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민단편팬픽

오직성민SJ 2008. 8. 11. 22:10

 

 

 


[규현/성민] 그를 사랑해줘요.
[규현/성민] Requiem
[규현/성민] Dolcissimo
[규현/성민] one more time
[규현/성민] April Fools Day
[규현/성민] 승무(僧舞)
[규현/성민] Amabile

 

 

 

 

 

 

  그를 사랑해줘요.

       w. 샤이츠자

 

 

 

 

 

딸랑-,

 

 

 

방울소리가 유난히 슬프던 날이였다. 하늘이 시리도록 맑아서 눈물이 날것만 같던 날이였다. 그리고 그런 날에 너는 내게 사랑을 해보자고 말했다. 너를 버리고 떠난 너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너의 그를 대신해 줄 것을 요구했다.

 

 

-

 

 

 

" 하아.. "

 

 

 

 

벌써 몇번째인걸까.. 악몽에 울다 지쳐 잠드는 성민의 모습을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지켜보기만 한것은.. 이미 헤아릴 수도 없을정도라 당연하게 여길정도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 걸까.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아파해야 하는걸까. 성민을 버린 그사람이 너무 밉다. 자신에게 기댄답시고 자꾸만 아파하는 성민이 밉다. 그리고...

 

 

 

 

" 조규현... 왜이렇게 한심하냐.. "

 

 

 

아파하는 그를 보고소 놔줄수 없는 이기심으로 똘똘뭉친 내가 너무 밉다.

 

 

 

 

-

 

 

 

 

" 규.. 현아... 흑, 제발.. 제발, 우리 혁재 좀 불러줘, 응? 흐윽.. 우리 혁재.. 나, 나.. 안버렸어, 내가.. 내가 잘못해서.. 그래서 잠깐 화난거야.. 아흡, 그러니까 우리 혁재 좀... 우리 혁재.. 좀, 하윽.. 제.. 발, 제발.. 아악!!!!!!!!!! 이혁재..!!! 이혁재...!!!!!!!!!!! "

 

" 괜찮아, 형, 괜찮아, 울지마... 응? 뚝! "

 

" 규현아, 제발.. 혁재좀..  다시.. 나 사랑하게 해주라... 응? 넌.. 할수 있잖아, 나.. 나, 너무아파.. "

 

 

 

 

 

아파, 나도... 나도 아파, 나도 좀 봐줘, 왜 나는 안되는 거야......

사랑........ 그거 해보자고 먼저 한사람이 형이잖아.....

 

 

 

 

오늘도 이어진 성민의 발작증세에 성민을 품에 꼭 끌어안고 들리지 않을 말을, 성민은 절대 들을수 없는 그 말을 속으로 되내이며 눈물을 꾸역꾸역 삼키고 마는 규현. 그도 안다. 성민은 아무리 그래도 혁재를 잊을수 없는 다는 것을, 영혼이 소멸되기 이전엔 그를 잊을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그건.. 혁재 그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아직 혁재가 성민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아파하는 성민을 보면서도 쉽게 얘기할수 없었다. 머릿속에선 말해주라 신호를 보내고 있었지만 이미 이 몸뚱아리는 지독한 이기심에 삼켜진 마음이 차지했는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이 상태로 성민을 놓친다면..자신또한 영혼이 소멸되지 않는다면 잊지 못한다는 사실을 지독히도 잘 알고 있어서일까... 결국 오늘도 입안에서만 맴돌던 그 말을 삼킨채 그렇게 성민을 위로했다.

 

 

 

이기적인 조규현.... 가식적인 조규현 ... - ... 젠장...

 

 

 

 

 

-

 

 

 

 

띠띠띠띠띠띠띠 삐빅,  덜커덕,

 

 

 

 

다행히도 오늘은 공강인지라 하루종일 성민의 곁에 있을줄 알고 기뻐하였건만 이게 왠 날벼락인지 갑작스레 학교에서 온 연락에 급하게 학교로 달려가 본 규현이였지만 아무것도 아니였다는 말에 괜히 한번 선배를 노려보고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완 달리 뭔가 잔뜩 들뜬 시분. 규현은 괜히 발걸음 조차도 가벼워 갑작스레 두근거려오는 심장을 부여잡고 현관 비밀번호를 눌렀다. 전자음 소리와 덜커덕 열린 현관문. 그러나 평소완 달리 스산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집안덕에 규현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성민을 찾기시작했다. 형........ 형.... ? 그렇게 한참을 찾아봤을까..규현은 자신이 욕실은 둘러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불안한 마음을 애써 누르고 누르며 욕실문을 벌컥 열었고, 이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크게 소리지르고만 규현이다.

 

 

 

 

" 이..... 이성민....!!!!!!!!!!!!! "

 

 

 

 

-

 

 

 

 

가녀린 팔목에 링겔을 꽂고 있는 성민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눈시울이 시큰해져온다. 그렇게... 힘들었던거야.....?

 

 

 

 

 

" 걱정마, 내가 그사람.. 데려다 놓을께... "

 

 

 

 

그 동안, 아프게 해서 미안해..

 

 

 

 

규현은 행여나 깊이 잠든 성민이 그 말을 듣고 깨어날까 조심스레 중얼거리며 병실밖으로 나가 핸드폰을 꺼내들었따. 그리고 한참을 지웠다 썼다 해서 이미 외워진 번호를 쓰곤 통화키를 눌렀다. 한참의 단조로운 신호음이 지나가고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나즈막한 목소리.

 

 

 

- ........... 여보세요?

 

 

 

 

-

 

 

 

 

 

규현은 혁재와의 만남을 위해 성민이 자신에게 사랑을 해보자 했던 그 카페, 그자리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마냥 행복해보이는 사람들.. 하지만 분명 저 중엔 슬픈 이도 있을것이다. 나처럼.. 아주 슬픈, 입안에 에스프레소의 씁쓸한 맛이 서서히 사라져 갈때, 딸랑, 그날과도 같은 서글픈 방울소리가 카페안에 울려퍼졌다.

 

 

 

 

 

 

-

 

 

 

 

이럴때 비라도 내려준다면 좋으련만 하늘은 너무나도 맑았다. 구름 한점 찾아볼수 없을정도로 너무나도 맑았다. 울수도 없게... 피식,

 

 

 

 

 

 

' 성민이 형이....... 많이 보고 싶어 해요, '

 

 

 

나는 보고 있어도 형이 보고싶어요.

 

 

 

 

' 혁재씨 .. 그리워 하면서 울어요, '

 

 

 

나는 울지도 못해요. 형은 울수 있는데, 나는 울수도 없어요.

 

 

 

 

' 사랑한대요. 아직도 사랑한대요. '

 

 

 

나도 성민이형 너무 사랑해요, 잊을수 없을정도로.. 사랑해요, 지독한 외사랑..

 

 

 

 

' 제발.. 사랑한다는 말 좀 전해달래요.. '

 

 

 

 

나도 .. 나도 사랑하거든요, 이성민 그사람 나도 사랑하거든요... 제발, 제발 그말 좀 전해줄래요....

 

 

 

 

 

' 너무 아파해요.. '

 

 

 

나도 아파요, 나 숨도 못 쉴 정도로 아파요..

 

 

 

 

' 제가 성민형 옆에 있는 것이... 거슬리신다면.. 다신 눈앞에 보이지 않을께요, '

 

 

 

혼자만 .. 보고, 혼자만 그리워 할께요. ...

 

 

 

' 제발.. 성민형 곁으로 돌아가 주세요, 성민이형... 사랑해 주세요.. '

 

 

 

 

나도 사랑해 줄수 있는데, 당신이 있어야 웃을수 있는 사람이니까... 제발....

 

 

 

 

' 성민이 형 ... 아파요, 자살...... 기도 했어요, 지금....... 성모병원에... '

 

 

 

 

말을 마치기 무섭게, 아니..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앞에서 표정을 굳히고 가만히 듣기만 하던 그가 벌떡 일어나 밖으로 달려나갔다.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감돌았다. 제발.. 둘이 행복해요. 이미 식어버린 에스프레소를 입에 한모금 머금었다. 쓰다...

오른손을 들어 눈을 가리며 소파에 깊숙히 파고들어 앉았다. 젠장....역시 창밖에 보이는 하늘이 너무 시리다. 눈물 날 정도로 ...너무 시리다...

 

 

 

 

이성민......... 제발.. 행복해,

 

 

 

 

-

 

 

 

 

행복한 웃음소리가 창문 너머까지 들린다. 무엇이 그렇게 행복한 걸까, 무엇이 그리 좋은걸까.. 그들의 마냥 행복하기만 한 웃음에 괜스레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감도는 규현이다. 형.. 행복하구나, 그런거구나........ 그러면.. 됐어,

 

 

 

 

규현은 다시한번 창가에 비치는 성민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고는 역시나 시리고 맑은 하늘을 쳐다본다. 행복해 줘서, 고마워..... 다시 고개를 푹 숙인채 눌러 쓴 모자를 더욱 더 눌러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가리는 규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천천히 떼어낸다.

 

 

 

그리고, 그가 지나간 자리엔 맑디 맑은 하늘에서 흘려주는 위로의 비가 한 두방울 흩뿌려있었다.

 

 

 
Fin.
-

 

 

 

 

  Requiem

       w. 샤이츠자

 

 

 

 

' 있잖아 높은 곳에서 물 속으로 뛰어 들어가 죽는 사람들은 왜 죽는거게? '

' .....뭐, 당연히 익사해서 죽겠지, '

' 응, 근데 그게 아니래, 있지 높은 곳에서 물 속으로 뛰어 들어가면 물이 사람을 거부하니까 온몸이 찢겨서 너덜너덜해진대, '

' 너덜너덜? 끔찍하다... '

' 근데 그런걸 선택하는 사람은 이미 마음이 너덜너덜해서 몸의 고통을 못느낀데 오히려 편안함을 느낀대 '

' ......물속인데? '

' 응, 모든 사람들은 물에서 태어났잖아, 그래서 맨처음엔 거부하는데 딱 물속에 들어가면 아 내 자식이 아프구나..라고 느껴서 꼭 품어주는거 같아서 편안한거래, '

' 너는 뭘 그런걸 아냐? '

' 음........ 물이 말해줬어, '

 

 

-

이미 나의 곁을 떠나 하늘에서 웃고 있을 너에게 바치는 나의 노래.

