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국립자연휴양림 포토에세이 최우수상 수상작> "그래서 숲이 그리웠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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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산림청/Let`s Go! 휴양림

2020. 10. 28.

 

 

· 사진 / 임선옥

 

근 몇 년, 여름이 무척 뜨거웠습니다.

 

선풍기만으로는 더위를 이겨낼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였지요. 올해도 여름은 무더위를 품고 왔지만 반가운 소식도 함께였습니다. 국립운장산자연휴양림을 비롯한 전국의 국립자연휴양림 숙박시설에 에어컨 설치가 완료되어 올해 715일부터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다는 소식이었지요.

 

휴양림에서의 쾌적한 여름휴가를 위해 서둘러 숲나들e에 접속 했지만 휴가철 예약은 불발되었습니다. 봄에도 당첨되지 않은 전력이 있어 운장산과는 연이 닿지 않는구나 싶었는데,

 

더운 바람이 사그라들고 찬바람이 고개를 내밀던 10월 첫 주에 운장산자연휴양림 숲속의 집에 당첨되었습니다.

 

 

 

복두동으로 향하는 운장산휴양림 내 임도길

 

 

봄에는 꽃 보러, 여름에는 계곡을 찾아, 겨울에는 하얀 고요함을 느끼러 휴양림에 갑니다. 그리고 가을에는 역시 등산이 좋지요. 운장산휴양림 지도에는 복두봉까지 안내되어 있지만 구름다리로 유명한 구봉산으로도 넘어갈 수 있더군요. 구봉산 등산은 단풍이 짙게 물들 때를 기약하고 우리 가족은 복두봉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임도를 따라 올라가라는 직원의 안내를 받고, 속으로는 이번 산행이 꽤 지루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모름지기 가을산행이라면 흙도 밟고 낙엽도 밟아봐야 하는데 콘크리트 임도만 밟아야 한다니 실망할 수밖에요.

 

그런데 실제로 마주한 복두봉 임도는 꽤나 재미있는 길이었습니다. 편도 6km, 왕복 12km에 달하는 길을 걸으며 심심할 틈이 없었어요.

 

 

누리장나무 열매
바닥에 떨어져있는 도토리

 

 

붉은 꽃받침과 어우러진 누리장나무의 열매는 꽃보다 더 화려했고 길가에 피어있는 들국화는 어찌나 귀엽던지요.

 

아무렇게나 떨어져있는 상수리, 도토리, 알밤 그리고 산딸나무 열매는 또 어떻고요. 모르긴 몰라도 이곳의 다람쥐는 배곯을 걱정이 없을걸요.

 

 

 

박각시나방의 모습
바위를 깨고 나온 나무 뿌리

 

 

벌새처럼 정지비행을 하며 꽃향유의 꽃마다 주둥이를 찔러 넣는 박각시나방의 모습은 너무나 신기했고 큰바위를 깨어낸 나무 뿌리의 생명력은 경이로웠습니다.

 

 

 

휴양림을 길게 관통하는 갈거계곡

 

 

휴양림을 길게 관통하는 갈거계곡의 물빛은 어찌나 맑고 수려하던지, 눈으로 보기만 해도 정말 시원했지요. 이끼 장식이 멋있는 바위와 고도가 높아질수록 붉게 물드는 단풍의 조화는 말이 필요 없이 아름다웠고요.

 

 

 

복두봉 산행
복두봉 정상

 

 

한 시간쯤 걸으니 안개가 짙게 끼어 운치를 더하더군요. 만만찮은 거리 때문인지 우리 가족만이 이 모든 것을 전세 낸 듯 누렸답니다.

 

딸은 사진 찍기 바쁘고 아빠는 딸을 기다려주고 아들은 제 엄마의 길동무를 자처하면서요. 안개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복두봉 정상에서 만난 산꾼이 나누어주신 사과는 달기만 했습니다.

