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이야기

1995년 영광포도원을 개원하고 많은 세월을 포도와 사랑에 빠졌다.(www.kangpodo.com)

유기농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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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이야기

2021. 1. 12.

나는 처음부터 유기농법을 배워서 포도농사를 시작했다.

 '유기농포도' 하면 그냥 아무것도 주지않아도 포도가 되는 줄 알았다.

목초액이나 현미식초를 사용하면 그냥 쉽게 할 수 있는 농사인줄 알았다.

농사를 하면서 배우게 되었지만 그냥 작물을 심어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농사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처음에 는 병도 없고 그냥 포도가 달리고 맛도 좋고 참 너무나 신기하기만 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좋은 시절은 끝이 났다.

다음해부터는 시련이 시작되었다.

포도는 마음대로 상품성이 있는 포도가 달리지 않고, 병이 생겼는데 무슨 병인지도 모르고,  이벌레가 해충인지 익충인지도 분간이 되지 않고 포도는 익지 않았는데 왜 안익었는지도 모르겠고....

정말 총체적 난국이였다.

그 심정을 이제 포도농사 시작하는 사람들은 좀 알 것이다.

퇴비를 만들어서 넣고 살충제를 목초액을 사용하여서 만들고 생선대가리를 구해서 액비 만들어서 사용한다고 담아놓았는데 냄새는 정말 견디기 힘들고 무슨 벌레가 날아다니는데 눈속 코속으로 들어오고 정말 난리가 아니였다.

눈에 보일락말락하는 조그마한 벌레가 날아다녀서 아무것도 아닌 줄 알았더니 얼마지나지 않아서 잎이 모두 망가져버렸다. 이게 유기농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풀을 키우고 유기농으로 농사 지었으니 메뚜기 잡으러 오라 했더니 포도원에 왜 메뚜기가 있냐고 묻는 둥....

참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는? 그런 농사를 했던 것 같다.

유기농해서 망했다는 말이 실감난다.

준비되지 않은 유기농...

과연 유기농이란 것이 무엇일까?

그리고 그 가치를 소비자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일본의 기적의 사과를 혹시 아는지 모르겠다.

그분(기무라 아키노리씨) 정말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사과농사를 짓겠다고 온동네 사람들 손가락질 받아 가며, 소리소리는 다 들으며, 남들은 사과농사로 돈 잘 벌고 있는데 누가 알아준다고 유기농하겠다고 농사지으면서 수익은 없고 가족친척들 돈 다 빌려다가 망하고 급기야 자살할 생각까지 하고 산속에 들어갔을까!

유기농이라는 것, 유기농산물이라는 것, 유기재배인증을 받은 농산물 어쩌면 일본의 기적의 사과를 만드신 분처럼 그런 고생해보지 않은 사람 없을 것이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였느냐?"는 안도현님의 글처럼 유기농이라는 말을 너무 함부로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유기농을 주창하는 사람도 아니고 꼭 유기농을 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은 아니다

어쩌다 보니 유기농포도를 하는 분을 만나서 유기농을 하게 되었고 농약냄새가 싫어서 유기농을 하게 되었고 수없이 많은 유혹이 있어도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지어왔다.

아마 다른 유기농을 하시는 분들도 거의 똑 같은 마음이 아닐까?

농약을 몰래 한 번 칠수도 있겠지만 자기 양심을 끝까지 지켜온 사람들이 바로 유기농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중에는 미꾸라지처럼 물을 흐리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는 그런 양심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과 싸워온 사람들일 것이다.

세월이 지난후에 유기농 농사를 돌이켜보건데 너무 무모했다는 생각이 든다.

유기농이 우선이 아니였고 일단은 내가 농사에 대해서 무엇인가 알고 유기농을 했어야 했는데 농사도 모르는데 그 모르는 유기농을 한다고 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였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재배하는 작물의 특성도 모르는데 그 작물이 어떻게 꽃이피고 어떻게 열매가 맺히고 어떻게 익어가는 지도 모른채 유기농을 하겠다고 했으니 참 어리석었다.

유기농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술농업이였다.

내가 재배하는 작물의 생리적인 특성과 재배기술이 된 다음에 유기농을 한다고 했다면 그렇게 힘든 삶은 살지 않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유기농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좀 천천히 유기농해도 되니 내가 하는 작물에 대해서 특성을 알고 고품질의 재배가 가능해진 다음에 유기농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유기농산물은 유기농을 좋아하는 사람은 좀 못생겨도 좀 상품성이 떨어져도 조금 맛이 없어도 좋다고 하는데 자기 좋아서 먹는 것 외에는 더 이상은 없다.

농산물이 소비가 되려면 일반농산물과 비교해도 상품이 손색이 없어야 상품으로 선물을 하고 지인들에게 소개도 하고 하는데 품질이 떨어지고 상품성이 떨어지면 누가 이것을 선물하고 좋다고 여기저기 소개를 하겠는가?

그래서 유기농산물이라고 상품성이 떨어진다면 그 누구도 경쟁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

맛도 좋고 품질도 좋고 외관도 좋은데 유기농이여야 그것이 상품가치가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 다음에 유기농이여야 그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농사는 농경사회때는 서로 나누어 먹고 문물을 교환하고 했지만 지금은 상품으로 가치가 떨어지면 인정되지 않는,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어쩔수 없이 유기농산물도 그 경쟁속에서 자기의 길을 찾아야 한다.

지금은 유기농산물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 더욱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면역력이 강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면역력이 강한 식품 그것이 바로 유기농산물일 것이다.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의 건강을 책임진다. 그 먹거리가 건강하면 당연히 몸도 건강할 것이다. 그 건강한 먹거리가 바로 유기농산물일 것이다. 상품성이 뛰어난 유기 농산물은 이시대의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이 아닐까?

농업도 돈이 되어야 살아남지 사명감으로 지속할 수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