-

 

 

 

* * *

 

 

 

 

사박사박, 한걸음씩 걸을때마다 느껴지는 모래의 감촉이 부드러우면서도 까칠하다. 마치 오래전 떠나버린 성민과도 같은 모습. 이러면 안되는데, 이러면 안되는데, 해도 이미 모든것이 성민과 비교되었다. 저 바다의 넓고 푸른모습은 성민이의 검고 깊은 눈망울과 비교가 되었고, 팔을 쫙펴고 서있으면 와닿는 시린 바닷바람마저 껴안으면 마냥 따뜻하고 보드럽기만 했던 성민의 체온과 비교가 되었다.

 

 

 

 

 

" 보고싶다.. 성민아.. "

 

 

 

입밖으로 내뱉은 보고싶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심장에 쿡쿡 박혀온다. 이미 볼수없음을 알고 이미 느낄수 없는것을 알아서일까 제 빛을 일어버린채 미약한 움직임만을 보이는 심장에 쿡쿡 박히는 저 말들이 유난히 아프다.

 

 

 

 

 

 

* * *

 

 

 

 

 

 

음음... 낮고 부드러운 허밍소리가 살랑이는 바람에 실려 이리저리 울려퍼졌다. 성민아 듣고있니.... 가사... 써놓고 기다려.. 유난히도 규현이 부르는 노래를 좋아했던 성민이다. 그리고 너무 좋아해서 나중에 규현이 작곡한 곡에 자신이 가사를 붙이면 그 곡은 꼭 둘이 부르자며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까지 했었다.하지만 역시 그 약속도 죽음앞에선 어쩔수 없는 것이였나보다. 성민이 죽고 난후에 만든 곡만해도 이미 열손가락으로 꼽지 못할정도, 혹시나 성민이 맘에 들지 않아서 가사를 안써주는 것인가 해서 열심히 곡을 만든다면 성민이 다시 되돌아와 가사를 붙여줄것만 같은 마음에 곡을 만들고 또만들었지만 역시 기적이란 없는가보다. 여태껏 규현이 만든 곡에는 하나같이 가사가 없었으니 말이다.

 

 

 

 

 

" ....... 아, "

 

 

 

 

 

한참을 바닷가에서 서성이고 있었을까, 저멀리 수평선 너머로 뉘엿뉘엿 굼뜨게 지고있는 해가 보였다. 이제 시간이 됐구나.. 싶어서 규현은 서둘러 자신이 머물고 있는 숙소로 향했다. 그리고 그렇게 숙소로 향한 규현은 자신이 성민을 위해 쓴 곡 하나의 악보를 서둘러 챙겨들고 다시 바닷가로 나왔다. 현재 시간 6시 28분.. 아직 그믐달이 보이기까진 시간이 오래 남았다. 그동안 어디서 기다릴까 손가락으로 볼을 툭툭 두드리며 한참을 고민하던 규현은 예전에 성민과 여행 왔을때 한참 바람을 느끼던 그 절벽 위로 향했다.

 

 

 

 

 

* * *

 

 

 

 

 

깜깜한 밤하늘에 보석이 박혀있듯이 총총히 박혀있는 별들을 둘러본지도 벌써 여섯시간째, 벌써 12시라는것을 알리 듯 아까만 해도 그렇게까지 어둡진 않았으나, 지금은 한치앞도 바라볼수없을정도로 어두웠다. 물론 박혀있는 별들로 인해 약간의 앞은 구별할수있었지만, 그래도 달이 없으니 깜깜하기만 했다.

 

 

 

 

 

' 나는 그믐달이 좋더라... '

 

 

 

 

유난히 새벽을, 그리고 그 새벽에 떠있는 그믐달을 좋아하던 성민이였기에, 분명 자신이 벌써 그의 뒤를 쫓아 하늘로 가버린다면 불같이 화를내거나 그 눈에 눈물을 한가득 담을 성민이였기에, 그가 좋아하는 그믐달이 든 새벽에 그에게로 향할마음을 먹은것이다.

 

 

 

 

' 시원하지? 가끔은 이렇게 바람을 느끼는것도 좋은거야, '

 

 

 

 

" ...... 진짜.. 시원하다, "

 

 

 

 

 

규현은 꽤나 높은 낭떠러지 위에서 마치 영화 타이타닉을 따라하듯 두 팔을 쫙 펴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다. 살아있을적 성민이 공부때문에 스트레스 쌓인 규현을 데리고 옥상에 올라가 했던 방법. 그때는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서서 바람을 느끼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걱정 돼 다시는 이런짓 하지 말라며 꾸중이란 꾸중은 다 했지만 막상 이렇게 느껴보니 성민이 한가득 느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질 정도였다.

 

 

 

 

* * *

 

 

 

 

 

" 규현아!! "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성민아, 분명 다시는 볼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성민의 눈부시게 환한 미소가 제 눈앞에 비춰지자 잠시 멍하게 쳐다보는 규현. 하지만 그도 팔을 잡아채는 성민에 의해 오래 가지 못했다.

 

 

 

 

 

" 규현아, 규현아!! 우리 어디갈까? "

 

 

 

 

 

언제나 그랬듯 애교 가득한 목소리로 말꼬리를 길게 늘이며 고개를 갸웃 하는 성민. 하지만 규현은 그 모습이 2년전 있었던 꿈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욱씬욱씬 심장이 아려왔다. 잠시 잠이 든 것일까, 아니면 성민이 죽은뒤의 죽지못해 살았던 나날들이 꿈이였을까, 만약에, 아주 만약에.. 이 것이 꿈이라면 이대로 얼어죽으나 떨어져 죽는 것은 마찬가지 이니 깨지 말아라. 깨지말아라. 주먹을 꽉 쥐며 속으로 계속 되내이는 규현이다.

 

 

 

 

 

 

" 그래, 우리 바다 가...ㄹ ... ? "

 

 

 

 

 

제발 꿈이길 되내이며 성민이 좋아하는 미소를 띄운 얼굴로 성민을 내려다 보는 규현. 그러나, 그 미소도 갑작스레 사라져 버린 발랄했던 성민의 모습과 눈앞에 보이는 핏물 가득한 욕조에 누워있는 성민의 모습이 동시에 보임과 동시에 사라져버렸다. 아아, 그래 너는 이렇게 나를 떠났다, 괴로움, 애증, 자신을 두고 자결해 버린 성민에 의해 한동안 방황과 더불어 성민을 증오하기도 해본 규현이였다. 왜 나를 두고 그렇게 죽었냐며 원망하고 또 원망했지만, 누가 그랬던가 죽은자는 말이 없다고.. 그래 죽은자는 말도 감정도 아무것도 없었다.

 

 

 

 

 

" 흐......으...... 으아악!!!!!!! "

 

 

 

 

 

* * *

 

 

 

 

 

몸서리 쳐질 정도의 싫은 악몽, 깜빡 잠이 든 시간은 채 10분도 되지 않았다. 그 10분안에 기쁨과 좌절을 동시에 겪은것이다. 그렇게 죽은 후 꿈속에서 보고싶어도 볼수없던 성민이였는데, 왜 꿈속에 나온것일까. 도대체 나한테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 너는 내가 싫었니... 내가 너를 따라가는것 조차 너의 흔적을 찾고싶어 하는 것조차 싫었니, 속에서부터 밀려오는 슬픔과 애증, 그래, 어쩌면 너는 내가 너를 따라가는 것이 싫었을것이다.

 

 

 

 

 

" 왜... 그렇게 먼저 떠나간거니, "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만 둘 마음은 없다. 이렇게 라도 그를 만날수 있다면 한번더 그를 품을수 있다면 어떤 고통을 받든 어떻게 죽든 규현은 상관이 없었다. 이내 규현은 살레살레 도리질을 치며 주머니에서 작은 커터칼을 꺼내었다. 성민이 죽을때 사용했던 그 칼. 이렇게 작은 칼이 사람을 죽일수도 살릴수도 있는거였다니....

 

 

 

 

 

드르륵,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칼날이 밀려올라가고 그모습에 규현은 눈을 감고 끝까지 빠진 칼날을 왼쪽 손목에 갔다 대 살짝 내리 그었다. 아프다.. 그저 살짝 그었을뿐임에도 이 약한 몸뚱아리는 견딜수 없는지 시큰한 고통을 전해다 주었다. 이렇게 살짝 긋기만 했는데, 동맥이 끊어질정도로 그은 너는 얼마나 아팠을까, 있는 힘 없는 힘 다 쥐어짜 그으면서 얼마나 아팠을까...... 새삼 입에서 느껴지는 씁쓸함에 규현은 피식, 바람빠지는 소릴 내며 웃었다. 씁쓸함이라.. 그래, 성민과 사랑에 빠지기 전까지만 해도 이 씁쓸함은 너무도 익숙하였다, 그리고 성민과 사랑에 빠졌을땐 입에서 항상 달달함이 머물렀고, 성민이 떠난 지금은.. 다시 씁쓸함만이 멤돌지만 절대로 익숙해 지진 않다. 이미 규현은 달달함이, 성민이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려 그가 떠난지 1년이 지났음에도 그 익숙함만을 찾으려 할뿐 새로운것을 받아드릴순 없었다.

 

 

 

 

 

* * *

 

 

 

 

 

 

드디어 새벽 3시 52분.. 눈앞엔 시리도록 따스한 그믐달이 비춰졌다. 이제 너를 찾으러 갈때가 되었구나.. 규현은 이미 피가 말라버린 손목을 어루만지며 천천히 절벽의 끄트머리에 서 양팔을 벌렸다. 이렇게 바람을 느끼는 것을 너는 좋아했었지, 나는 언제나 혹시나 다칠까, 걱정하며 쳐다보고 있었고.. 다시한번 떠오르는 성민의 모습에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휘이 - ...

 

 

 

 

등 뒤에서 따뜻한 바람이 느껴졌다면 그것은 기분탓일까, 마치 백허그하는걸 좋아했던 성민처럼 뒤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바람은 착각일까, 아니면.... 진짜 너인거니, 진짜 너라면.. 이따가 보자.. 규현은 마지막으로 새벽하늘에 빛을 내뿜고 있는 그믐달에 눈길을 주고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셋.. 둘... 하나 ... 

 

 

 

 

 

풍덩,

 

 

 

 

 

 

* * *

 

 

 

 

겨울인데도 유난히 시리도록 하늘이 맑은 날. 작은 어촌의 모래사장은 오늘 오후에 발견된 하나의 시체로 인해 유난히 시끌벅적 하였다. 그냥 천천히 바닷가로 들어간 남자 인걸까, 그는 손목에 직접 그은걸로 보이는 상처를 제외하곤 하나의 긁힘도 없었다.

