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드라마

억스 2021. 10. 14. 23:47

[출처] https://blog.naver.com/nickykim156423/222534148387

 

“오징어게임”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 (ft. K–콘텐츠 쟁탈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인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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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인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9월 17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이후 이례적인 페이스로 83개국에서 “TOP 10 1위”로 부상하면서 한국 드라마및 비영어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전세계를 석권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넷플릭스의 최고 콘텐츠 책임자이자 CEO인 “테드 사란도스”도 지금 추이로는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권 넷플릭스 작품 중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이며, 넷플릭스가 현재까지 선보인 모든 콘텐츠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 작품이 왜 이렇게 큰 인기를 얻고 있을까요?

사실 오징어 게임은 다소 생소한 제목과 사회적으로

밑바닥을 경험하고 있는 주인공들, 게다가 영어가 아닌

한국어 대사 등, 얼핏 보면 세계적 히트 조건을 갖췄다고

하기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영화 내용도 꽤 취향이 갈리는 “데스게임”

장르입니다.

오징어 게임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면서 반응이 극과 극이었는데, 해외에서는 극찬이 쏟아졌던 반면, 국내에선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 많고 데스게임이라는 장르를 감안했을 때 지루하고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후기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한국형 데스게임” 장르라는 기대감이 컸던 마니아들의 평가가 박해 정주행을 망설이는 사람도 적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One of the best pieces of motion picture art

(영화예술 최고 걸작 중 하나) vs 장르 특성에 비해

긴장감이 전혀 없음>이라는 극과 극의 반응으로 나뉘고 있는 오징어 게임은 미국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에서 토마토지수 100%를 받았지만, 영화 추천 플랫폼 “왓챠피디아”에서의 평점은 2.9점에 불과했습니다.

평점을 낮게 준 사람들 가운데는 오징어게임이 기존

데스게임 장르에서 주목 받았던 작품들과 차별화되지

않을 뿐더러 개연성이 낮고 신파가 많아 장르 특성인

박진감이 무뎌졌다는 관람평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국내 시청자에겐 익숙하게 느껴진 소재가 해외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고, 또 기존 데스게임

장르가 추구하는 오락성과 흥미 위주의 스토리 보다는 메세지와 작품성에 보다 초점을 뒀기 때문에 해외에서의 반응이 유독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징어 게임에 대한 영미권 시장의 호평은 장르보다는

소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작품을 지배하는 정서가 지극히 한국적인데, 여기서

매력을 느끼는 것입니다.

어둡고 불편한 현실적인 분위기에서 나오는 위트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방식과 다르고 탈북한 새터민, 다 큰 자식을 책임지는 노모 등 등장인물도 새로울 뿐 아니라,

생존게임도 구슬치기, 줄다리기, 딱지치기 등 다분히

한국적입니다.

일각에서는 오징어 게임의 설정에 대해 일본 만화 “신이 말하는대로”(神さまの言うとおり)와 1996년 출간한

“후쿠모토 노부유키” 작가의 작품 “도박묵시록 카이지”

( 賭博黙示録カイジ)와의 유사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고, 또 해외에서는 영화 “배틀 로얄”이나 “헝거

게임”을 믹스한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마스크와 붉은 유니폼을 입은 수수께끼의 게임 호스트들의 비주얼은 넷플릭스 스페인 오리지널

히트작 “페이퍼 하우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분명 오징어 게임을 시청하다 보면 기시감도 느껴지고

스토리에 있어 신선함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만약 이 작품의 논점이 그 부분에만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전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우선 표절 시비가 돌았던 일본 만화 “카이지”의 경우,

이 작품이 드러내는 콘텐츠의 미학은 당시로서는 파격이자 충격이고 시대를 사는 우리의 현실 그 자체였습니다.

카이지의 세계관은 그 이후 쏟아지는 비슷한 소재의

작품과도 결을 달리했는데, <배틀로얄, 아리스 인 보더랜드, 라이어 게임, 신이 말하는 대로> 등 게임을 소재로 한 작품이 무수히 쏟아졌지만, 그것이 보여주는 세계관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게임의 소재가 아무리 기발해도, 참가자들이 게임 과정에서 보여주는 해결 방식이 아무리 비참하고 잔혹해도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의 일일 뿐이었습니다.

오락실에서 내가 가진 아이템이 다 죽는다고 내 인생이 망가진다고 느껴지지 않듯 말입니다.

그들의 세계관은 여전히 오락적이고 환상적입니다.

