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서쪽.. 옥인동에서 만난 소년 박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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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소셜 기자단 -/2013년(4기)

2013. 12. 23.

경복궁 서쪽.. 옥인동에서

만난 소년 박노수...

  

 

산림청 블로그 주부 기자단 황원숙

 


 느새 시간이 이렇게 흘러버렸을까요..


마지막 달력을 한 장 남겨놓고, 2013..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요즘..
눈도 쏟아지고, 바람도 휘몰아쳐 심난하기만 합니다.


마음 둘 곳 없을 때는 녹음 무성한 산에 올라 위로를 받기도 했지만, 나무마저도 빈 가지로 서 있는 12월... 스산해지는 마음을 달래기엔 고즈넉한 옛 길을 걷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지요.

 

경복궁서쪽에 자리하고 있어서 서촌이라고도 불리는 통인동, 옥인동, 체부동, 효자동의 구불구불한 골목을 걸었습니다.

 

 

 

 

좁은 골목, 아담한 상점의 따뜻한 불빛이 온기를 전해줍니다.
옥인길이라는 주소푯말이 다정하게 느껴지네요.


세종대왕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어서 세종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이곳엔
역사와 문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1930년대 초현실주의적 시를 쓴 시인 이상의 집터는 서울시 등록문화재입니다.
지금은 수선중인데 곧 말갛게 씻긴 얼굴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죠..

 

 

 

 

통인동, 체부동을 걸어 옥인동으로 올라가다 보면 인왕산이 성큼 다가옵니다.


조선의 위대한 화가 겸재 정선의 그림으로도 남아있는 수성동 계곡이 가까이에 있습니다. 지금은 물이 말라 비오는 날이면 추사 김정희가 친구들과 일부러 찾아왔다는 수성동 폭포는 없지만, 골목 끝에 추사와 친구들이 풍경을 안주 삼아 술잔을 나누었던 송석원 터에 예쁜 벽돌집이 남아있습니다.
서울시 종로구 옥인1길 34 종로구립 박노수 미술관입니다.


2011년 한국 화단의 거목 남정 박노수 화백의 집과 작품, 수석등 소장품 1,000여점을 기증받아 2013년 9월 11일 종로구립미술관으로 개관하여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박노수 화백은 2013년 2월 돌아가셨지만, 집과 작품이 남아 스산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로를 전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동네마다 골목이 있었고, 이렇게 대문이 있고 나무와 꽃이 심어져 있는 마당이 있는 집들이 많았죠.
현관문을 열고 나와도 마당이라는 여백이 있는 삶...


잠시 숨어들어가 한 숨 돌릴 수 있는 뒤란이 있는 집... 그 곳을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됩니다.

 

 

 

1927년 태어나 청천 이상범선생의 제자로 입문하여 평생 그림을 그려 온 박노수 화백의 집은 선생의 그림처럼 간결하고도 충분한 여백으로 멋스러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먹의 농담만으로 표현하는 동양화에 대담한 구도와 절제된 색으로 전통과 현대를 잘 표현하여 동양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입니다.

뒤란에 있는 작은 언덕을 오르다가.. 돌아본 박노수 화백의 빨간벽돌의 2층집..
2층의 작은 창문으로 작가의 자화상이 보이네요..

 

자, 이제 건물 안으로 들어가 박노수 선생의 작품을 만나볼까요~~

 

 

 

추사 김정희의 글씨입니다.
'여의륜(如意輪)' '이 집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만사가 뜻대로 잘 된다'는 뜻입니다.

 

 

 

 

 

따뜻한 온돌과 진한색 마루와 벽난로가 있는 응접실과 거실에 박노수 화백의 작품이 조화를 이루며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월하취적

 


류하

 

높은 산 하늘을 숨겼네
속세를 잊은 지 30년 ..
달빛아래에서 피리를 부네
난초의 향기 돌의 정결함
내가 연꽃을 사랑하는 것은 청정하고 오염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유하지만 교만하지 않은.. 모란...
물 건너 물, 산 너머 산, 길 또한 아득하여라..
 
박노수화백의 작품에는 작가 자신인 듯.. 소년이 등장합니다.
'소년'은 작품의 주요 소재로써 절개 있는 선비의 모습으로 또는 고고한 이상을 가진 선비로, 혹은 세속을 잊고 사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산이나 나무, 강이 화폭을 가득 채우고 초연히 홀로 앉아 피리를 불거나 하염없이 강을 바라보는 소년은 맑고 순수한 작가의 정신세계를 말해주는 듯합니다.

 

그림을 바라보다가.. 나도 그 소년 옆에 가만히 앉아 하염없이 강물을 바라보고 산을 바라보고... 소년이 불어주는 피리 소리를 듣고 싶다는 마음이 드네요..

 

도시를 휘돌아 나오는 바람이 가슴속으로 들어와 마음이 아린 날...
고즈넉한 옛길을 걷고 빨간 벽돌집의 미술관에서 여백이 있는 그림 한 점으로 따뜻한 위로를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지하철 3호선 경복궁 역 3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09를 타면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 앞에서 내립니다.
마당에 있는 나무와 수석들, 집안에선 작품을 감상하고 구불구불... 정겨운 골목길을 걸어 내려오시면 좋아요. 옥인동 통인동 체부동 골목길.. 두 번째 사진으로 보이는 시인 이상의 집터는 수리를 마치고 '제비'다방으로 다시 돌아온다니 제비다방이 문을 열었거든..이상의 오감도를 떠올리며 차 한 잔 하고 오세요~


 월요일은 휴관이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5시30분까지만 입장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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