 

 

 

 

 

" 엄마, 엄마! "

 

 

 

 

 

" 에그머니나!! 얘가, 이런건 보는게 아니야! "

 

 

 

 

 

자신의 소중한 작고 귀여운 하나뿐인 딸이 익사한 시체를 본다는 것이 깨림칙 했던지 치마자락을 붙잡은 꼬마아이의 두 눈을 가리는 여인. 그러나, 곧이어 꼬마의 입에서 나온 말에 유심히 시체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 엄마, 저 아저씨... 진짜 편한가봐 막막 웃고있어, "

 

 

 

 

 
Fin.
-

 

 

 

 

  Dolcissimo

       w. 샤이츠자

 

 

 

 

 

' 규현아, 규현아! '

 

 

 

 

' 네 ?

 

 

 

'  사랑해, '

 

 

 

 

' 나도 사랑해요, '

 

 

 

 

-

사랑은 우리처럼 Dolcissimo(아주 달콤하게)

 

-

 

 

 

 

쫑알쫑알 마치 어미새에게 밥 달라고 짹짹거리는 아기새 마냥 입을 쉴새없이 웅얼대며 혼자 말보따릴 풀던 성민이 아주 넋이 나가다 못해 미친거 같아 보이는 규현을 보며 나 화났소, 라는걸 알리는 듯이 아랫입술을 앙 깨물곤 두눈을 새초롬히 치켜뜨며 규현을 노려 보았다. 하지만 규현은 뭐가 그리 문제인지 아직도 초점없는 표정으로 멍하니 앉아있었고 성민은 더욱더 눈을 부라리며 규현을 규현의 어깨를 툭 밀쳤다.

 

 

 

" 야, 조규현, 너 도대체 요즘 왜그래? "

 

 

 

" 예, 예?! "

 

 

 

 

성민의 많이 참았다는 듯한 어조에 흠칫 놀라며 정신 차리는 규현의 모습에 성민은 후.. 하며 얕은 한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확실히 규현은 저번 수중인공호흡 연습 이후 심각할 정도로 자주 넋을 빼놓고 있었다. 1군끼리 물에서 재밌게, - 재밌게 라고 쓰고 피터지게 라고 읽는다 - 놀고있는 모습을 같이 놀고싶다는 듯한 눈으로 - 비웃음이였다. 일명 저런것들도 형이라고 - 바라보길래 불러서 이것저것 얘기하던중 옆에서 다른 2군 멤버들도 열심히 연습하고 있겠다. 마침 앞에서 심심하다는 듯이 있던 규현에게 우리도 한번 연습해보자고 했던것이 화근이였을까?

 

 

 

 

 

그저 인공호흡수준이였던 것이 어느순간 키스가 되어버렸고 아무도 볼수없는 물속에서 한차례 짜릿한 키스를 나누었던 두사람이다. 물론 그 일 덕에 한동안 두사람은 ' 댁은 누구신지... ' 포스로 서로를 무시하며 다녔지만 더이상 그렇게 나가서는 안되겠다고 판단. 규현에게 그것도 인공호흡이라하자며 남자끼리 키스.. 아니 인공호흡 해보면 어떤 기분이였는지 궁금해서 그런거였다고, - 왜 그 모 그룹도 리더분도 그렇지 않았는가, - 생각하기로 하자고 합의를 보았고, 다시 편하게 규현을 아끼는 동생으로 대하는 성민이였다. 그런데 이렇게 넋을빼놓고 있는 모습이라니... 설마...! 라고 생각하던 성민은 터무니 없는 생각이라며 픽,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그저 규현이 이놈이 요즘 뭔가 일이 있구나.. 란 생각에 힘든일 있으며 형한테 마음껏 상담하라고 툭 내뱉듯 던지고 다음스케쥴 준비를 위해 방안으로 들어왔다.

 

 

 

 

 

* * *

 

 

 

 

 

 

병신, 또라이 미친놈!!!!!  규현은 성민이 툭 치기 전까지 자신의 머릿속을 멤돌았던 생각에 얼굴을 붉히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이건아니다, 이건 아니야! 미쳐도 단단히 미친거다. 그래, 이건 다 그 문제의 키스.. 아니지 인공호흡 때문인거다, 분명히 규현은 완벽한 노말이였다. 얼마전까지 사귀던 여자친구도 있었으며 멤버형들과는 목욕까지 같이하던.. 같이........

 

 

 

 

 

" 으아아아악!!!!! "

 

 

 

 

벌컥,

 

 

 

 

 

" ....... 너 미쳤냐... ? "

 

 

 

 

 

갑작스레 생각난 또하나의 영상에 다시한번 머리를 쥐어뜯으며 소리지르는 규현. 그러나 그것도 잠시 벌컥 문을 열고 나온 희철에 의해 뚝, 그쳐버리고 말았다. 여기서 더 시끄럽게 하면 안된다. 안된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하하, 어색하게 한번 웃어주곤 옆에 있는 누군가의 모자를 집어들고 현관쪽으로 후다닥 뛰어나갔다.

 

 

 

 

 

" 야!! 너 그거 내모자 !!!!!!!!!!!!!! 야!!! 야!!! 야!!!!!!!!! "

 

 

 

 

 

분명히 누군가 뒤에서 소리치는 소리를 들었지만, 뭔가가 섬칫한 아주 섬칫한 소리였지만, 에라 모르겠다. 내가 누군가 그래도 나는 막낸데, 라 속으로 열심히 외치며 냅다 계단으로 내려가는 규현이다.

 

 

 

 

 

* * *

 

 

 

 

 

 

아, 젠장.........지금은 스케쥴 이동중인 벤안.다른 멤버들은 곤히 잠들어 있는 상태, -뒤에서 지들끼리 놀고있는 동해와 은혁은 제외다.- 규현은 뭐가 그리 열받는 일이 있었는지 벌게진 얼굴로 욕을 씨부렁댔다. 사건의 발단은 약 2시간전 모두들 깨워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때, 자꾸만 그때 그 모습과 어떤 한 영상이 계속 머릿속을 떠나질 않아 혼자 뒤척뒤척이며 잠에 들지 못했던 규현. 그덕에 일찍일어나는 다른 멤버들과 함께 멤버들을 깨워야 했고, 니가 왠일로 일찍 일어났냐며 기특하다고 베시시 웃으며 볼에 입술을 갖다댄 성민때문에 규현의 사고는 그 순간부터 정지. 그 덕에 또다시 미친놈이라는 시선을 여러 멤버들에게 받고 말았다.

 

 

 

 

 

" 정신 차리자 정신 정신 정신!!!! "

 

 

 

 

 

" 새끼야, 시끄러! "

 

 

 

 

 

누가 성격 까칠하다고 안할까봐 버럭 소리지르는 동해덕에 살짝 얼어붙은 규현. 막내온탑이미지 어디다 버렸니, 응, 어디다버렸어, 라는 생각이 심히 들정도로 요즘 규현의 행동은 참으로 이상했고 팬들이 보면 경악할만 하고 멤버들의 비웃음과 친구의 비웃음을 살만했다.이런 생각까지 들자 규현의 마음은 온통 시커먼 먹구름으로 가득찼으나 창밖은 그런 규현의 마음을 몰라주는 듯 맑기만 했다.

 

 

 

 

" 이젠.. 날씨도 내편이 아니야.... 젠장, "

 

 

 

 


* * *

 

 

 

 

 

" ........... 아아아아아아아!!!! "

 

 

 

 

지금 슈퍼주니어의 멤버 성민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기 비하중이다.그 이유인 즉슨, 요즘 넋을 빼놓고 사는 조모씨의 아들 규현군때문이라고는 차마 말을 못하지만, 여튼.. 그 사람때문이다. 성민 본인도 신경안쓴다, 안쓴다, 열심히 외치며 다니고 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것이 아니였다. 신경 안쓰이긴 개뿔, 오히려 더 더더더더더!!! 신경이 쓰여 미치겠다는 거다.

 

 

 

 

" 내가....... 왜 그랬을까....... "

 

 

 

 

그래, 이성민은 미쳤던거다. 그냥 잠시 정신이 가출했던것이다. 스스로를 그렇게 납득시키는 가운데 성민은 아침에 있었던 뽀뽀장면에 다시 한번 얼굴이 화르륵 달아오르고 만다. 그저 평소 버릇처럼 했던건데........ 입술이 규현의 볼에 닿자마자 그대로 멈춰라. 를 외친것처럼 한 5초간은 입술을 대고 있었던것이다.

 

 

 

 

" 아.... 진짜, "

 

 

 

 

분명 아무렇지도 않아야 되는데 심장한구석에 느껴지는 설레임과 미칠듯이 뛰는 심장때문에 기분이 이상했다. 뭔가가 야릇한 기분. 괜스레 헤헤, 웃음이 나온다. 성민은 제 입술을 매만지다가 그나마 진정되었던 얼굴이 다시한번 화르륵 달아오르자 ' 에잇!!' 소릴 지르곤 머릴 절레절레 흔들었다.

 

 

 

 

" ..... 으.. 히.. "

 

 

 

* * *

 

 

 

 

" ....... 쯧쯧...."

 

 

 

 

 

스스로를 열심히 후려쳐대는 규현과 성민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작게 혀를차는 동해. 그 모습에 혁재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묻는다.

 

 

 

" 왜그래?"

 

 

 

" 아니, 저 병신들이 너무 웃기잖아,"

 

 

 

 

다소 거친듯한 동해의 대답에 혁재는 그래도 모르겠다는 듯이 다시한번 고개를 갸웃거리곤 배시시 웃으며 동해의 허리를 끌어안고 얼굴을 부비거렸다. 그런 혁재의 모습에 ' 음.. 내가 한번 도와줘볼까, ' 라고 혼자 한참을 고민하던 동해는 피식, 웃으며 하기사 저 둘이 알아서 되겠지, 라 중얼거리곤 혁재의 머리를 꼬옥 감싸안는다.

 

 

 

" 혁재야, "

 

 

" 응,"

 

 

 

" 사랑해, "

 

 

 

 

" 나두 사랑해-, "

 

 

 

 

* * *

 

 

 

 

" 야아!!! 조규현 너 자꾸 어디봐!!!"

 

 

 

" 아,아, 내가 뭘 봤다고 그래요!!"