 

 

반면, “K세계관”을 내세우며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1위에 오른 오징어 게임은 게임을 소재로 한 기존 작품과 비교해서 "신선하다" "독창적이다" 같은 호평이 특히 외신을 중심으로 나오면서 오징어 게임을 “K세계관”을 상징하는 언어로 미화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들의 현실 이야기를 실감나게 다뤘다는

점을 K세계관의 특징으로 꼽았던 것입니다.

표절 의혹에 대해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2008년 경제적으로 힘들어 거의 만화방에서 살 때 배틀 로얄, 라이어 게임, 도박묵시록 카이지, 헝거게임” 등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 기존 작품과 가장 큰 차이점으로 게임

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점, 영웅과 천재가 없는 루저

(패배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을 꼽았습니다.

문제는 영감이라는 건 기존 작품에서 힌트를 얻어 다른

작품으로 인식되게 하는 과정과 결과가 중요한데, 과연

오징어 게임이 그저 영감에만 그쳤는지에 대해서는 다소의문이 남는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황감독은 “표절이 아닌 영감”이라고 표현하면서 그 주요 동력으로 "게임보다 사람이 먼저 보이는

구성”을 언급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배틀 로얄, 헝거

게임, 신이 말하는대로” 등은 게임이 먼저 보이는 게

사실이며 게다가 제목도 게임을 암시하는 단어로 구성됐습니다. 반면 형태적으로 오징어 게임은 제목부터 게임을 암시하는 단어를 달았지만, 이미 시작부터 “인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내용적으로도 수많은 게임이

나오지만, 그 과정의 이야기는 대부분 인간 관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시작으로 의지와 패배감, 두려움과 희망으로 점철됐습니다.

그간 오징어 게임의 표절 시비는 “신이 말하는 대로”의 달마인형이 오징어 게임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게임 유형이 비슷하다는 정도로만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종목이 아니라 구상과 세계관입니다.

오징어 게임이 감독의 말처럼 다른 비슷한 작품의 영감으로 빚은 세계관을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으로 수작의 반열에 오른 것인지, 아니면 앞서 언급한 표절로 제기된

여타 작품들의 주요 구상을 본떠 더 세련되고 역동적이고 흡인력있는 콘텐츠로 다듬은 아류인지는 저작권자인 작가들의 공방으로 해결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한편, 미국 CNN은 “오징어 게임은 정말 최고다. 그저

화제작이라고 하는 것은 소극적인 표현”이라고 절찬

했고, 영국 가디언지는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를 사로잡은 지옥 같은 공포쇼이자 영화 기생충처럼 이 작품에도

완전히 분리된 두 계층이 등장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고 표현했습니다.

프랑스 BFM 도 “오징어 게임이 비평가들과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게

해주면서 지금껏 단 한번도 본 적도 없는 잔인함을 보이는 점이 특징이자. 방탄소년단과 영화 기생충에 이어

한국 문화가 지금처럼 이렇게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끈 적이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는 넷플릭스 프랑스가 이 드라마의 체험관을 기간 한정으로 오픈하여 3000명이 대기했다는 뉴스가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무엇이 사람들을 그토록 열광시키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자본주의 비판"을 글로벌 보편성으로 꼽았고, 게임 자체보다 사람이 보이는 작품이라는 점이 드라마의 매력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오징어 게임의 보편성은 자본주의 속에서의 인간의 욕망, 본성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돈에 찌들려 벼랑 끝에 선 사람들과 게임을 주최한

가진 사람들 모두에게 공통되는 “욕망”과 “인간의 본능”이 사실상 전세계의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또한 현재 세계적인 코로나화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 작품이 공감을 부르고 있는 이유일 수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데스 게임”은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도 꽤 친숙한 콘텐츠에 속합니다.

스토리 역시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위해 목숨을 걸고 상금을 노린다는, 어찌보면 지극히

단순한 작품이지만 오징어 게임의 경우 “휴먼드라마”로

등장하는 것이 단순한 데스게임과는 차별화되는 포인트

입니다.

글로벌 보편성에 한국만의 로컬 색상을 입힌 점도 인기의 비결로 꼽힙니다.

예를 들어, 한국 전통 문화를 바탕으로 한 아이들 놀이나 참가자들이 입는 추리닝 등은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이국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영화 속 등장인물들처럼 자신들도 꼭 체험해 보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켰는데, 이

정도 인기를 끈 것은 앞에서 언급한 요소들이 잘 결합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극중에 등장하는 한국의 전통놀이 “달고나 뽑기”는 각국에서 다양한 패러디가 탄생하고 있으며, 달고나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세트는 유명 온라인 쇼핑 사이트 “이베이” 등에 등장해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끌어모으는 또 다른 이유는 치밀하게 짜여진 줄거리와 리얼한 묘사력에 있습니다.

