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 & History/전쟁의 뒷담화

祈遇 기우 2009. 5. 14. 15:41

 

 

지난번에 제 3제국의 여인들 1편을 작성했었는데 이번 편은 그 번외(?)로 봐주십사 합니다. 제목에 붙은 '애태운다.'는 뜻은 일반적으로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 누굴 너무 사모해서 애태울수도 있고 (애!애!애! 애타는 마음~이란 가사가 불현듯....) 아니면 저처럼 못난 자식때문에 애끓는 부모의 심정일수도 있고Orz, 이번 편 처럼 잡아서 족을 치던 목을 치던 주리를 틀던 하고 싶지만 결코 잡을수 없었던 스파이때문에 주름살만 늘어버린 히틀러의 심정일수도 있겠죠. ㅋ

 

 

 

이제 이야기 들어갑니다.

 

 

 

1940년 초, 나찌 점령하 프랑스에선 게슈타포들이 한 바탕 난리 법석을 떨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찾아 헤메던 이는 단지 "젊름발이 여자"라고 알려진 한 여인네에 불과하지만 이 여자가 그들에게 얼마나 위험한지는 게슈타포의 수배 전단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모든 연합국 스파이중 가장 위험한 존재." 이 문구가 말해주듯 그녀는 반드시 잡아서 처형하고 말아햐 할 위험인물 이었던 겁니다.

 

 

 

 

국제 여간첩. 앗! 박준규씨의 아벗님이!!!

 

 

 

그녀의 정체는 바로 34세의 미국인 버지니아 홀Virginia Hall 이었습니다. 1906년 미국 메릴랜드 주의 부유한 선박 재벌 집안에서 막내로 태어난 홀은 부모님의 축복덕에 최고의 학교와 대학을 대학을 다니다 유럽으로 유학을 가게 됩니다. 그녀는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등을 여행하면서 자신의 목표를 외교관에 설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 유럽 곳곳을 누비며 체험한 경험들은 자연스레 강한 도전의식을 심어줬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마침내 1931년 폴란드 주재 미 영사관에 서기관으로 발탁된 그녀의 인생은 순조로운 항해를 하는 것으로만 보였습니다만 신이 이렇게 편애한다면 공평하지 않겠죠.^^;; 1931년 터키에서 사냥을 즐기던 홀은 그만 한 순간의 실수로 자신의 왼발을 쏴버렸던 겁니다. 사고 부위가 워낙 치명적이었던 탓에 그녀의 무릅아래는 주인보다 먼저 저세상으로 가게되고..... 이제 나이 26세에 불과한 꿈많은 숙녀에겐 너무나 치명적인 상처였지만 홀은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좀 나이들은 주인공임다.

 

 

 

이후에도 그녀는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그곳의 풍습과 문화에 대해 많을 것을 배웠다네요. 하지만 국무부는 다리를 절뚝거리는 외교관을 바라지 않았고 결국 홀은 1939년 사직서를 제출하고 맙니다. 그리고 이때 붙은 별명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커스버트Cuthbert 1차대전시 영국에서 징병기피자를 의미했다고 하는데, 아마 그 당시 군대 안갈려고 일부러 다리를 잘랐던 독한 이들도 있어나 봅니다. -_-;;

 

 

 

 

어쨌거나 홀은 1940년 프랑스에서 구급차 서비스의 서류 정리원으로 정착하게 됩니다. 그녀의 스펙에 비하면 도무지 어울리지 않은 일이었죠. 하지만 이 또한 얼마 안가 엉망진창이 되고 맙니다. 바로 독일의 침략이 시작되었고 순식간에 프랑스를 먹어치워 버린 것입니다. 그야말로 잠깨고 나니 주변에 흐르는 적대적인 분위기를 느낀 홀은 영국으로 도피의 길을 떠나게 됩니다. 한쪽 발을 절름거리면서 말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영국에 도착한 홀에겐 새로운 기회가 눈 앞에 보였습니다. 그건 바로 특수 작전국Special Operations Executive (SOE)의 구인 공고!?였습니다. 이 조직은 윈스턴 처칠이 직접 군사행동외 다른 방향에서의 전쟁을 위해 급조한 기구로 당시 워낙 긴급했던 상황덕분에 홀의 절름거리는 왼발은 핸디캡이 되지 않았던 겁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홀은 첩보원이 된 겄입니다. 그녀의 절름거리는 다리가 아니었다면 국무부나 대사관에서 차나 마시고 있었겠지만요.