 

 

 

" 시끄러!! 저리가!! 변태야!! "

 

 

 

오늘도 슈퍼주니어의 숙소는 참으로 요란벅쩍 하였다. 뭐, 요란한걸로 따지자면 규현과 성민뿐이였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런 둘의 모습에 오늘도 자기 숙소는 내버려 두고 이쪽 숙소에 와서 자는 혁재가 아직도 잔다며 그 둘을 구박하는 동해도 한몫 거들었고, 옆집인데도 소리가 다 들린다며 왠 나무주걱 하나를 들고 쫓아온 희철까지도 합세. 뭐, 언젠가 저 둘도 혁재와 동해처럼 알아서 지들끼리 닭털날리고 살겠지만, 시끄러운건 시끄러운거다.

 

 
Fin.
-

 

 

 

 

  One more time

       w. 샤이츠자

 

 

 

 

듣기에 참으로 요사스러운 살끼리 부딪혀 내는 질척이는 소리와 교태스러운 신음소리가 한데 어우러진 방안. 아찔한 붉은빛이 감도는 가운데 드디어 절정에  다다랐는지 위에 올라탄 남자가 그대로 축늘어졌다. 그러자 흰나신에 울긋불긋 정사의 흔적을 남긴 사내가  인상을 있는대로 구겨대며 자신의 위에 늘어진 남자를 퍽- 밀친다.

 

 

 

 

" 씨발, 이 원숭이 새꺄, 내가 안에다 싸지 말랬지, "

 

 

 


" 야 내 자식새끼들은 비싼새끼들이라 좋은거거든. "

 

 

 

 

" 지랄 좆까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

 

 

 

 

귀염성이 가득한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는 험한욕설에 언제봐도 매치가 안된다니까.. 라 중얼거리며 쿡쿡 실소를 터트린 혁재 덕에 더더욱 화가 났는지 안그래도 큰 눈을 더욱더 부라리며 빨리빼라며 주먹으로 혁재의 등을 두어번 내리쳤다. 아.. 까칠하긴.. 한없이 교태스럽고 색스럽던 섹스때와는 달리 까칠하고 입험하기만 한 성민의 모습이 항상봐도 적응이 안되는지 고개를 살레살레 흔들며 제것을 빼내는 혁재.그리고 혁재가 자신의 것을 빼내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벌떡 일어나려 시도한 성민이였지만 아래에서 느껴지는 알싸한 고통과 재빨리 손목을 낚아채버린 혁재때문에 악-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다시 철퍽 주저앉고말았다.

 

 

 

 

" 야이 씹...........!!!!!!!

원숭이 새끼야 뒤질래?!! "

 

 

 

 

" 야 나 또 섰어, 한판 더뜨자, "

 

 

 

 

씨발, 니새끼 좆은 뭐만 하면 벌떡벌떡 서냐? 벌써 여러차례 지속된 섹스로 인해 이미 자신의 뒤는 피와 정액을 줄줄 내뱉고 있었지만 지치지도 않는지 섹스를 요구하는-성민에 말에 따르면 저주받은 정력을 지닌-혁재 때문에 성민은 혁재에게 잡힌손을 빼내며 빽-소리를 질렀지만 그가 누군가, 오히려 능글맞게 웃으며 성민을 도로 눕히면 눕혔지 절대 포기하진 않았고, 결국 성민에게 빳빳히 서있는 페니스를 정말 살짝 잡히고 복부를 살짝 - 말로만 살짝, 그동한 쌓인게 많았다. -가격 당하고말았고, 순간적으로 몰려오는 엄청난 고통과 아찔함으로 인해 뒤로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 으... 씨발, 그렇다고... "

 

 

 

 

 

" 꺼져 원숭이, 그렇게 그놈 가라앉히고 싶으면 마스터베이션이라도 하던가, "

 

 

 

 

 

간간히 신음을 내뱉으며 뒹구는 혁재의 뒷모습에 가운데 손가락을 살포시 펴들어 주고,또 다시 잡힐세라 쪼르르 욕실로 뛰어가버리는 성민이다.

 

 

 

 

* * *

 

 

 

 


" 존나 도도한 이성민 새끼, "

 

 

 

 

 

혹여나 혁재가 앙갚음을 할까 총총 뛰어 욕실로 뛰어간 성민의 잔상이 욕실문에 남아있는지 아픔이 가실때까지 노려보던 혁재가 나즈막히 욕을 읊조리며 담배를 입에 물고 더듬더듬 라이터를 찾았지만 잡히라는 라이터는 잡히지 않았고 텅 비어버린 담배곽만이 잡혔다. 씨발... 라이터가 없다는 사실에 입에 물린 담배를 빼내 바닥으로 던지는 혁재. 그리곤 아악- 소리를 지르며 거칠게 머리를 헝클인다.

 

 

 

 

 

♩♬♪♬♩♪ -,

 

 

 

 

 

한참을 그렇게 암울하게 앉아있었을까, 날카롭게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에 혁재는 안그래도 꾸겨진 미간을 더 꾸기며 핸드폰을 집어든다. [ ♥ ] 발신자 표시창에 떠있는 하트모양, 오늘 일찍잔다고 밤에, 그리고 새벽에 전화하지 말하고 했던 마누라 동해가 먼저 전화했다는 사실에 언제 미간을 꾸겼다는 듯 헤벌레- 웃음짓는 혁재였으나, 그것도 잠시. 뚝- 하고 끊기는 벨소리에 아까보다 더 큰 소리를 지르며 핸드폰을 던지며 크게 외친다.

 

 

 

 

 

" 씨발!!!!!!!!!!!!!!!!!!!!!!!!!!!!!!!!!! 되는일이 없어!!!!!!!!!!!!

이성민 한판 더 떠!!!!!!!!!!!!!!!!!!!!!!!!!!!! "

 

 

 

 

 

그리고 그 소리에 닥쳐 미친새끼야!!!! 라고 소리지르며 욕실에 있는 물품이란 물품은 전부 다 혁재에게 던져졌다는건 비밀이래나 뭐래나....

 

 

 

 

 

* * *

 

 

 

 

 

오랜만에 들른 바는 역시 예전과 다를바가 없었다. 오늘따라 더더욱 신경써 꾸며준 덕에 원래 지닌 귀여움과 요염함이 함께 드러나는 성민에게 끈적하게 다가오는 유혹의 눈길조차도 말이다. 그렇게 한참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을까, 새초롬히 치켜뜬 -일명 여우눈이라 불리는- 성민의 눈길이 한곳에 멈췄다. 새끼.... 또 욕불해소하러 떴구만, 꽤나 곱상하게 생긴 남자와 열심히 혀를 놀려대던 혁재를 그렇게 계속 노려보고 있었을까, 살짝 눈을 뜬 혁재가 성민을 발견한건지 싱긋 눈웃음을 지으며 '안녕 - ' 이라 손을 흔들어 주는 여우를 보이고 그 모습에 피식 하고 바람빠지는 소릴 내며 바 한쪽에 마련된 의자로 총총 걸어가 앉는다.

 

 

 

 

" 어떤 걸로 드릴까요? "

 

 

 


" 새삼 묻는 이유가 뭐야? 맨날 먹던거 "

 

 

 

 

앙칼진 성민의 목소리에 이럴줄 알았다는 듯이 준비해둔 모킹버드를 건네는 영운. 그 모습에 웃기는 아저씨야... 라 중얼거리며 한모금 들이키곤 다시 중얼거린다. 오늘 따라 더욱더 아찔한 곡과 평상시와 같지만 유난히 그 곡에 어우러져 더 빛을 발하는 어두운 붉은 조명.그 조명을 받아서인지 약간의 녹빛을 띄는 모킹버드가 더욱 돋보인다.

 

 

 

 

" 오늘 무슨 날이야? "

 

 

 

 

" 아무날도 아니야, "

 

 

 

 

아무날도? 아무리 게이바라고 해도 약간 밝은 톤을 좋아하는 영운덕에 이 바는 항상 밝은편에 속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이렇게 어두운 붉은 조명을 사용하다니... 그것도 희철이 좋아할만한 것을 이렇게 덥썩, 희철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정색부터 하고 보는 영운이였는데 왜 이렇게 변한걸까 싶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성민이다. 영운은 그런 성민이 웃긴지 ' 풋 ' 하고 웃으며 그다운 특유의 눈웃음을 보였다.

 

 

 

 

" 그냥, 오늘따라 꼴려서 이렇게 해놓은거야, "

 

 

 

 

" 꼴- 려서? 천하의 김영운이 꼴려서? "

 

 

 

 

" 그래서 맘에 안드냐? "

 

 

 

 

 

아니- 아주 마음에 들어, 아까 전부터 계속 홀짝이며 마셨던 칵테일이 오늘따라 독했는지 아니면 분위기에 취했는지 알딸딸한것이 기분이 좋아 헤헤- 웃으며 Bar위에 엎드리려는 성민. 그러나 저 멀리서 아까부터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는지 어쨌는지 모를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호오, 이것봐라? 라며 더욱 더 짙은 요염함을 품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어깨를 한번 으쓱해주곤 피식 웃으며 몸을 돌렸고, 그 모습에 발끈했는지 성민은 발끈해 벌떡 일어나려 했지만 이내, 다시 뒤돌아 다가오는 남자로 인해 그럼 그렇지, 고개를 끄덕이며 영운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 영운아, "

 

 

 

 

 

 

" 왜 ? "

 

 

 

 

 

" 너..... 희철이 형 같아, "

 

 

 

 

 

싱긋 웃으며 성민이 읊조린 말에 열 받는지 인상을 있는대로 다 구기는 영운. 어째서 김희철새끼랑, 어디서 김희철새끼랑!!! 자신이 싫어하다 못해 증오하는 자신의 형과 같다는 이야기에 들고있던 칵테일 글라스를 놓칠뻔했지만 그래도 김종운같다고 안한게 어디야.. 라 스스로를 위로하며 휘청이는 자신을, 자신의 이성을 붙잡았다. 그런 영운을 빤히 바라보던 성민은 웃기다며 킥킥 웃어제꼈지만, 그 웃음도 자신의 팔목을 붙잡은 한 남자로 인해 뚝, 그쳐버렸고, 성민은 아까 그 남자라 지레짐작하며 그럼그렇지, 니가 안넘어올리가 있어? 라는 듯한 묘한 미소를 흘리며 자신의 팔목을 잡은 사람을 바라보았으나 그의 입에서 나온 말로 인해 급속도로 표정을 굳혔다.