실제로 이 작품을 본 사람들은 총 9화로 나눠진 각각의

에피소드들의 구성력이 압권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매 회 선보이는 하나의 게임에서 진행되는 단순한 원패턴 구성보다는 적당한 타이밍에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적절한 게임씬을 등장시키는 흐름을 중시한 구성을

선보였는데 그로 인해, 이정재가 맡은 주인공 기훈을

시작으로, 게임에 참가하는 주요 등장인물들의 인간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습니다.

 

 

또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사람들 사이에서의 유대나 배신 등 각각의 관계성이 쌓여가는 것을 보는 재미도

있고, 그들에게 놓인 처지도 결국엔 양극화 사회가 그

배경에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 역시 보는 이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인간의 목숨을 건 생존 게임이라는 부분에서 오는 긴장감도 충분하지만, 규칙 자체보다는 인간 드라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오징어 게임은 데스 게임과 인간 드라마 사이의 적절하고 절묘한 흥정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검정 마스크를 쓴 인물의 정체가 밝혀지는

장면에서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윤리관을 묻는 것 같고, 시청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영화 끝까지 일종의

비틀림 효과를 준 것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성이 성적 대상물로 반복적으로

묘사된다고 하여 "여성 혐오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특히 젠더 문제에 민감한 2030대 중에는

이 작품을 볼 가치가 없다고 혹평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극 중에서 사용된 전화번호가 사실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으며,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 그 번호로

전화를 2000통 넘게 거는 바람에 해당 번호 사용자는

물론 비슷한 번호 사용자들까지 잇따라 피해를 호소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습니다.

이후 관계자는 앞으로 오티티 드라마까지 번호 제공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게임 참가자들이 상금을 노리는 뒷배경에는 빠짐없이

가족이 따라다닌다는 점과 한국 드라마에나 있을 법한

빤한 결말이라 진부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이는 자동차 공장에 다니던 평범한 기술자였던 주인공이

불황의 여파로 갑자기 해고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사업에 실패하고 순식간에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전락한 인물이라는 설정에서 비롯됐습니다.

이것은 실제로 2009년 발생한 “쌍용자동차 공장 쟁의”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는데, 기훈의 캐릭터를 보면서 2009년 77일 동안 사측의 일방적 해고에 반대하며

옥쇄파업을 진행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떠올랐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쌍용차는 경영진의 경영실패로 전체 5000명의

노동자 중 절반이 해고되거나 무급휴직자 신분으로

돌리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경영진은 이런 경영 위기를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을 사실상 지지 않았고, 노동자만 그 책임을

떠안아야 했습니다.

이후 길거리에 나앉은 노동자와 그의 가족들은 생활고에 시달렸고, 극단선택 등으로 30명 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막다른 길에 내몰린 이들이 선택하는  마지막 수단이

죽음 뿐인 상황에서, 만약 이들이 “오징어 게임”과 같은

황당하고 비현실적인 제안을 접한다면 과연 그들은 이

제안을 선뜻 거부할  수 있을까요.

두 달여간의 파업 도중 전경의 투입으로 인해 다수의

부상자와 자살자가 발생하는 등 비극적인 사건으로 알려졌지만 시청자들 중에는 “기시감이 있는 이야기”라는

이유로 식상한 느낌이 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실제로 쌍용차 사태를 참고했다고 밝힌 감독은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해고와 파업, 이어지는 소송과 복직투쟁,

해고자 및 가족들의 극단적 선택까지 뉴스로 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중산층이던 평범한 노동자조차도 해고와 자영업의 실패로 가장 밑바닥까지 떨어질 수 있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기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서바이벌 게임을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유,

우화처럼 만들고 싶었다.

이 작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세상이

됐다는 게 작품으로서는 좋은 일일지 모르지만

세상으로 보면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작품 말미에 기훈은 게임 설계자들을 향해

“난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그래서 궁금해 너희들이

누군지. 어떻게 사람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

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누가 우리를 말처럼 살게 하는 경쟁구조를 만들어

냈을까, 그걸 물어야 하고 궁금해해야 하고 알아내야 한다. 이것이 시청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였다.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감독의 말처럼 이제는 살벌함이 사람들에게는 낯익은

세상이 되어버린 것일까요?