 

 

 

베이커가의 날품팔이가 될려면 이 유니폼을..-_-;;

 

 

 

종종 셜록 홈즈를 돕는 베이커가의 날품팔이들Baker Street Irregulars라 불린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선전선동, 경제 그리고 첩보활동 등을 통해 나찌 점령하 유럽대륙의 혼돈을 유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임무를 하기엔 차고 넘치는 학력과 유럽인보다 유럽을 더 잘 알던 그녀는 이곳에서 각종 무기 사용법, 전략 전술, 그리고 비밀 공작등을 교육받게 됩니다.

 

 

 

 

프랑스의 스페인 레지스탕스들

 

 

 

그리고 1941년 다시 프랑스에 잠입한 홀은 미국 잡지사의 특파원으로 위장했는데 이때까지 미국은 독일의 적성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겁니다. 보통 이런 임무에 투입된 스파이들이 보통 3개월 정도의 평균 수명(?)을 가진데 반해 홀은 무려 15개월이나 가는 스파이계의 핵잠수함이었습니다.

 

 

 

이 기간동안 연합군은 공수로 필요한 물자나 장비들을 보급했는데, 그 중에 빠뜨릴 수 없는게 홀의 나무 의족이었다고 하는군요. 이렇게 보급된 물자들은 프랑스의 저항세력들에게 공급되었습니다. 또한 의기만 충천하지 오합지졸에 불과한 그들을 훈련시키는 임무또한 홀에게 주어졌습니다. 다 큰 남정네들을 다루기가 얼마나 힘든일인지 (더구나 자존심 강한 프랑스 인들...ㅎㄷㄷ) 상상이 가지만 홀은 성공적으로 이 일을 수행해 냈을 뿐만 아니라 몇 차례의 협동 공격을 조율하는 수완까지 보여주고 맙니다. 게슈타포들이 눈에 쌍심지를 켤만한 이유가 있었던 거지요. ㅋ

 

 

 

 

그 뇬을 잡아야만 한다!

 

 

 

눈에 쌍심지를 켠 게슈타포들의 눈과 손을 피해 홀은 끊임없이 이동하면서 수 개의 신분증과 암호명을 사용합니다. 때론 바나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면서 자신을 위장하기도 했는데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직장을 작전본부로 이용하는 대담함을 보이기까지 합니다. 어르신들 표현을 빌리자면 남자로 태어났으면 그야말로 장군감인셈. 하지만 1942년 갑자기 독일이 프랑스 전역에 대한 지배를 선포하자 버지니아는 스페인 국경의 피레네 산맥으로 도피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의족 덕분에(?) 된 첩보원이지만 그 의족 덕분에 도피길은 고통과 수난의 연속이었다고 하니 그 아픔은 심히 짐작이 되고도 남겠죠.

 

 

그녀의 신분증들

 

  

 

홀 자신도 의족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긴 있었나 봅니다. 그녀가 상관과 나눈 무전중엔 커스버트란 별명이 문제가 많다고 보고(투정?)하는 내용이 있는데, 상관이란 인간이 이해를 못한건지 아니면 썰럴한 영국식 농담인지 이런 답장을 보내버립니다.