 

 

 

 

" 너 창녀지? "

 

 

 

 

야, 야, 조규현. 바텐더 영운이 아는 사람인지 왜 그러냐는 듯 규현의 팔을 붙잡아 흔들었고 성민은 하- 하고 작은 실소를 터뜨리더니 자신의 손에 들린 모킹버드를 그대로 들어 한모금 마시곤 잔채로 규현에게 던져버렸지만, 규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표정만을 유지하고 있었다. 성민은 그 모습에 기가 찬듯 허, 허, 거리며 헛웃음만을 내뱉었지만 어느정도 사실이라 볼수있는 저 얘기에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규현을 노려보았다.

 

 

 

 

" 응, 나 창녀야. "

 

 

 

 

" 그럼 나랑 자, "

 

 

 

 

미친 놈, 성민은 생각했다. 필시 저것은 미친놈이다. 미친놈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나올수 없다.라며 스스로 자기최면을 걸며 피식피식 웃어보이지만, 규현은 그 말이 농이 아니였는지 성민의 팔목을 잡고 그대로 바 밖으로 향했다.

 

 

 

 

* * *

 

 

 

 

" 야 이 좆만한 새끼야 이거 놔!! "

 

 

 

팔목을 세게 죄여오는 규현의 손에 온 몸을 비틀어 잡힌 팔목을 빼내려 시도하는 성민이였지만, 그것도 갑작스레 입을 맞춰오는 규현때문에 멈춰버렸다. 할짝이며 간질이다가도 부드럽게 입천장과 치열을 쓰다듬어 주다가도 장난꾸러기와 같이 강하게 흡입하고 또 다시 혀를 얽혀오는 규현덕에 잡힌 팔목을 빼야되겠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다리마저 후들거린다. 젠장, 원숭이보다 테크닉 좆또좋아, 생각외로 좋은 테크닉에 잡히지 않은 다른 팔목으로 규현의 목을 감싸며 더욱더 매달리는 성민. 그 모습에 규현은 피식, 웃으며 더 해달라는 듯 달겨붙는 성민의 혀를 떼어내고 입을 떼어낸다.

 

 

 

 

" 이제 나랑 잘래? "

 

 

 

갑작스레 끊긴 키스로 인해 아쉬운듯 입맛을 다시다가 또 다시 반복하는 규현의 제의에 선뜻 고개를 끄덕이는 성민. 그런 그의 눈이 유난히 반짝였다면, 그것은 착각일까..

 

 

 

* * *

 

 

 

 

 

" 하읏, 아.. 하아응,  더.....더.. 아흣, "

 

 

 

 

" 하악, 하아.. 좀 더.. 하윽, 조여 봐 ... "

 

 

 

 

" 아흥.. 하앗, 나, 힘들.. 하앙, 어.. 아흑, 아, 그러니까... 아아!! 더, "

 

 

 

 

인근 모텔에 들어서 방키를 받고 방에 들어오자 마자 쾌락을 즐기는 규현과 성민. 이미 날도 밝았고 거의 점심시간에 가까워 진 시간이건만 그들은 몇번이나 굴렀음에도 지치지도 않는지 서로를 탐하고 또 탐했다. 그리고 이번 사정이 끝나자 맞아 옆으로 털썩 드러누운 규현. 성민도 이제 지쳤다는 듯이 엎어진 자세로 고개를 돌려 규현을 바라봤다.

 

 

 

" ... 하아, 씨.....하으.. 발, 내가.. 안에다 싸지 말랬지, "

 

 

 

" 좋으면서 왜그래, "

 

 

 

 

" 닥쳐, 새끼야.. "

 

 

 

또다시 얼굴과는 매치되지 않는 거칠은 욕설과 함께 가운데 손가락을 펴드는 성민. 그 모습에 규현은 피식 웃어제끼더니 두 팔을 받쳐 읏차, 소리를 내며 일어나려 했지만 잽싸게 손을 뻗어 규현의 페니스를 잡아쥔 성민에 의해 읏, 하며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웃긴지 - 자신이 혁재한테 잡혀 그렇게 넘어졌던 사실은 망각한채 - 깔깔 거리며 웃던 성민이 한쪽입꼬리를 쓰윽 말아올리며 몸을 일으켜 규현의 페니스를 입에 물었다.

 

 

 

 

" 하,아윽, 야.. 이성민, "

 

 

 

 

그만 하라는 듯 자신의 이름을 나지막히 불러제끼는 규현의 목소리에 눈꼬리 휘어트려 웃어보인뒤 아랑곳 않고 규현의 페니스를 열심히 빠는 성민이다. 혀끝으로 귀두끝을 툭툭 건들려 보다가 살짝 이를 세워 아프지 않을정도로 잘근잘근 씹어 대다가 아래부터 귀두까지 혀로 한번 쭉 �었다가 다시 페니스를 전부 입에 머금어 보기도 하고 그렇게 규현의 페니스를- 정확히 말하자면 규현이 입을 놀릴때마다 신음을 흘리며 어찌할줄 몰라하던 규현을-농락한다. 그렇게 규현의 페니스가 빳빳히 서버리자 기어이 사정하는 꼴을 보겠다는 듯 열심히 입을 놀리던 성민.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자신의 머리채를 잡아 일으켜 재빠르게 눕히곤 자신의 다리를 허리에 걸치는 규현에 의해 그만 둬지고 말았다.

 

 

 

" 하악... 너.. 니가 자초한거야.. "

 

 

 

 

" 흐응.. 오빠.. one more time? "

 

 

 

자신에게 묻는 말을 무시하고 바로 페니스를 성민의 애널에 박는 규현덕에 성민의 허리는 다시 활처럼 휘어졌고 그의 붉디 붉은 입술에선 간드러진 신음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성민은 아아.. 정말 이러다가 죽는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다시한번 거칠게 입을 맞춰오는 규현에 의해 더더욱 색스러운 신음을 내뱉으며 생각을 접었다.

 

 

 

 

* * *

또 다른 이야기,

* * *

 

 

 

 

" 도, 동해야 잘못했어!!! "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채로 무릎꿇고 싹싹 빌어제끼는 혁재. 하지만 굳게 닫혀진 문 너머 동해는 절대로 보이지 않았고, 안에서는 시끄러워 꺼져 변태새끼야 닥쳐 라는 욕설과 몇몇 물건들이 이세상과 하직하며 내는 물건 박살나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소리에 안그래도 허연 얼굴이 더 하얘진 혁재가 두손으로 문을 쾅쾅 두드리며 소리지르기 시작한다.

 

 

 

" 동해야!!! 마누라!! 내가 잘못했어!! 살림은 부수지마!!!!!! "

 

 

 

하지만 그렇게 까지 비는데도 계속되는 물건부수는 소리. 그 소리에 자신의 욕불을 풀어주지 않았다며 성민을 더더욱 원망하고 원망하는 혁재다.

 

 

 

 

" 아악!!!!!!!!!!!!!!!!! 이혁재 이 개새끼야!!!!!!!!!!!!!!!!!!!!!!!!!!!!!!! "

 

 

 

 

" 마, 마누라!!!!!!!!!! "

 

 

 

뭐, 그래도 동해를 꼭 안고 싶었던 소원은 성취했으니... 당분간 동해의 얼굴은 보지 못할듯 싶지만.. 어쨌든 혁재는 실실 웃으며 방문을 두드렸다는건.... 뭐, 비밀인거다.

 

 
Fin.
-


 

 

 

대----앵, 대---앵,

 

 

 

 

 

 

 

 

근처 시계탑에서 자정을 알리는 종을 울리기 시작했다. 이제 만우절.. 어제 그와의 이별도 모든것이 다 거짓말이였음을 바래보지만, 성민은 그것이 다 부질없는 짓이라는것을 알고있기에 집앞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순간 휘익, 하고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 봄이긴 한대도 아직도 꽃샘추위가 지속되는 요즘에는 맞기 드문 따스한 바람에 성민은 기분좋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머릿속에 울려퍼지는 중저음의 부드러운 목소리.

 

 

 

 

 

 

 

 

 

“ 거짓말과도 같은 하룻동안의 연애. 한번 해보시겠습니까…? ”

 

 

 

 

 

 

 

 

 

 

  April Fools' Day

      w. 샤이츠자

 

 

 

 

 

 

 

 

 

 

성민은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낯선 듯 익숙한 풍경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히 여기는 우리 집이 맞는데... 왠지 모를 꽃향기와 다른때보다도 뼛속까지 느껴지는 포근함. 그리고 온 몸에서 느껴지는 달큰함. 분명 성민은 어제 갑작스레 이별을 통보한 혁재로 인하여 여느때보다 술을 퍼마셨고 그렇기 때문에 아침에 느껴지는것은 이렇듯 기분좋은 상쾌함이 아닌 불쾌함이여야 했다.

 

 

 

 

 

 

 

 

 

 

“ 아아, 일어났어? ”

“ ......누.....구? ”

 

 

 

 

 

 

 

 

귓가에 울려퍼지는 부드러운 목소리. 마치 초코쉐이크같은 부드러움에 다시한번 입가에 미소를 베어물었지만 곧이어 집안에 낯선자가 침입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화들짝 놀라며 더이상 물러날수도 없는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웃긴지 성민의 집안의 낯선 침입자는 풋, 웃음을 내뱉고는 장난끼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 잊었어요? 우리 오늘만 연애해보기로 했잖아요, ”

“ ......오늘..만? ”

“ 풉, 오늘만이라는게 안타까워서 그래요? ”

“ 아니.. 그게.. ”

 

 

 

 

 

 

 

 

 

그래, 어제 문득 하루만 연애를 해보자는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분명 낯선이를 심하게 경계하는 성민으로썬 그렇게 행동했을리가 없었을텐데, 술기운 탓이였을까 따스한 바람탓이였을까 너무도 쉽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이라도 싫다고.. 해야 하는데, 그럴수가 없었다. 입술만이 달싹였지만 마치 최면에라도 걸린 듯 머릿속에서 되내이는 말과는 다른말을 입 밖으로 내뱉고야 말았다.

 

 

 

 

 

 

 

 

“ 이...름이.. ? ”

“ 어제말해줬는데- 잊어버렸어요? ”

“ 아,아.. 미안, ”

“ 푸훗, 괜찮아요, 괜찮아. 내 이름 조 규현이에요. 조 규현. 절대로 잊으면 안되요. ”

“ 아,응.. 나는.. ”

“ 이 성민, 이잖아요, 나 형 이름 알아요, ”

 

 

 

 

 

 

 

내가 이름을 알려준적이 있던가? 다시한번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리저리 생각해내려 노력해보는 성민이였지만, 아무렴 어떠랴 알면 되는건지.. 라는 생각에 조금씩 조여오듯 허기가 짐을 알리던 뱃속을 느끼며 침대 밑으로 발을 딛고 일어섰다. 그 순간 느껴지는 어지러움. 역시.. 어제 너무 먹었던가? 그렇게 비틀거리며 머리를 부여잡고 있으니 규현이 다가와 그 부드러운 목소리로 괜찮냐고 묻는다. 아아, 목소리가 약이 될수있나? 그렇다면.. 저 약만 잡고 살아도 될거같단 생각이 들었으나, 오늘 하루뿐이라는 그 심장의 외침에 고개를 절레 흔들며 규현을 향해 웃어보였다.