한국적 소재가 담긴 이 작품이 전세계에서 이렇게 큰

인기를 끄는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결국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특별한 게 아니라, 다른 세계에서도 똑같이

공감을 사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징어 게임에서 인상에 남은 것은 데스게임의 주최자가 “게임을 하는 중에는 모두 평등하다”라고 말한 씬입니다. 물론 궤변이긴 하지만 전세계에서 지난 10년을

“좀비 민주주의 시대”라고 하듯, 공정성이 무시되는

현실 역시 이 작품이 인기를 끌게 된 배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황 감독이 극본을 팔던 2008년경에는

“내용이 살벌해 낯설다”며 거절당했다고 하는데, 이제는 그런 살벌함이 낯설지 않은 세상이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흥행 이후 흥미로운 것은 한국 드라마가 잇달아 글로벌 인기를 끌면서 K-콘텐츠 자체에 대한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것 중 하나가 사건이 아닌 “관계와 감정에 대한 집중”입니다.

할리우드를 비롯해 대부분의 콘텐츠가 사건 전개에 집중하는 반면, 한국의 스토리텔링은 인물들의 관계, 특히

이들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파고들면서 여러 문화권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서구의 전통적 영웅과 다른 “평범한

영웅”의 탄생도 주목할 만합니다.

지난 몇 년간 전 세계를 휩쓴 대표적 서사는 “마블 유니버스”를 필두로 한 “히어로물”이었습니다.

냉전 구도가 무너지고 현실 세계의 큰 적이 사라지자

대중 서사는 판타지 세계로 날아가 거대 악을 내세웠고, 여기에 히어로들이 군단으로 나서 싸움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K-콘텐츠는 다시 첨예한 문제가 들끓는 현실로 돌아와 히어로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 궁지에 몰린 약자들이 연대해 벌이는 싸움을

그리고 있습니다.

“오징어게임”에서는 돈 때문에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데스게임을 벌이면서도 서로 손을 내밀고, 미국 넷플릭스 3위에 오른 “스위트홈”에서는 외톨이 고등학생이

낡은 아파트 주민들과 함께 괴물에 맞서 싸웁니다.

넷플릭스 영화 1위에 올랐던 “승리호”에서도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약자들이 힘을 모아 자신들의 정의를

이뤄냅니다.

 

 

할리우드가 백인 중심 서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

흑인, 여성을 히어로로 등장시키며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결국 뛰어난 힘을 가진 강력한 영웅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한국적 스토리텔링은 전통 영웅

서사의 판을 전복하며 나름의 답을 모색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징어게임은 K-콘텐츠의 또 하나의 정점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수많은 분석과

영상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언어의 벽을 넘어선

공감되는 스토리가 작품의 인기를 끄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 에서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 글들은 “1화부터 9화까지 단번에 완주했다”라는 내용으로

유기적인 스토리와 매 에피소드 마다 전개되는 템포가 좋아서 중간에 질릴 틈이 없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시청자로 하여금 “이번 화에서는 어떻게 될까? 이것은

무슨 복선일까?”라고 생각하게 하는 부분들이 각 화

마다 여러 번 등장하고 있으며, 관련 복선들이 다음 편에나타나기 때문에 보는 이들에게 몰입감을 안겨주는

장면들도 많습니다.

또, 전반부에 게임 참가자들의 배경이 밝혀지는 드라마 속 장치도 보는 이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격리된 장소에서 실행되는 서바이벌 게임의 경우, 참가자들의 과거나 신원은 아무래도 회상 씬이나 본인의

이야기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에서는 게임 룰의 사용을 통해 참가자들이 가진 배경설명을 스토리 속에 잘 내재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등장인물들도 탈북자, 깡패, 외국인 노동자, 몰락한 엘리트 등 모두 알기 쉬운 캐릭터인 만큼 최소한의 배경 묘사만으로 각 캐릭터의 성향과 심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최근 틱톡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에서 오징어 게임과관련된 각종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극 중 마음에 드는 씬을 묘사한 일러스트나 애니메이션이 확산되면서 이

작품이 더욱 주목을 받게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잡은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과연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까요?

