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미생(未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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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고난후

2016. 2. 2.

 

 주말에 만화책을 읽었다.

쉬지 않고 읽느라 눈이 빠지는 줄 알았지만 궁금해서 빠르게 이어나갔다.

가끔 직장이야기 未生에 대한 글이 보이면 극을 본적이 없어 참고만 했는데,

이웃 분 덕택으로 시리즈를 몽땅 보게 된 것이다.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대기업 사원들의 일하는 모습을 간접 경험한 셈으로,

책 중간 중간에 요즘 정치계에 입문(?)할 듯한 조훈현 9단이 실제로 중국에서 있었던...

5전 3승의 바둑대회 결승전을 한수 한 수 보여주어 다 알아듣진 못해도 흥미가 더해졌다.


 未生이란 바둑에서 두 집이 지어져야 비로소 완전히 살아남는다는 것에 반하여,

이제 한 집을 지었다는 뜻으로 '아직 살아남지 못한 자'를 뜻함이다.

바둑에 대한 설명도 재밌었지만 다음에 어디에 둘 것인지 미리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는데...

방향만 몇 개 비슷했을 뿐이어서 당연히 그렇겠다 싶으면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주인공 이름은 '장그래'다.

인턴사원으로 들어와 그들끼리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2년 계약직을 얻은 사회초년생으로...

학교공부보다는 바둑 연습생으로 이제껏 살아왔으나 프로로 전향하지 못하여 기원을 나오게 된 인물이다.

나름 커다란 상처를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지만 연약해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그간의 수많은 바둑게임으로 다져진 속이 진득한 청년이다.

사장님의 배려로 대기업에 들어와 경쟁을 하고 열심히 뛰었지만 고졸출신이어서 그런 가

결국 정직원으로 채용되지 못하고 학벌의 높은 벽을 체험한 인물이다.


 기업은 돈을 벌려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왜 골목상권까지 손을 뻗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 많은 사원들의 머리를 쥐어 짜고 또 짜서 무엇을 하면 돈이 벌릴까 개발하는데 힘을 쏟다보니

하나의 사업거리라 여겨지면 각 팀원들 간의 경쟁과 다른 부서들 간의 협력도 중요해서

법무팀, 재무팀 등 빠르게 정보를 주고받으면서도 서로 견제하는 모습이 보였다.

성과는 승진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져 이 때다 싶으면 자신을 드러내려는 사람과,

조심스럽게 돌다리 두드리며 원리원칙으로 가는 사람...

줄을 잘 서려고 애 쓰는 사람,

썩은 줄을 기회인 줄 알고 번뜩이는 사람...

줄에 상관없이 팀원들 지켜주며 의리 있는 사람...

지나왔던 길이 치열했음에 여인들도 주부로 돌아가는 선택이 쉽지 않고.

윗사람끼리 도모하여 회사의 이익이 아닌 자기 주머니 몰래 채우는 사람...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달콤한 칭찬으로 접근하여 일을 성사시키려는 염치없는 사람...

자기사람을 곳곳에 심어놓고 대외무역을 하는 것처럼 속여 이익을 얻는 뻔뻔한사람...

퇴직금 다 날린 후 회사 월급을 되도록이면 오래 받고 있으라 속말해주는 사람...

겉으로 초라하며 어리숙해 보여도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무시못할 사람

항상 피곤해서 눈이 벌건 사람,

외국에서 공부해 문화적 차이가 있으나 일 처리에 합리성이 묻어나 배울 점이 보이는 사람

그런 가운데에도 훈훈하게 울리는 동기애...등등....

아~~~

치열하면서도 긴장감이 흘렀어라!



  또각또각 대리석 바닥에 구두소리 내며 회사에 다니고 싶은 생각이 든 적도 있으나...

그런 사람 되기가 쉽지 않거니와 이제까지 무리 없는 삶을 살았다는 데에 다시 한 번 감사했다.

대기업을 나와 새롭게 중소기업으로 이어지는 장그래의 영업 3팀을 응원해보며....

인생은 결국 지구를 떠나는 날까지 미완성으로 가는 것이 아니겠나 싶었다.

완성에 도달하려 노력할 뿐이지 완성이라 말할 수 있는 삶이 있을까?

그럼에도 이 땅의 경제활동을 이어온 아버지, 언니, 형님들께 새삼 존경심을 가져본다.





 2016년   2월  2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