 

 

 

 

 

 

 

 

 

“ 형, 배고프죠? ”

“ 응? 응, ”

“ 잠깐만 기다려요, 밖에 밥만 퍼놓으면 돼, ”

“ 아....... 고,고마워, ”

“ 별말씀을, 그거 먹고 밖에 놀러 가는거에요? 벚꽃이 벌써 핀곳이 있더라. ”

 

 

 

 

 

 

 

 

벚꽃......? 벌써? 아무리 봄이라지만 추운날씨인지라 벌써 꽃망울을 터뜨렸을리 없을텐데... 아아, 뭐.. 이건 꿈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현실은 너무도 꿈과 같았기에 .. 성민은 지금의 상황을 그저 달큰한 꿈정도로 치부하기로 마음먹었다.

 

 

 

 

 

 

 

 

-

 

 

 

 

 

 

 

 

“ 와.. 사람.. 많다, ”

“ 그러게요, 월요일인데도 많네, ”

 

 

 

 

 

 

 

규현과 손을 꼭 붙잡고 성민이 들어선 곳은 명동의 한 길거리. 월요일임에도 꽤나 복잡복잡한것이 평소라면 무지 싫었겠지만 손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온기때문일까, 그렇게 싫진 않았다. 집밖으로 나서자 마자 성민의 손을 맞잡은 규현덕에 성민은 거부의사를 표현했지만 규현의 웃음에 그냥 계속 잡고있었던 것이.. 오히려 지금은 성민이 놓고싶지 않을정도로 좋은것이, 규현과있으면 모든게 평소와 달랐고, 모든게 좋았다. 그래.. 꿈이니까 가능한것이다. 이것은, 꿈이니까..

 

 

 

 

 

 

“ 어, 형- 저기 저거 괜찮다. ”

“ 어,어? 규현아, 천천히.. ”

“ 아, 미안미안, 그럼 천천히- ”

 

 

 

 

 

 

 

나름 괜찮은 배려까지.. 성민은 베시시 말려올라가는 입꼬리를 말리고 싶었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는지 이내 환하게 웃으면서 규현의 손을 꼬옥 잡았다.

 

 

 

 

 

 

-

 

 

 

 

 

 

“ 우...와.....-... ”

“ 여기 멋있죠? ”

“ 응, 진짜... 멋있다, ”

 

 

 

 

 

 

 

규현이 벚꽃을 보여주겠다며 끌고온 이 언덕은 정말로 경치가 좋았다. 성민으로썬 한번도 와보지 않은 곳이여서 몰랐지만 규현은 자주오는 것인지 여기저기 짚어주며 설명해주며 아이처럼 기뻐했다. 성민에게 무언가를 알려준다는것이 그렇게 좋은가 보다. 서서히 져가는 해를 바라보며 규현은 성민을 나무에 기대어 앉혔다.

 

 

 

 

 

 

“ 형, 내가 더 멋있는거 보여줄까요? ”

“ 응? 뭔데? ”

“ 기다려봐요, ”

 

 

 

 

 

 

서서히 져가던 해가 완전히 져물어 버리고 남색빛을 유지하던 하늘이 점점 새카만 검은빛을 찾아갈때 어젯밤 성민이 느꼈던 따스한 바람이 그들과 벚꽃나무를 스치고 지나가고, 이에 장난꾸러기 바람들이 벚꽃나무 가지를 조심스레 툭툭 치고 지나갔는지 분홍빛의 벚꽃잎이 휘날리기 시작했다. 저 멀리 보이는 밝은 빛으로 가득찬 서울의 야경과 환하게 비춰오는 보름달의 빛을 받아 반짝이며 휘날리는 벚꽃의 모습. 성민은 뭐라 표현할길이 없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 멋있죠? ”

“ 응.... 진짜.. 멋있다.. ”

 

 

 

 

 

 

마치 별가루들이 떨어지는것과도 같은 모습. 분명 다른곳에선 보지 못할것같은 모습이였다. 성민은 연신 탄성을 내지르며 별가루와 같이 보이는 꽃잎을 잡으려 손을 뻗고 규현은 그 손을 잡아채 감싸주듯이 자신의 품으로 넣고는 성민의 입술을 찾았다. 갑작스레 이어진 키스... 벚꽃잎이 휘날리는 가운데 그들의 키스는 뭔가 야릇하면서도 슬펐다. 그래 이건 꿈이지.. 성민은 좀 있으면 깨야하는 꿈이라는 사실에 당황해서 굳어버렸던 처음과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규현의 입술을 찾았고 규현의 혀를 옭아맸다.

 

 

 

 

 

 

 

어떻게 이렇게 단시간에 빠져버릴수가 있었을까, 역시 이건 모든게 다 꿈이라서 그랬던 것일까, 사람을 이렇게도 좋아하게 되버리다니.. 이건 예전의 성민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일, 하지만 그래봤자 무엇하랴, 이것은 모두.. 꿈인데, 그렇게 성민은 달큰한 꽃향기를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

 

 

 

 

 

 

 

-

 

 

 

 

 

 

“ 아으... 시끄러.. ”

 

 

 

 

 

평소와 같은 시끄러운 알람소리를 들으며 깨질것같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아 핸드폰 액정을 확인하는 성민. 환하게 밝혀진 액정이 가리키고 있는 숫자는 4월 2일.성민은 이내 온몸을 휘감는 달큰한 꽃향기에 베시시 웃으며 다시 자리에 털썩 드러누웠다.

 

 

 

 

“ 그래.. 좋은꿈.. 좋은꿈이였어, ”

 

 

 

 

 

-

 

 

 

 

 

그꿈을 꾼지 1달이 지난 오늘도 여김없이 반복되는 평소와 똑같은 일상에 성민은 정신이 없었다. 여김없이 지루한 교양수업을 꾸벅꾸벅 졸아가면서 듣고, 이제는 행복하게 웃는 혁재와 친구로 지내는것도 익숙해 있고, 하루하루 똑같이 밥을 먹고 잠을자고.. 변한거라곤 전혀 없는 하루였다.

 

 

 

 

아, 한가지 변한게 있다면 아직도 코끝을 맴도는 달큰한 향에 가끔가끔 규현의 목소리를 기억해본다는 것. 그 후로 규현은 정말 꿈인 것처럼 어디서도 찾아볼수 없었다. 도대체.. 규현은 뭐였던걸까, 그 전에도 알지 못했던 사람인데... 주위사람 모두에게 물어봐도 규현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 아아아아아아아, 뭔가가 부족해...... ”

“ 뭐가 부족한대요? ”

“ 그런게 있.................!!!!! ”

 

 

 

 

 

다시한번 온몸을 휘감는 달큰한 향. 포근함을 가득 담고있는 부드러운 저음의 목소리. 성민은 순간 정신이 번쩍 뜨임을 느끼곤 목소리가 들려오는 오른쪽을 홱 하니 쳐다보았다.

 

 

 

 

 

 

“ 어, 어.. 어어어어!!! ”

“ 원래는 진짜 꿈처럼 만들려고 했는데.... 혁재형이 형이 나를 무-지 하게 그리워 한다고 하더라구요. ”

“ 어..어?!!!!!!! ”

“ 여튼 형도 좋은거 같으니까......... 우리..... 하루말고 평생 연애할래요? ”

 

 

 

 

 

 

소리란 소리는 다 질러대며 손가락질을 해대는 성민을 못본채하며 얼굴가득 미소를 담은채로 말하는 규현. 그 모습에 성민은 하하, 어이없다는 듯 웃어보이곤 규현의 품에 쏘옥-, 안긴다.

 

 

 

 

“ 이거.. 만우절날에 사기한번 제대로 당했네? ”

“ 뭐, 어때요, 좋았으면 됐지, ”

“ 좋았으면 됐-지? ”

“ 아, 몰라요-, ”

 

 

 

 

정말로 때에 맞춘 벚꽃이 휘날리는 교정 안 행복한 웃음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

Behind Story

-

 

 

 

 

 

“ 규현아, ”

“ 응, 형, ”

“ 이제는 동해 소개시켜줄꺼지? ”

“ 뭐 .. 봐서요... ”

“ 뭐가 봐서요야!! 성민이 너 좋아한다니까?! ”

 

 

 

 

 

뭔가 진지하게 한참을 대화하던 사기 2인조 규현과 혁재. 하지만 이내 혁재의 버럭으로 인해 진지함을 깨져버리고, 규현은 그모습에 피식, 비웃음을 날리곤 한마디 내뱉고는 자리를 떴다.

 

 

 

 

“ 소리지르면 동해형 소개 안시켜줘요. ”

“ 아아아아아악!!!!!! 야!!!!!!!!!!!!!!!!!!!!!!!!!!!!!!!!! ”

 

 

 

 

 

Fin.

-

 

 

 

 

 

 

〔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

 

 

 

 

 

 

 

 

촤르륵- 펼쳐올라나는 새하얀 박사(薄紗)가 진청빛의 구름한점 없는 하늘을 가르고, 그에 맞서는 듯 경쾌한 발놀림이 잇따른다. 하이얀 고깔로 눈마저도 가려버린 지라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 승무를 추고 있는 ' 그녀 ' 아니, ' 그 ' 가 과연 인간은 맞는가 강한 의문이 드는 순간이였다. 한마리의 고고한 흰나비마냥 이리저리 사뿐사뿐 경쾌하면서도 그 몸놀림이 경박해보이지 않고 억눌리지 않았으면서도 자유를 보여주는 이 승무는 신조차도 감탄할정도의 경이로운 재주였다.

 


 

 

 

 

 

 

별 빛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 가운데서 초승달의 날카로운 빛을 받으며 이리저리 움직이는 ' 그' 는 맨땅의 버선발로 추는 춤이 그리 힘들지 않은지 지치지도 않고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그 모습을 나무 뒤에 숨어 넋 잃고 바라보는 한 나그네는 어지러이 움직이는 ' 그'에게서 서서히 멀어지는 듯한 반짝거림에 총기가 가득찼던 눈빛이 점점 흐려지고, 눈 앞의 움직이 멈추자 쉴수없었던 숨을 천천히 몰아 쉬었다. 그리곤 잡힐 듯 잡히지 않을 듯 한 흰나비에게로 천천히 발걸음을 떼었다.