분명 2020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처럼, 오징어 게임 역시 한국 콘텐츠의 실력과 위상을

보여주는 작품으로서 전세계적인 주목도가 높아질거라고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오징어 게임이지만,

한편으로는 지식재산권(IP)이 넷플릭스에 귀속되는

탓에 아무리 세계적 화제작을 만들어도 제작사는 일정 수익 이상을 받을 수 없어 불공정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즉 재주는 오징어게임이 넘고, 돈은 넷플릭스가

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개봉 후 성적에 따라 제작사의 수익이 결정되지만,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제작비의 약 120%가량을 선지급한다고 하는데,

사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이같은 시스템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만들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흥행을 위해 몸을 사렸다면 오징어게임은 결코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게임은 10년 전에 구상한 작품이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투자를 거절당했다고 밝히면서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투자로 제작 환경이 변화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수익 배분보다 플랫폼 역량

입니다. 디즈니플러스까지 상륙을 앞둔 상태에서 토종 OTT는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앱

사용자 수 분석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910만명이 넷플릭스를 이용했는데, 2~4위인 웨이브(319만명), 티빙(278만명), U+모바일tv(209만명)를 모두

더해도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시장에서도 이만큼이나 차이 나는데, 여기에 넷플릭스는 거대한 해외시장까지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좋은 콘텐츠는 넷플릭스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토종 OTT가 앞다퉈 거액의 투자를 선언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발굴에 나섰으나, 아직 눈에 띄는 대박 작품은 나오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굳어진다면 한국은 글로벌 OTT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하청 생산기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습니다. 오징어게임의 제작비는 회당 약 2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기준에서는 상당한 규모지만 회당 제작비가 600만~700만 달러(약 72억~84억원)에 달하는 “왕좌의 게임” 같은 해외 대작과 비교해 가성비가 뛰어납니다.

비용 부담도 적은 데다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먹히니 글로벌 OTT들이 앞다퉈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재주는 한국 창작자가 넘고, 돈은 글로벌 플랫폼이 벌게 되는 것이기에 당장의 성공에 마냥 기뻐하기보다는 장기적인 플랫폼 육성 문제를 반드시 고민해야 합니다.

OT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참가자들의 경쟁 역시 치열합니다. OTT 미디어 중 시장 규모가 가장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SVOD 시장은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입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공룡이라 불리는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에 디즈니 플러스나 애플, 아마존 같은 유수의 글로벌 콘텐츠 및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잇달아 SVOD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거기에 미국 영화·드라마 전문 유선 방송 〈HBO〉,

영화관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미국 케이블

업체 컴캐스트 같은 전통 미디어 콘텐츠 기업들도 시장에 참가하면서 이른바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형국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SVOD 시장의 승자가 다가오는 새로운 미디어·콘텐츠 시장의 승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습니다.

치열한 OTT·SVOD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역시 잘 만든 콘텐츠입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유튜브 같은 공개 플랫폼과 달리 매달 비용을 지불하는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구독자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이 점점 포화 상태에 달한 지금 어떻게 하면 구독자를 빼앗아올지가 중요한 전략 목표입니다.

콘텐츠의 양도 중요하지만 오리지널 콘텐츠로 불리는

독점 콘텐츠에 따라 구독자들이 얼마든지 서비스를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서비스에서 경쟁자와 차별된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글로벌 플랫폼이 잇달아 K-콘텐츠에 관심을 보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2021년 한 해 넷플릭스의 전체 콘텐츠 투자 예상액은 20조 원으로 이 중 6000억 원에서 8000억 원에 가까운 비용을 우리나라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지난 5년간 투자한 금액을 한 해 다 쏟아부을 계획인 셈입니다.

넷플릭스의 과감한 투자는 그동안 K-콘텐츠로 얻은

이익이 만만치 않았다는 배경이 깔려 있습니다.

2020년과 2021년 상반기만 해도 〈사랑의 불시착〉부터 〈이태원 클라쓰〉 〈스위트 홈〉 〈승리호〉 〈빈센조〉까지

다양한 K-콘텐츠가 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것도 이러한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넷플릭스의 회원 수는 2억 명을 돌파했는데,

아시아 시장의 성장이 뒷받침됐기 때문입니다.

북미 시장에서 디즈니 같은 후발 주자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성장세가 둔화되자 글로벌로 눈을 돌린 것이 성공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아시아 시장 확대 전략에서 K-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습니다.

이제는 아시아 전체의 성장을 위해 K-콘텐츠는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움직임은 콘텐츠 강자인 디즈니 플러스 같은 새로운 서비스 경쟁자의 등장과 맞물려 있습니다.

북미 시장에서 넷플릭스를 위협하고 있는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이 우리나라와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시장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디즈니 플러스의 시장 진출 추세를 감안하면 2026년 넷플릭스가 디즈니 플러스에 1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 시장을 잡는 플랫폼이 OTT 전쟁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후발 주자인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이 아시아 시장, 특히 K-콘텐츠에 집중하리라 전망하는 이유입니다.

