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 & History/Military

祈遇 기우 2010. 3. 24. 21:25

 

이왕 국가들이 폭력의 독점을 상실한 마당에, 왜 민간기업들이 조직한 자원 용병부대로 하여금 유엔의 하도급을 맡아 - 과거의 콘도티에리(역주:condittieri, 14~15세기 이탈리아의 용병 부대)를 비살상무기 등 미래형 무기로 무장시켜 - 싸우도록 하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자국의 청년남녀를 강간범과 학살자들이 우글거리는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의 비정규군을 상대로 싸우러 보낼 마음이 내키지 않은 정부들도 유엔이 여러 나라의 지원자들로 구성된 비정치적.직업적인 전투부대 - 임대용 신속전개부대 - 에게 도급을 주는데는 별로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는 유엔과 전속계약을 맺은 부대를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회사들이 엉뚱한 짓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국제적인 기본원칙들을 정해야 할 것이다. - 예컨데 초국적 이사회, 자금의 공개적 감사 그리고 장비를 임대해 주되 특정한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독자적인 군비강화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특별협정을 생각할 수 있다. 정부들이 직접 이 일을 할 수 없다면 그 일을 할 수 있는 기업체에 세계가 도움을 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 얘기를 들어볼래?

 

 

 

반대로 언제가는 국제적으로 인가된 '평화주식회사(Peace Corporation)'을 설립하게 되는 경우도 상상해 볼 수 있다. 이 회사들은 각기 지구상의 일정한 지역을 배정받게 될 것이다. 이들의 유일한 소득은 전쟁수행 대가가 아니라 각기 해당지역의 전쟁을 제한하는데서 얻게 될 것이다. 최근의 일정한 기준기간에 대비한 사상자 수의 감소가 이 회사들의 '제품'이 될 것이다.

 

이 회사들은 국제적으로 승인된 특별규칙에 따라 비정통적인 평화유지 활동을 할 수 있는 - 공인된 뇌물제공, 선전, 제한된 군사개입, 지역내 평화유지군의 공급 등 위임받은 일을 할 수 있는 - 광범위한 군사적, 도덕적 자유를 허용받게 될 것이다. 만일 예컨데 국제사회나 지역집단들이 용역비를 지불하고 이에 덧붙여 사상자가 감소하는 기간 중에 돈을 두둑이 내놓기로 동의한다면 그 같은 회사에 출자하고자 하는 개인 투자가들이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만일 이 일이 잘 안되더라도 세계 곳곳에 동기부여가 잘 된 평화유지 단체들을 보급할 다른 방도가 있을 것이다. 평화가 돈벌이 사업이 되지 않을 리 없다.

 

 

이런 아이디어는 어리석은 얘기처럼 들리며 또 실제로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아이디어는 좋건 나쁘건 일반적인 틀을 벗어난 생각이다. 그리고 여기서 이런 아이디어를 소개한 것은 우리가 일단 통상적인 제 2물결적인 틀을 벗어나서 생각해 보면 정체상태를 타개할 상상력이 풍부한 대안을 찾을 수도 있음을 설명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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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빈 토플러 '전쟁과 反戰爭 -21세기 출발점에서의 생존전략-' 이규행 감역, 한국경제신문사, 1994년, p.329~331

 

 

 

 

책은 아주 예전에 구해놓고 최근에 완독한ㅠㅠ 토플러 옹이 쓴 '전쟁과 반전쟁'의 한 구절입니다. 전 이 구절을 읽고 머리가 띵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같은 PMC라도 현재 우리가 보는 좀 부정적인 이미지의  PMC와 토플러의 PC는 완전히 상반된 개념이죠. 전자가 폭력을 수단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강요하는데 반해, 토플러의 PC는 폭력과 비폭력등 수단을 제한하지 않고 평화를 유지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익추구도 하지만 이는 평화를 유지할때만 보전받는 것이라 PMC의 그것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21세기의 용병 PMC - 블랙워터 대원들

 

 

  

저 개인적으로는 지극히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이기 때문에 실제 현실화 되기위해서는 아주 어려운 난관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되네요. 하지만 만약 저런 방안들이 실재한다면 우리 입장에서는 나쁠 일은 없을 겁니다. 아프간 파병같은 문제도 의외로 스무스하게 풀릴수가 있겠구요. 제 생각이지만 피로 평화를 얻는 것 보단 돈 주고 사는게 가능하다면 그게 나을때도 있지 않겠습니까? 우스개 같지 않은 우스개 소리가 있죠. 미국이 아프칸 전비로 아프칸을 도배했으면 아프칸은 진작에 친미 국가가 되었을 거라구요.^^ SF에나 나올법한 토플러옹의 글이지만 그런 미래를 한 번 꿈 꿔 봅니다.^^;;

 

 

* 위 사진의 토플러옹 이미지 학교다닐때 은사님의 이미지랑 비슷해서 왠지 더 정감이 가는군요.ㅋ

정전이라니
정전은 깨야 맛!!! ㅋ
한번 봐야 겠네요. 오늘 빌려보려합니다.ㅎ
지금은 정독 하셨겠네욤. 전 재밌게 봤는데 대릭스 님은 어떨지 모르겠네욤.ㅎㅎ
폭력에 대한 권리를 사기업에 위임하고 무슨 수단으로 기업을 제어할 것인지..
돈으로 제어한다지만 돈이 없어질 경우 그들이 벌일 일은 상상만 해도 무섭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를 주름잡았던 용병대들이 떠 오르기도 하지만, 토플러의 용병 고용주들은 그때의 고용주들이랑은 차원이 다르죠. 일단은 철저한 통제와 감시체계가 먼저 만들어져야 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