 

 

 

 

 

 

 

  승무(僧舞)

      w. 샤이츠자

 

 

 

 

 

 

 

 

어느 깊은 산 속, 이름 없는 산사에 맑은 풍경소리가 아직 때도 모르게 깊이 잠들어 있는 아기새들의 요람을 두어번 흔들어 주곤 장난꾸러기 바람에 실려 이리저리 퍼진다. 산속인지라 공기도 경치도 맑은 가운데 절 특유의 향이 코끝을 스치고 풍경소리와 대웅전의 목탁소리만이 들리는 이곳은 과연 명소라 칭해도 될 정도였다. 규현은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가며 산사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저 멀리 보이는 한 노승의 인영에 두손을 모아 합장을 하곤 고개를 살풋 숙였다. 그 모습에 노승또한 합장을 하며 특유의 자애로운 미소를 띄운채 고개를 숙였다.

 

 

 

 

 

 

 

 

" 이곳엔... 어인 일이신지요. "

" 예, 한양으로 향하는 길에 잠시 들렀습니다. 노잣돈이 부족해서 그러는데 이 곳에 이 삼일 정도 머물러도 될런지요. "

" 당연한 말씀을 물어보십니다. 이 곳은 모든분들이 쉬었다 가시는 곳이고 머무시는 곳이니 마음 놓고 머무시지요. 한양을 가신다면.. 과거 시험을 보러 가시는 겁니까? "

" 예- 아직 미흡한 실력이지만.. 그 동안 쌓은 학식들을 시험해보고자.. "

 

 

 

 

 

 

 

규현의 부드러운 중저음의 목소리와 노승의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특유의 목소리가 한데 뒤섞여 꽤 좋은 울림을 만들어 내고, 그 모습에 저 멀리서 ' 현혜스님 - ' 이라 부르며 까까머리의 동자승이 총총 뛰어와 노승의 품에 안겼다.

 

 

 

 

 

 

 

 

" 어이쿠, 넘어질뻔 하지 않았느냐, 내 조심하라 그렇게 일렀거늘, "

" 히히... 그래도요오- , 아참!! 현혜스님! 성민이 형이 아픈거 같아요! "

" 성민이가- ? "

" 네!! 막.. 막, 땀을 뻘뻘 흘리고, "

" 그래-? "

 

 

 

 

 

 

 

노승은 장난끼가 가득찬 동자승을 꾸짖듯 엄한 목소리로 말하여 보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어린아이 특유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는 동자승의 모습에 어쩔수 없다는 듯 픽- 웃고는 소매를 잡아끌며 별채쪽을 가르키는 동자승에 의해 규현에게 미안함을 가득담은 얼굴로 고개를 까딱이곤 동자승을 따라 급하게 뛰어갔다.

 

 

 

 

 

 

" 성민이라........ ? "

 

 

 

 

 

 

 

규현은 혹여 간밤의 선녀같은 그일까 가만히 생각해 보지만, 이내 그가 인간일리 없다는 생각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백팔배나 드릴까- 란 생각에 대웅전으로 향했다.

 

 

 

 

 

 

* * *

 

 

 

 

 

밤 늦게 까지 과거시험을 대비하여 독서 중이였던 규현은 이내 점점 답답함을 느끼곤 산보나 하자는 심정으로 문 밖으로 향했다. 찌르르르- 귀뚜라미 소리와 바스락 바스락 거리는 동물들이 움직이는 소리만이 들리는 가운데 가만-히 눈을 감고 이리저리 걸어가던 규현은 살짝 실눈 뜬 눈앞에 보이는 어제와 같은 얇은 비단에 황급히 나무뒤로 숨었다.

 

 

 

 

 

어제와 같이 경쾌하지만 무언가 짐이 잔뜩 지어진듯한 무거운 움직임. 아아, 인간이였단 말인가.. 문득 규현은 어젯밤 저것을 선녀라 생각하고 품에 품었던 것이 기억나 얼굴이 붉어져 옴을 느꼈다. 이 절의.. 중이였던가... 나풀나풀 움직이던 ' 그'는 두 손을 하늘로 뻗어올려 합장하는 듯한 자세를 끝으로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흐느끼는 듯 가늘게 떨리는 그의 몸뚱아리. 애처로운 그 모습에 당장에 달려나가 품에 안아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규현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자신이 머무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래, 어젯밤의 그 일은 다 꿈이였다.

 

 

 

 

 

* * *

 

 

 

 

 

 

대웅전에 앉아 가만히 명상을 하던 규현이 살풋 두 눈을 떴을때 눈앞에 보이는 부처의 형상에 흠칫, 놀라고 말았다. 평소의 그 누구에게나 자애롭고 자비로운 모습이 아닌 마치 야차와도 같은 모습. 이것은.. 그릇된 마음을 품고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긴 규현의 죄때문인것인가. 규현은 다시한번 고개를 돌리고 가운데 있는 석가모니를 응시했으나, 변화되지 않는 그 모습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뜰로 걸어나갔다.

 

 

 

 

 

" .... 무슨 고민이 있으십니까? "

" .. 아, 스님.. "

 

 

 

 

 

고민이 있는 듯한 규현의 모습을 꿰뚫어 본 듯한 노승의 모습에 규현은 아니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합장을 해 고개를 살짝 숙여보인 뒤 노승을 스쳐지나려 하였다.

 

 

 

 

 

" 현혜스 .. -..... "

" 아, 성민아, "

 

 

 

 

규현은 스쳐지나가려 했던 그 모습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고운 목소리.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저 가녀린 형상은.. 그 밤의 선녀가 아니던가! 성민이라 불린 그도 규현을 봤는지 규현과 같이 굳어버렸고, 이내 뒤돌아 뛰기 시작했다.

 

 

 

 

 

 

" 저... 아이는... ?"

" 아, 성민이라 합니다. "

" 성.. 민? "

" 예, 비구니들만이 추는 승무를 신조차도 감탈할 정도로 잘 추는 재주를 지닌 아이지요. "

" 승무.. 를... ? "

 

 

 

 

 

* * *

 

 

 

 

" 자, 잠깐! "

 

 

 

 

 

규현은 뒤에서 멀뚱히 쳐다보고 있는 노승은 신경쓰지도 않은 채 달려가는 성민의 뒤를 쫓았고 이내 대웅전 뒤쪽에서 성민을 붙잡을수 있었다.

 

 

 

 

" 왜, 왜 이러시는지요.. "

 

 

 

 

파르라니 깎아진 머리와 회색의 칙칙한 승복. 그리고 두 눈 가득 담고 있는 두려움. 규현은 그런 성민의 모습에 허탈한 듯 하- 웃고는 성민의 팔을 놓고 뒤돌아 입을 열었다.

 

 

 

 

 

" 아무것도 아닙니다. "

 

 

 

 

* * *

 

 

 

 

 

〔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 고이 접어 나빌레라 〕

 

 

얼굴의 반을 가리는 고깔을 뒤집어 쓴채 양 손엔 하얀 비단을 낀채로 이리저리 휘젓는 두 팔은 마치 흰 나비와도 같이 고고함을 품고 있었다.

 

 

〔 파르라니 깎은 머리 /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 두 볼에 흐르는 빛이 /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

 

 

두어번 위로 솟구친 손은 다시 모아져 가슴께에 놓여지고,

 

 

 

〔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

 

 

어둠이 자욱히 깔린 뜰안에서 시린 빛을 내뿜는 달빛을 받아 더욱더 희게 보이는 그것은 마치 사라질것만 같아 보였다. 흰나비같은 고고함을 가지고 있는 그것은 그렇게 사라질것만 같았다.

 

 

 

〔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

 

 

다시한번 땅을 박차 듯 이세상의 모든 근심걱정을 털어버리려는 듯 위로 넓게 펼쳐지는 얇은 비단이 그것을 손에 쥐고 있던 인영을 휘몰아 감싸고,

 

 

〔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

 

 

사뿐히 땅에 닿자 조용히 들려진 고개는 마치 저 하늘의 모든 것을,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내가 품겠다는 듯 그렇게 애처로와보였다.

 

 

 

〔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

 

 

꺼질듯한 촛불과도 같이 가냘픈 줄을 그리며 땅으로 착지하는 별가루들은 영롱한 빛을 띄며 사라져가고,

 

 

 

 

〔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

 

 

 

위로 높다랗게 펼쳐진 두 손은 마치 달을 품은 듯 조용히 포개어졌다.

 

 

 

〔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인데 /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귀뚜라미의 울음소리와 구슬프게 들리우는 밤새소리가 어우러진 그의 마지막 승무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 * *

 

 

 

 

 

항상 고요함만을 담고 있었던 산사가 유난히 시끌시끌하였다. 노승은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 나무아미타불'을 외며 염주를 세고 또 세었다.

 

 

 

" .... 스님.. "

 

 

 

 

그런 노승의 옷자락을 세게 말아쥔 동자승의 눈엔 이미 빛을 잃은 한때 밝고 총명했던 눈과 하늘과 별과 이 세상의 근심들을 다 품었을 따뜻했을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두 팔. 그리고 대롱대롱 매달려 땅에 닿지 않는 발이 비춰졌다.

 

 

 

 
Fin
-
 

 

 

 

 

  Amabile

      w. 샤이츠자

 

 

 

 

 

 

" 규현아,"

" 사랑해요, "

" 무,뭐?!"

" 형 사랑한다고요, "

 

 

 

 

 

 

 

재잘재잘, 무대 올라가기 전 형들과 함께 열심히 웃어보이던 성민은 아파보이는 얼굴로 구석에 홀로 쓸쓸히 쳐박혀 있는 규현의 모습이 안쓰러운지 규현의 이름을 나즈막히 불렀으나 규현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 예, 형, '도 ' 왜요 ' 도 아닌... 뜬금없는 사랑고백이였다. 이에 성민은 ' 얘가 미쳤어?!!! ' 라는 생각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부들부들 떨어대며 자,장난이지..?하하.. 애써 웃어보이고, 그 모습에 규현은 어딘가 씁쓸해졌으나 마치 비맞은 강아지처럼 부들대는 성민이 너무나도 애처로워 보여 나이많은 애기형을 놀리는 짓거릴 그만둘수밖에 없었다.

