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개비 같은 노란 꽃잎, 바람타고 도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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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산림청/꽃과 나무

2010. 11. 9.

바람개비 같은 노란 꽃잎,

바람타고 도는 듯..

 

 

이유미 국립수목원 박사

 

 

오늘 받은 우편물엔 세상에, 내년 달력이 들어있었습니다.

 

아직 그 어떤 일도 마무리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벌써 한 해를 마치고 내년을 준비할 때가 된 모양입니다.

 

1주일에 한 장씩 이 땅에 살고 지는 아름다운 우리 꽃 사진을 담은 예쁜 달력있었다. 한 장, 한 장 넘겨 보다보니 내년의 계획보다는 지난 계절 동안 식물과 더불어 지냈던 시간과 공간들아 되살아 나왔다. 금새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식물이 들어와 앉은 삶을 살아가는 일은 역시 잘한 일입니다. 그렇게 되돌아 보노라니 문득 떠오른 식물이 바로 물레나물이었습니다. 독특하고 밝고 아름다워 언제나 즐거운 물레나물과의 조우를 못한지가 벌써 몇 해 되었네요. 글과 사진으로라도 만나고 지나가야지 하는 마음입니다.

 

물레나물은 물레나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숲 가장자리 산기슭의 물가 혹은 논이나 밭과 이어지는 양지바른 드는 곳에서 자라지요. 어디나 잘 자라지만 건조하고 메마른 곳 보다는 기름지고 촉촉한 곳을 더 좋아한답니다. 무릎 높이쯤 키가 크고 네모진 줄기엔 손가락 길이쯤 되는 가장자리가 매끈한 잎이 자루도 없이 마주 납니다. 꽃은 여름이 시작되면서 그 끝에 아이 주먹만한 꽃이 달리는데 그 꽃이 일품이랍니다.

 

꽃빛은 진한 노란색이며 5장의 길쭉한 꽃잎은 마치 바람을 타고 도는 바람개비처럼 한 방향으로 위어져 달립니다. 바람이 없어도, 가만히 서있어도 돌고 있는 듯 말이지요. 물론 이 식물이 이름이 물레나물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보고 들으면 절대 잊지 못하는 식물이 됩니다. 꽃잎 가운데는 튼실하고 강한 암술과 붉은색의 수술이 많이 있어 포인트가 된답니다.

 

꽃이 지고 나면, 로켓의 끝부분처럼 끝이 뾰족한 짧은 원통형의 열매가 초록색에서 익기시작하여 이즈음엔 갈색으로 마르고 급기야 그 끝이 벌어져 아주 작은 씨앗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옵니다. 씨앗들을 들여다보면 그 표면에 그물같은 맥이 보인다는데 물레로 짠 결실이라 생각하니 더 재미있게 생각되었습니다.

 

이름이 '물레'와 함께 '나물'이란 글자가 있으니 대략 짐작하였겠지만 어린 순은 나물로 씁니다. 누군가 이 물레나물의 어린 순을 살짝 데쳐 헹구어 낸 후, 양념하여 무친 나물을 두고 나물의 왕자라고 적어놓아서 혼자 웃었습니다. 나물에 왕도 아버지나 어머니도 아닌 왕자란 별칭을 붙여준 것이 말이다. 그만큼 나물로 훌륭하다는 이야기일 터입니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이용한다고 하는데 홍한련(紅旱蓮)이라는 생약이름으로 부르며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긴 증상을 비롯하여 피를 멈출때 처방하고 종기 등이 나면 상처에 식물체를 붙이기도 한다고 하네요.

 

요즈음엔 꽃이 좋으니 우리 꽃 정원에 심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고 씨앗이 익어 바로 뿌리면 비교적 빠른 기간 내에 큰 꽃이 피는 개체로 만들 수 있으며 자라는 곳도 가리지 않아 빈 공간을 채우는 녹화용 식물로도 추천을 받고 있답니다. 물레나물의 꽃잎은 어떤 방향으로 휘어 도는 듯 보이는 것일까요? 어느 쪽이든 다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문득 딸아이가 물레나물처럼 개성있고 자유로우면서도 밝고 아름답게 커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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