 

 

 

"커스버트가 걸리적 거린다면 그를 제거하시오."OTL

 

 

 

 

커스버트가 뭐 어때서! 좋기만 하구만 ^^(캐나다 배우 앨리샤 커스버트)

 

 

  

마드리드의 SOE지부에서 근무하던 홀이 1943년 그녀가 런던으로 돌아왔을때, 그녀에겐 영광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MBE 대영제국훈장Member of the Order of the British Empire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영광을 정중히 사양했는데 그 이유는 신원이 밝혀진다면 앞으로 이 일을 하기 힘들거였다고 하니 그녀의 업무(?)에 대한 열정은 참으로 대단했다고 할 수 밖에요. -_-a;;

 

 

 

그리고 이때 그녀를 주시하던 눈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미국의 전략 정보국OSS Office of Strategic Services 인사들이었습니다. OSS는 그녀의 실력과 명성에 주목했고 충분히 이용가치가 있다고 여겼습니다. 비록 그녀가 게슈타포에게 너무나 많이 알려진 인물인 덕에 매우 위험할지라도 말입니다.-_-;; 결국 홀은 OSS의 요청을 수락하고 1944년 영국 어뢰정편으로 또 다시 프랑스의 브리타뉴Brittany로 상륙하게 됩니다.

 

 

 

 

그냥 물레질 중이라오

 

 

 

다이앤Diane이란 암호명을 부여받은 그녀는 이번엔 친절한 농가댁 아줌마로 위장하는데, 이 아줌마의 행동거지 하나 하나는 독일의 뒷통수를 치기에 충분한 것 이었습니다. 밤중에 몰래 물자와 특수요원의 공수를 유도하고 숙식을 제공하는 건 기본, 3개 대대 규모의 레지스탕스를 훈련시켜서 비정규전을 지휘해 교량과 철도을 파괴하고 여러차례 교전을 펼칠 정도면 할 말 다했죠. 게슈타포와 히틀러 입장에선 그야말로 팜므 파탈이 따로 없었던 겁니다.

 

 

 

그리고 대망의 D-Day 연합군이 노르망디에 상륙하고 그녀가 친 첫 무전 "독일군 참모부는 리용에서 르 푸이Le Puy로 이동했음."은 프랑스 전역의 전환점이 됩니다. 이후 연합군과의 조우시까지 홀은 예드부르그Jedburgh대원(* 나찌 점령국의 도피자들로 구성된 부대. 주로 사보타지 임무를 수행함.)들과 접촉을 유지하며 히틀러의 분노지수를 높이게 됩니다.

 

 

 

전쟁이 끝난 후, 조국은 그녀의 헌신과 봉사를 기리기 위해 수훈 십자 훈장을 서훈받습니다. 윌리암 조셉 도노반William Joseph Donovan 장군이 수여한 이 행사의 참관자는 단 한 명 그녀의 어머니였다고 하니 역시 홀답다고 할까요? 그녀가 받은 이 훈장은 2차대전에서 공을 세운 여성 민간인 중 최초이자 마지막이라고 하니 그 의미또한 남다르다고 할 수 있겠지요.

 

 

 

 

당신이야말로 진짜 팜므 파탈이로군

 

 

 

1950년 OSS의 동료인 폴 골리옷Paul Goillot과 결혼한 그녀는 OSS에서 개편한 CIA요원으로 1966년 은퇴할때까지 근무하게 됩니다. 그리고 1982년 세상을 떠날때까지 메릴랜드의 농장에서 노후를 보냈다는데 홀의 품성을 옅볼수 있는 조카딸의 증언으로 이만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인정받고 싶다던가 그런건 전혀 신경쓰지 않으셨던 분이에요. 아마 그냥 자기가 해야할 일을 해야할 뿐이라고 생각했을 거에요. 아주머니는 은퇴한 이후에도 책과 동물이야기만 했지 자신이 한 믿기 힘든 일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한마디도 없으셨어요."

 

 

승리의 앨리샤!!!!!!!!!! 'ㅅ'
ㅋㅋ 역시 군발이 취향에 저런 글래머가 ㅋㅋ
스파이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더구나 가장 악랄한 나치 독일 하의 여성 첩보원이라니..
잘 보고 갑니다.^^.
신문보니까 러시아 정부가 미인계를 이용하여 야당 인사들을 망신준다는 의혹을 사고있다네요. (서양녀들은 별루라 제 취향엔 안 맞지만요.) 고로 저같은 사람들은 고위인사가 안되는게 답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