 

 

 

 

 

 

 

" 당연히 장난이죠, 멤버로써 사랑한다고요. "

" 우씨!!! 그딴 장난을 왜 쳐!! "

" 아- 왜-요오, 형, 형은 나 안사랑해요? "

" 닥쳐!! 저리 꺼져!! 꺼져 꺼져!! "

 

 

 

 

 

 

 

있는 애교 없는 애교 다 부려가며 미안하다 비는 규현에게 매몰차게 꺼져 닥쳐만을 외치던 성민은 이내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온 영운의 모습에 ' 혀엉- '을 부르며 쪼르르 달려갔다.

 

 

 

 

 

 

 

" 병신 조규딩, "

" 닥쳐요 형, "

" 죽을래? "

" ....... 죄송해요, 혁재형이랑 노세요. "

 

 

 

 

 

 

 

쪼르르 달려가는 성민의 모습이 귀여워 또다시 얼굴 한-가득 미소를 머금고 있던 규현은 뒤에서 빈정거리며 놀리듯 말하는 동해의 말에 특유의 썩소를 지으며 노려봐주었지만, 역시 그래도 동해는 당해낼수 없었는지 금새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그 모습에 동해는 끌끌혀를차며 규현의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어 주고는 규현의 귀가 번뜩 뜨일만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 나.. 이성민이랑 방 바꿨다, 이성민이랑 방 잘써봐- "

" 진짜요?!!! "

 

 

 

 

 

 

규현이 성민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니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낸 후, 억지로 성민을 1인용 방으로 내쫓아 내곤 매일밤 규현을 말도안되는 얘기로 괴롭히던 동해가!!!!! 드디어 성민과 다시 방을 바꿨다니!! 이건 기적이요, 꿈같은 일이였지만 이내 쪼르르 달려와 ' 여-보- ' 라는 말과 함께 동해의 허리를 껴안은 혁재의 모습에 ' 아.. 저분때문이구나.. ' 랑 생각이 퍼뜩 들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 * 

 

 

 

 

 

 

 

성민은 생각하면 할수록 부들부들 떨리는 규현의 그 말도안되는 장난에 혼자 머리를 두드리며 고민중이였다. 안그래도 얼마전 공식중 하나인 ' 은해 ' 가 자신들은 진짜 리얼이라고 - 물론, 리버스해서 해은 -  멤버들에게 폭로..... 도 아닌 통보를 해놓아서 ' 어떻게 저럴수가있어!! ' ' 이걸 남들이 알면?! ' ' 설마.. 설마 나도 저렇게!!!! ' 라는 별의 별 생각을 안겨주었건만 팀내 또 다른 공식으로 자신과 커플인 규현이 그딴 말도 안되는 장난을 쳤으니.. 성민으로썬 이건 숨이 넘어갈만한 어이없는 이야기였다

 

 

 

 

 

 

 

 

" 성민아, 뭐하냐- ?"

" 혀엉--- "

" 왜-"

" 조규딩이 이상한 장난쳤어요오- "

 

 

 

 

 

 

 

 

 

울먹울먹, 성민이 금방이라도 눈물을 한바가지 쏟아낼것만 같은 눈을 하고 영운을 올려다 보자 그 모습이 또 귀여운지 피식 웃으며 성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영운이 찬찬히 입을 열었다.

 

 

 

 

 

 

 

 

" 성민아- "

" 응, 형- "

" 너 살쪘냐- "

 

 

" 에씨!!! 형!!! "

" 푸흐.. 하하하하하하 "

 

 

 

 

 

 

 

 

젠장 잊고있었다, 성민은 영운도 자신을 놀려대는걸 좋아한다는 걸 잊고있었던 자신을 열심히 책망하며 홱 뒤돌아 빽- 소리 질렀다.

 

 

 

 

 

 

" 형이랑 안놀아요!! "

 

 

 

 

 

 

 

 

* * *

 

 

 

 

 

 

 

 

규현은 분명 26살의 늙은 나이임에도 끝까지 자신은 동안이라 우기는 현재는 진지한 표정으로 한참 고개를 이리갸웃 저리 갸웃하는 아마도 리더 이특씨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 아씨, 이거 답은 아는데 꼭 말해야 하는거냐 ? "

" 뭔데요. "

" ..... 사랑해, "

 

 

 

 

 

" 꺼지삼. 이라고 했대요. "

 

 

 

 

" 이런 개새끼야!!! "

 

 

 

 

 

 

규현이 정수의 입에서 나온 답에 푸하하 웃어제끼는 대신 썩소로 비웃어주며 가운데 손가락까지 들어보이는 센스를 발휘하여 주자 얼굴이 욹그락 푸르락 해지던 정수는 냅다 손가락질을 해대며 ' 따다다다 - ' 특유의 말빨로 규현을 쏘아붙이려 하였지만 뒤에와서 가만히 끌어안는 희철에 의해 들었던 손가락을 내릴수 밖에 없었다.

 

 

 

 

 

 

" 우리 오리, 존나 이쁜말 사용했네-, 그리고 .. 누구한테 사랑해- ? "

" 희, 희철아... "

 

 

 

 

 

" 박정수, 닥치셈. "

 

" 아이- 희철아아아- "

 

 

 

 

 

 

 

젠장.. 여기도 커플이다, 커플!!! 규현은 사실 성민만 모르고 있는 이 커플들만 가득찬 곳에서 탈출하고 싶었다. 그래 성민은 ' 해은 ' 만 있는줄 알았겠지만, 해은만 있는건 아니였다. ' 희특 ' 도 있고, ' 예욱 ' 도 있고, ' 원경 ' 도 있었다. 그래, 이렇게.. 이렇게 커플이 가득 차 있다는 걸 성민만 모르고 있는거였다.

 

 

 

 

 

 

규현은 정수 엿먹이기를 시도했던 자신의 머리를 조용히 두드려 주고는 크게 한숨을 내쉬곤 예전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지만 이내 날라온 배게에 의해 눈물을 머금고 성민이 있을 방안으로 향했다.

 

 

 

 

 

 

 

* * *

 

 

 

 

 

 

 

 

" 으히히- 규현-아-- "

" 왜요, 형, "

 

 

 

 

 

 

 

 

그 장난을 친지 몇일 뒤 성민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규현을 대했고 그 모습에 규현은 다행감을 느끼며 한편으론 씁쓸함을 느꼈다. 정말로 장난으로만 알고있는건가.. 싶어도, 뭐 어쩌겠는가,

 

 

 

 

 

 

 

 

 

" 내가 정수형한테 재밌는 얘기를 들었거든-? 해줄께 !! "

" 이상한거면 맞을줄알아요. "

" 아, 이상한거 아니야!! "

 

 

 

 

 

 

 

분명히 정수형이 해준 얘기면 이상한 얘기일 확률이 90%에 죽이고싶은 충동이 들 얘기일 확률은 10%였다. 한마디로 정수가 하는 얘기중에 제대로 된 얘기는 없었다. 그런데 그런 정수한테 들은 얘기라니... 규현은 성민이 어떤 괴상한 이야기를 할까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론 궁금하기도 했기에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 있지, 일이랑 이가 놀고 있는데, 삼이 와서 놀아달라고 했대!! 그때 이가 뭐라고 그랬게?! "

" 뭐야.... "

 

 

 

 

 

 

이건 규현이 정수에게 해준 얘기였는데 그 얘기를 그새 정수가 성민에게 써먹었나 보다. 분명 이건 모두가 아는 얘기라서 답인 ' 사랑해 '를 말하는거 였지만 싫어하는 사람이나 만만한 사람 엿먹이기에는 그 사람이 ' 사랑해' 라고 답을 말하면 ' 꺼지삼 ' 이라고 상큼하게 답해주는 그 얘기인데........ 이거이거 아무래도 성민에게 규현은 만만한 사람, 싫어하는 사람이였나 보다. 규현은 기대에 가득찬 눈초리로 자신을 보는 성민을 가만히 내려다 보며 사랑해라고 할까 꺼지삼이라고 할까 고민에 빠졌다. 아무래도 저렇게 기대에 차있는데 꺼지삼이라고 하면 안될거 같지? 란 생각에 규현은 맞은편 자기 침대에 앉은 성민의 옆자리에 앉아 마치 약속이라도 하는것 처럼 옆을 짚고 있던 성민의 손, 새끼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걸고 입을 열었다.

 

 

 

 

 

 

 

" .......... 사랑해, "

" ........................ "

 

 

 

 

 

 

 

성민은 규현의 입에서 나온 사랑해라는 말이 너무나도 달콤해서 입을 열수 없었다. 분명히 저렇게 대답하면 ' 꺼지삼'이라고 장난끼 가득한 목소리로 답해줘야 하는데, ' 사랑해 ' 라는 말이 너무도 달콤하고 애달파서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 뭐야, 꺼지삼 안해요? "

" ..... 아,알고 있던거야? "

" 그거 내가 정수형한테 써먹은거에요, "

" ..에이.. 뭐야- 역시 사랑해도 장난이지? "

 

 

 

 

 

 

장난이여라 장난이여라, 아직 사랑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무서운건지 성민은 두 눈을 꼭 감고 그렇게 빌었지만 이내 귓속에 콕- 박히는 규현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뜰수밖에 없었다.

 

 

 

 

 

 

" 나는 그런 장난 안쳐요. "

" ....예,예전에는 장난이라면서.. "

" 그거야 형이 나 싫어하는거 같으니까..... "

" 나,나는 싫어한적 없는데.. "

" 푸흐.. 나도 알아요, "

 

 

 

 

 

 

규현은 동글동글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성민이 너무나도 귀여워 절로 웃음이 나왔다. 사실은 장난이라고 말해야 되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속에 살고있는 악마는 그걸 허용하지 않는거 같았다. 아아, 부담주긴 싫었는데...

 

 

 

 

 

 

" 형, "

" ... 으,응.. ? "

" 내 마음 알았으니까요- ... "

" ...응.. "

" 앞으론 장난이라고 생각하지 마요, "

" 으.. 응, "

 

 

 

" 사랑해, 사랑해요 .. "

" ....응.. "

 

 

 

 

성민은 거부감이 들지 않는 자신이 너무나도 이상했지만 새끼손가락 끝에서 올라오는 작은 온기가 너무도 좋아서 이러는 것이라 생각하며 베시시 미소지었다. 그래 좋은것도 아니겠지만, 싫은것도 아니다. 어쩌면..... 좋아질수도 있겠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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