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이야기

1995년 영광포도원을 개원하고 많은 세월을 포도와 사랑에 빠졌다.(www.kangpodo.com)

포도와 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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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이야기

2021. 1. 11.

포도를 심고 꿈에 부풀어 설레이는 가슴으로 나무를 심고 비닐 멀칭을 하고 아직 하우스도 짓지 못했는데 나무부터 심었다. 투명비닐 안에 분사호스를 집어넣고 모터로 물을 주기 위해서 배관을 시작했다.

철물점에 가서 PVC 엘보, T연결구를 사다가 물을 주는 베로 만든 호스를 잘라서 연결을 하고 물을 주었다.

지나가던 농자재상 주인이 나를 한 참을 보다가 안되었는지 그것말고 농자재에 가면 배관 호스가 있고 중간중간 연결하는 텝도 있다고 가르쳐주었다.

참! 본것이 없으니 무엇을 알았겠는가?

농자재에 배관자재가 이렇게 많을 줄이야!

주변에 본 일이 없고 원예자재가 이렇게 많은 줄 본 일이 없으니 얼마나 우물안에 개구리였는지 알 수 있었다.

별천지였다! 미니스프링쿨러, 미스트, 여과필터,등등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종류도 다양하고 많았다.

고작 본것이 PVC배관자재 였으니 얼마나 그 사람이 볼 때 내가 우수꽝스러웠겠는가?

그나마 그분 덕에 새로운 신세계를 알게 되었다.

꿈을 키우는 나무는 무럭무럭 자랐다.

첫열매가 달리고 하우스도 짓고 이제 수확을 기다렸다.

정말 최고의 포도 맛이였다.

아마 그렇게 맛있는 포도는 또 없었을 것이다.

그것도 잠시 그 다음해부터는 포도가 달리지 않았다.

달려도 시장에 판매할 만큼 좋은 포도는 달리지 않았다.

내 꿈은 어디로 가고....

꽃은 예쁘게 피었는데 포도가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이 화진이란다. (꽃떨이라고도 한다)

꽃은 피었는데 열매가 없는 것 그것을 화진이라 말한다.

기대는 없어지고 걱정이 되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알고보니 포도는 꽃피고 열매  맺지 않는 것이였다.

정확한 기술이 없으면 좋은 상품의 열매가 맺히지 않는 과수였다는 것을 이미 투자도 하고 본격적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 시기에 알게 되었다.

이도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포도는 원래 열매가 잘 달리지 않기 때문에 포도송이 다음에 잎을 6장 두고 곁순을 모두따고 꽃을 피워서 알솎기를 하고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알려 주었다.

나는 이미 아내와 약속하기를 농사를 지을테니 당신은 농장에 오지 않아도 된다고 떵떵거리고 혼자 직장처럼 생각하고 농사를 짓는다고 약속을 했는데 농사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포도송이를 알솎기를 하면서 해야 된단다.

포도송이를 가르쳐준대로 6장의 잎을 두고 적심해서 수정을 시겼더니 포도모양이 갖추어졌다.

알솎기를 하면 된다기에 시작했다.

오전 4시간을 알솎기를 하다 지쳤다.

포도의 모든 송이를 포도알 70개 전후로 남겨놓고 나머지는 따내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한두 송이도 아니고 1m에 약20송이가 달려있는데 이 모든 송이를 알솎기를 한다?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혼자서는 ....

결과적으로는 아내는 어린 아이들 셋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고 나는 도저히 그 1000m나 되는 포도 약 20,000송이를 알솎기를 하는 일은 할 수가 없었다.

결과는 참패였다

어떻게 하면 알솎기를 하지 않는 포도를 만들 수 있을까?

분명히 알솎기를 하지 않는 방법이 있을텐데!

모든 농민이 이렇게 알솎기를 하는 농사방법으로 농사하는 것을 보고 정말 방법이 없는 것일까를 생각했다.

돈이 많이 있어서 농사를 시작한 것도 아니고 포도에 희망을 걸고 하고 싶었던 음악사, 전문오디오점을 접고 시작한 포도농사였다.

결과는 참담했지만 오기가 생겼다.

내가 한 번 찾아 봐야지!

어떻게 하면 알솎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농사가 되는지...

그리고 실험을 시작하였다.

여기저기 가서 물어보아도 모두 한결같이 하는 말이 "어! 6잎 남기고 적심하고 곁순따고 알솎기하면 돼!"

누가 모르나! 알솎기를 못하니까 그렇지!

여기저기 답을 찾으러 한 2-3년은 헤메고 다닌 것 같다.

결론은 내가 찾는 수 밖에 없겠다! 였다.

실험을 시작했다. 3년을 실험하고 알았다. 그후에 2년을 다시 검증했다.

그리고 찾아냈다. 그것이 강포도농법의 시작이였다.

삶은 말 할 수 없이 피폐해졌다.

돈을 벌어야 하는데 연구하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였지만 정말 재미가 있었다.

3년 농사를 내리 실패하고 별 수익도 없이 지냈으니 고달픈 삶이 시작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또 5년을 실험만 하고 있었으니 누가 옆을 지키고 있었겠는가?

참 고맙다 떠나지 않고 지켜본 아내가 그리고 항상 격려해준 어머니가 고맙다.

또 실패했냐가 아니라 다음엔 잘 될 것야! 라고 말하는 어머니가 고마웠다.

그리고는 알솎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포도농사 방법을 찾아냈다.

알솎기를 해야 하는데 안하는 것이 아니라 알솎기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포도 한송이에 70개 전후로 수정이 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내가 일을 해서가 아니라 포도나무 스스로 꽃이 피고 그렇게 알솎기가 필요없는 포도송이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런데 박수가 없었다. 참 이상한 일이다. 누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고 내가 내 농사를 위한 연구였으니 누구에게 박수받으려고 한 것은 아니였지만 어찌됐든지 그랬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그래도 지금 이런 기술이 필요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어쩌면 하나님이 내게 주신 사명, 열정, 그리고 강의 이것이 내가 가야할 길이라고 나를 그렇게 배탈나게 만드시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만든다.

그 눈물의 세월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지금 이 기술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다.

생각만 해도 울컥해지는 그 시절이였다.

잘견디어준 아내, 그리고 형제들과 어머니, 그리고 우리 아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