후발 주자의 K-콘텐츠 투자액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넷플릭스 투자액에 준하거나 그 이상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경쟁이 본격화되면 글로벌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K-콘텐츠의 몸값은 점점 높아질 것이며 한류의 흐름도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징어게임이 한국드라마 최초로 전세계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 1위에 오르면서 블룸버그는 “한국 콘텐츠가 할리우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다가

“오징어게임”에서 확인했듯이 한국의 콘텐츠 생산 능력은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할리우드에 필적할 만하다는 것입니다.

 

 

안전한 삶을 보장받는 대신

바뀌지 않을 현실로 되돌아가겠는가?

VS

인생 역전을 위해 목숨도 던질 수 있겠는가?

오징어게임은 이 두 가지 절대적인 조건에 대해 굴복하는 인간의 본성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돈'과 '죽음' 앞에서 초연해질 수 있을까요?

이 작품을 시청하는 우리들도 지금 이 순간 오징어 게임을 하며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욕망은 결코 채워지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또 다른

대상을 찾아 욕망의 회로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오징어 게임의 오일남 노인의 말은 결핍으로서의 욕망을 극명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자네, 돈이 하나도 없는 사람과

너무 많은 사람의 공통점이 뭔 줄 아나?

사는 게 재미가 없다는 거야.

돈이란 대상을 통해 욕망이 채워질 거라 생각했지만,

돈을 벌어도 "재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남 노인이 또 다른 욕망의 대상으로 여러 게임들을 기획했듯이, 사람들은 또 다른 연인을 찾아, 명품이나 승진, 권력 등의 대상을 찾아, 끝없이 가고 또 가는

환유(metonymy)를 합니다.

명품이나 고가 주택 같은 기표(記表)에 눈독을 들이며 자신의 욕망을 채워줄 것이라 기대하지만, 그럼에도

욕망은 채워지지 않습니다.

노인의 말대로 "재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극중 첫 번째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달려 나가던 일남의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그는 돈 같은 대상이 자신의 욕망을 절대 채워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터득했기 때문에, 그는 지금의 삶의 게임, 그 과정 자체에 만족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콘텐츠는 시대를 반영합니다.

이토록 개성이 강한 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은 지금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 등이 소외감과 억울감 등을 호소하는 가운데 이들은 오징어 게임, DP와 같은

콘텐츠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과 같은 소위 '배틀로얄'(최후의 1인이

살아남을 때까지 벌이는 생존싸움)류 서사의 유행이

경쟁의 고도화와 같은 사회문화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현대사회의 무한경쟁 체제에서 누가 우위에

설 것인가에 대한 물음들이 많이 던져지고 있습니다.

왜 현대인들이 이렇게 살아가느냐는 질문이 글로벌

사회에서 먹힌 것 같습니다.

실제로 빚 없이 사는 사람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감정이입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임에서 진 사람이 죽음을 맞는 규칙은 현실에서는

다르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입시경쟁, 조직에서의 성과전쟁, 주식시장 등에서

실패한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육체적·정신적

으로 건강에 심각한 파괴를 겪는 일이 드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고 자란

세대가 일본의 생존서사를 많이 소비하는데, 이것이

<오징어게임>의 흥행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빈부, 선악, 승자와 패자, 고정적 성 역할 등 다소

유치할 정도의 극단적 이분법적 서사에 이색적인

놀이와 사회비판 메시지가 가미되면서 눈에 익숙해

힘들이지 않고 볼 수 있는데, 새롭다는 점이 <오징어

게임>의 흥행 포인트 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또,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 등 주제의식이

흥행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해외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세 작품, <킹덤>(2019),

<기생충>(2019), 그리고 <오징어 게임>에는 모두

계급·계층의 단절과 갈등에 대한 비판의식이 들어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주제의식이 장르적 재미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오락적 재미만 추구한

여느 장르물과 <오징어게임>은 다르다는 인식을

세계인들에게 심어줬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반영한다는 이유로 여성캐릭터들의

가능성을 끝까지 살리지 못한 점이나, 플롯상 미완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남습니다.

시즌2에서는 경찰 황준호(위하준 분)와 프론트맨

황인호(이병헌 분)의 숨겨진 서사 등 시즌1에서

드러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보완이 있으면 좋을 듯

합니다.

오징어 게임 평론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