 

 

 

운장산휴양림 숲속의 집

 

 

한바탕 산길을 걸으니 금세 배가 고파와 이른 저녁준비를 위해 서둘러 숲속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개장한 지 20년 가까이 되어가는 휴양림인 만큼 노후한 시설은 감내해야지 생각하며 현관문을 열었는데, 새것처럼 화사해서 놀랐습니다. 숲나들e의 숙박 시설 안내에서 보았던 칙칙한 내부 사진과는 딴판이었지요. 에어컨이 한자리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요, 화장실과 주방기구도 청결하게 관리가 잘 되어있었고 외부에는 낙상을 방지하기 위한 난간도 새로 세워져 있었습니다.

 

숲속의 집 바깥의 탁자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식사를 하고 있으니, 옆집 앞집 식구들도 나와서 식탁을 차리네요. 이웃집들 식사소리와 낙엽 구르는 소리가 섞이니 어쩐지 정겨웠습니다. 아파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분이었지요. 딸이 들려주는 추억의 노래를 듣고 아들이 끓여주는 따뜻한 차를 마시며 저녁을 길게 즐겼습니다.

 

흐르는 시간이 아까울 따름이었지요.

 

 

 

운장산휴양림 산책길

 

 

 

휴양림에서는 새벽부터 눈이 번쩍 뜨입니다. 공기가 맑아서 수면의 질이 높아졌기 때문이겠지요. 창문을 열어보니 하룻밤 사이에 가을이 진하게 내려앉아 나뭇잎 색깔이 더욱 고와졌습니다.

 

단잠에 빠진 아들, 딸은 내버려두고 어제는 등산을 하느라 보지 못했던 휴양림 아래구간을 둘러보기 위해 남편과 밖으로 나왔습니다. 우렁찬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니 내년 여름휴가는 필히 운장산휴양림에서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만나는 제방바위

 

 

 

계곡을 따라 쭈욱 내려가다가 제방바위를 만났습니다. 커다란 바위가 이름 따라 제방처럼 솟아있는데 바위 위쪽 물은 붉은색, 아래쪽 물은 녹색이었습니다.

 

사실은 물에 비친 바닥 색이 다른 것이겠지만 흔치 않은 풍경이 아침산책에 즐거움을 더했지요.

 

 

 

갈거계곡

 

 

숲속의집으로 돌아와 아침밥으로 눌은밥을 먹고 휴양림을 떠나며 라디오를 켰습니다. 차 안을 환기시키는 바깥소식들을 들으며 벌써 숲속의 집이 그립더군요.

 

숲속의집 4인실은 우리 네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 지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집에서는 각자 방으로 들어가 따로따로 지낼 때가 많으니 오히려 숲속의 집에서 가족들 얼굴을 더 자주 마주했지요.

 

비단 숲속의 집뿐인가요. 산림욕장, 복두봉 등 휴양림에서는 우리 네 식구가 언제나 서로 손을 잡고 눈을 맞추었습니다.

 

숲은 나의 바깥이 아닌 곁에 집중할 수 있게 합니다. 소중한 이들과 함께 나누는 것보다 시간을 귀하게 쓰는 일이 있을까요.

 

그래서 숲이 그리웠나 봅니다.

 

 

 

가을의 운장산휴양림

 

 

 

 

8회 국립자연휴양림 포토에세이 공모전 안내

*금년도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사진과 글이 아닌 비대면(ASMR)형식으로 변경됩니다.

- 공모주제 : 소리로도 힐링 되는 국립자연휴양림으로!

- 공모분야 : 국립자연휴양림 소리 중심 영상(ASMR)

- 접수기간 : 20.8.18.()~20.11.27()

- 공모자격 : 제한 없음

- 공모내용 : 공모자 개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국립자연휴양림의 우수한 자연환경, 시설, 각종 체험 프로그램 등에 대한 영상(음향 포함)

- 접수방법 : 온라인제출(withhuyang@korea.kr)으로 영상파일, 참가신청서 제출

참가신청서 서식 및 기타 자세한 사항은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누리집 공지사항을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