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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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연극

2019. 3. 22.



 책은 지루해서 다 못 읽은 기억이다.

그런데 오늘따라 말이 많은 영화보다 잔잔한 영상이 그리워 일부러 선택하였다.

과연 바다가 평화롭고 잔잔했을까?





 비를 좀 뿌렸어도 파도가 없어 바다는 비교적 잔잔했지만...

결코 잔잔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다.

배보다도 큰 청새치와 가느다란 줄 하나로 버티며 손바닥이 쓸려 피가 흐르고

첫날에 이미 그랬으니 그 손으로 며칠을 버텼다는 사실이 장하였다.


 밤이면 코앞에서 검은 빛으로 출렁이는 바다가 얼마나 무서웠겠는가!

앞에서는 힘센 청새치가 어디론가 배를 하염없이 끌 고가고...

정어리를 매단 다른 낚싯대가 움직였으나 한 눈 팔수가 없어 끈을 자를 수밖에 없었다.

가난한 노인은 별다른 먹을 것이 없어 제일 먼저 잡은 물고기를 생으로 잘라먹으며 힘을 내고 또 내었다.

소년이 함께 했으면 얼마나 좋겠냐며 청새치에 이런 저런 혼잣말을 하였다.


 뼈다귀만 남은 청새치와 찢어진 돛단배에 몸을 의지해 노인은 간신히 돌아왔다.

상어가 달려들었고 피가 나오자 밤이면 여러 마리가 더 달라붙어 악착같이 먹어치웠던 것이다.

물고기를 잡지 못한다고 수군수군 흉을 봤던 동네 사람들이 몰려왔다.

힘없이 낚시도구를 걷어 집으로 돌아온 할아버지는 이내 쓰러졌다.


 소년은 날마다 항구로 나와 노인을 기다리며 걱정이 많았을 것이다.

오늘도 일어나자마자 할아버지 집으로 뛰어간 소년은 지쳐서 쓰러져있는 할아버지를 보고

손을 들어다본 후 돌아오셨다는 안도감과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며 커피 한잔 구하러 나갔다.

소년이 없었다면 할아버지는 분명 응원군 하나 없는 외로운 노인이었을 텐데,

둘은 몇 마디에도 정(情) 깊은 친구였으니 소년이 천사처럼 보였다.


 노인이 고기를 40여일 못 잡자 소득이 없어 다른 배를 타게 했던 부모였지만

며칠 사이에 자존감이 길러졌을까 소년은 앞으로 노인과 함께 할 것을 스스로 약속한다.

노인이 줄을 당길 때 나도 청새치가 이끄는 반대방향으로 하도 용을 썼더니,

허리가 무뎌지고 불편했으며 손바닥이 피에 철철 쓰라렸다.

아버지가 서울로 올라오시기 전 철물점 하실 때에 농부들이 산에서 가시나무 

채취할 때 쓰는 뚝뚝한 가죽장갑을 노인에게 진정 껴드리고 싶었다.


 




   2019년  3월  22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