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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등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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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구경하기/청주박물관(淸州博物館)

2019. 8. 30.


일제강점기인 1931년 한글로 만들어진 요리책입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2018년 이관되어 이번년도 말까지 전시한다는 소식을 듣고 박물관을 찾았습니다

박물관 로비는 수리를 한다고 막아 놓고 다른 곳으로 출입구를 만들었더군요

전시품은 별로 변한것이 없는 것 같아 2019년 7월5일에 충북유형문화재 제 381호로 지정된 반찬등속만 보고 나왔습니다.





“가물치 살을 발라 술에다가 빨고 좋은 유장에 주물러서 아랫목에 개를 덮 넣어 덮어 두었다가 먹으라”“, 전복을 돈짝만치 저며 좋은 간장을 안동하여 짠지를 담되...”“좋은 고추를 실같이 오리고 달걀을 잘 부쳐 또 실같이 오리고 하여서 두가지를 잘늠작하게 잘라서 인절미에다가 털같이 색을 섞어서 부치고...”“북어대강이 하여 먹는 법은 참기름을 바르고 소금 술술어져 관불에 바싹 말려 먹으라”. 이 낯선 조리법들은 100년 전 청주 식생활 문화를 기록한『반찬등속』1)에 실린 조리법들이다.

『반찬등속』겉표지 제일 오른쪽에는 문자책이라고 쓰여 있고 그 옆으로‘계축납월 이십사일’이라고 쓰여 있는데 지금으로 말하면 1913년 12월 24일로 이는 이 책의 간행연대로 보인다. 그러니 올해가 꼭 100년이 되는 해이다. 책 표지의 왼쪽편에는 이책이 어떤 책인지 알려주는데‘반찬 하는 것을 엮은 책’이라는 뜻의 한자어‘찬선선책(饌饍繕冊)’,‘반찬을 만드는 일 등’으로 해석되는 고 한글‘반찬하난등속’이라고 쓰여 있다.

『반찬등속』의 저자는 책 뒤표지 안쪽에 적힌‘청주서강내일상신리’라는 문구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상신리는 현재 청주시 흥덕구 상신동의 옛 마을이라, 이 마을에 살던 누군가가 썼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이 요리책이고 한글로 쓰여진 점,‘아버님께 글을 올리옵니다.’라는 편지글이 친정아버지께 올리는 글로 보여 상신리에 살던 한 집안의 며느리가 쓴 걸로 보인다. 상신마을은 청주시의 서북쪽에 위치한 마을로, 당시 진주 강씨가 집성촌을 이루며 살던 곳이다. 따라서 저자는 시기와 정황상 진주 강씨 며느리인 밀양 손 씨인 것으로 추정된다.




『반찬등속』은 30장에 걸쳐 김치류, 짠지류를 비롯해 안주류, 과자, 떡, 술, 음료 등 46가지 음식이 종류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이 쓰여있다. 김치류는 7가지 : 무김치, 깍두기①, 깍두기②2), 오이김치①, 오이김치②, 고추김치①, 고추김치②/짠지류 9가지 : 짠지, 무짠지, 고춧잎짠지, 마늘짠지, 파짠지, 박짠지, 콩짠지, 북어짠지, 전복짠지/안주류 9가지 : 참등나무순·토란줄거리, 북어무침, 북어대강이, 가물치회, 오리고기, 육회, 전골지짐, 만두/과자류 6가지 : 산자, 과줄, 중박기, 주악, 박고지, 정과/떡 8가지 : 증편, 백편, 꿀떡, 곶감떡, 화병, 송편, 염주떡, 약밥/음료 2가지 : 수정과, 식혜/술3가지 : 과주, 약주, 연잎술/기타 2가지 : 고추장 맛나게 먹는 법, 흔떡을 오래두려면 등이다.

음식내용에서 알 수 있듯 봉제사(奉祭祀)접빈객(接賓客)을 위한 음식이다. 옛날 며느리는 손님이 갑자기 와도 밥상을 차려야하니 밑반찬이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했을 것이고, 제사를 받들기 위해 술을 빚어야 하고 안주류를 만들어야 했을 것이다. 또 집안 대소사에 쓰일 과자, 떡 등을 마련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니 일상적인 음식은 접어두고 집안에서 전수되는 특별한 음식들을 기록으로 남겼을 것이다.




반찬등속은 충북에서 간행된 최초의 음식 서적입니다.

반찬, 과자, 떡, 음료에 대한 한글 조리법이 적혀 있는데 100년전 청주 지역 음식 정보와 청주어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소두방(솥뚜껑), 두지기여(뒤적이어), 양님(양념), 나리여(내려) 등 47건 이상의 청주 지역 단어와 조사가 나오는 것으로 조사되어 그 당시의 청주지역의 토착어를 알수도 있는 최근 발굴된 자료로 학계의 관심이 지대한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