 시선을 즐기고 싶은 여자들의 심리 말이다.

     

     

     

     

     

     

     

    물론 혼자, 그것도 여자 혼자 다니는 여행이기에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한다.

    어제 이 숙소 아들이 저녁을 산다기에 라흐마준과 보드카에 콜라를 섞은 것을 먹고

    여기 묵고 있는 아르메니아 아저씨들과 웃으면서 여기게임을 하면서도.

    길거리에서 이란 전문 산악인이 우리가 같은 숙소에 묵고 있다며 이야기를 걸어 올 때도,

    오늘 저녁 먹으러간 케밥 집에서 길거리에 지나가는 걸 계속 봤는데 왜 이제야 우리 집을 찾은 거냐면 양꼬치케밥을 무료로 담아 줄때도,

    웃으면서 이 나라 사람들, 이곳을 즐기려고 하지만 늘 촉을 세우고 긴장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

    그 줄다리기가 여행을 즐겁고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하튼 밀가루로 만든 붉은 밥인 불구르에 치킨꼬치 두 개, 양꼬치 하나를 배부르게 먹었다.

    빵이 아닌 <밥>을 먹은 후의 만족감이란.

    아, 진짜 온 몸 가득히 희열로 충만한 만족감.

    뒤가 다 든든하다.

    뿌듯해. ㅋ

     

     

     

     

     

     

     

     

     

     

    언제 즈음 귀국할 것 같다는 메일에,

    엄마께 답메일이 왔다.

     

    <매콤한 떡볶이도

    새콤한 열무김치도

    시원한 냉면도

    별거~~다해줄테니

     

    잘 놀다 오너라!!!!!!>

     

     

    떡볶이, 새콤한, 냉면

    글자가 입체로 보인다. ㅋ

     

     

     

    14개월 째 돌아다니는 딸,

    빨리 오너라! 가 아닌

    <그 자리에서 즐겨라, 맘껏. >하시는 울 엄마.

    <그러다 지치면 언제든지 돌아오너라. 된장찌개 끓여 놓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 하시는 엄마.

    귓전에서 엄마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난 엄마처럼 늘 경쾌할 수 있을까.

    지혜로울 수 있을까.

     

     

     

     

     

     

     (이렇게 큰 에크멕 하나가 400원 남짓.

    식당에서는 무한 리핑 가능하다)

     

     

     

    비 홀딱 맞아서 으슬으슬 감기가 올 것 같았는데,

    밥에, 매운 고추까지 먹으니 몸에서 힘이 난다.

    오는 길에는 저녁용으로 갓 구워 나온 에크멕 하나-이렇게 커다란 게 400원도 안 된다-를 샀다.

    지금 막 나온 거라 진짜 따끈해서, 추적추적 비오는 날 안고 있으니 좋다.

     

     

     

     

     

     

     

     

     

     

    오늘 일몰은 비가 와선지, 환상적이다

    눈에 잠김 아랏산은 둥근 구름이, 모자처럼 내려 앉아 있고

    발코니에서 보이는 산은 붉게 물들었다.

    4층에 있는 내 눈높이보다 큰 나무는 살짝살짝 흔들리고,

    비온뒤 공기는 선선하긴 하지만 투명하게 맑다.

     

     

     

    방과 발코니 중간에 의자를 놓고 앉아

    멀리, 해지는 산을 바라본다.

    로비에 있는 한국 에세이 한권.

    컴퓨터에 가득한, 때늦은 발라드 선율.

     

     

     

    한국인은 며칠째 보지 못했다.

    ― 도착한 날, 거리에서 뵌 세 분 이후로. 시리아보다 터키 동부에 한국 사람이 없다.―

     

    그래서 내게 들리는 터키어는

    잡음-들리고 이해가 되는 소리는 가끔 신경 쓰인다―이 아니라 음악 같은, 그냥 소리.

     

     

     

     

     

     

     

     

     

    지금이 내게는 절대적인 휴식.

     

    절대적인 충만, 은 많은 게 필요하지 않다.

     

    경치가 보이는 발코니.

    흰 시트의 싱글침대,

    소설책 한 권과 음악이면 족하다.

    그리고 그리운 대상, 하나.

    지금 난 파키스탄 훈자를 꿈꾼다.

     

    모든 게 충족되지 않아서, 충만한 상태.

    지금 시간은

    터키 동쪽, 도우베야짓.

     

     

     

     

    20090706-0712

     

    #현재 날씨

    낮에는 햇볕이 내리 쫴서 반팔, 민소매가 적당하지만 저녁에는 긴팔 필요.

    오늘같이 비라도 오는 날은 꽤 썰렁하다.

     

    #반->도우베야짓

    미니버스 2시간 30분소요, 15리라

    07:00 09:00 12:00 14:00 15:30 등 다양

     

     

    # 숙소

    호텔 이스파한

    도미토리 (with 화장실) 10리라

    싱글룸(발코니, 개인화장실) 아침포함(뷔페식이나 보통의 터키식) 25/불포함 20리라

    3권 분량의 한국인 방명록, 깨끗, 친절, 무선랜, 주방사용

     

    주변숙소를 대충 둘러 봤는데, 가격은 비슷하고 시설은 이스파한 보다 떨어졌다.

    도우베야짓에서는 다른 곳 알아보지 말고 바로 이스파한 호텔로 직행해도 될 듯.

     

     

    #이사파샥 궁전 가기.

    토, 일요일에는 돌무쉬가 자주 다닌다.

    가격은 1.5리라. 버스정류장 뒤에 돌무쉬가 있다.

    이샤파샥 궁전만 보려고 한다면, 돌무쉬를 권한다.

    가족 단위 피크닉 객들도 넘치고 캉갈-도우베야짓에서 유명한 늑대 같은 개- 꼬리도 못 봤다. ㅋ

     

    이삭파샤 궁전 입장료는 3리라.

    진짜 볼 것 없더라.

     

     

     

    #음식

     

    양, 닭고기 등 꼬치 하나에 1리라.

    토마토와 오이, 밥, 빵이 함께 나온다.

     

    근처 비슷비슷한 꼬치집 중 하나를 꼽으라면

    이스파한 호텔에서 나와서 (붐비는 거리 쪽) 사거리에서 오른쪽 슈퍼 끼고 우회전,

    오른쪽으로 주욱 걷다가 나오는 케밥집.

    접시에 붉은 밥인 불구르 가득 담아주고 야채, 빵,

    양, 닭고기 꼬치 2개면 배부르다. 2리라.

     

    밥 한 접시-공기가 아니라-가 2리라,

    반찬 한 접시 -여러 반찬을 섞어나 한 가지만 택하거나 해서-가 3.5리라 정도.

    이 경우에도 빵이 서비스된다.

     

    #대략 물가

    과일 메론 1통에 1리라, 아주 단 살구 1k 1.5리라, 에크멕 0.4, 물 1.5L 0.4 정도

     

    #도우베야짓->트라브존

    AYDGAN 투어리즘 35리라/14:00 한 대/소요시간 11시간

     

     

    트라브존에서는 야간버스가 있다는데 여기서는 낮 버스뿐이라서

    하루를 불편한 버스에서 날려야 한다.

     

     

     

    출처 : 찬란한 여행이여라
    글쓴이 : 둥근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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