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묘현례(廟見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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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나이쟁이들

2019. 9. 22.

 그러게, 발걸음이 종묘로 향하고 싶더라니!...ㅎㅎ

광화문에서 친구를 만나 밥을 한 그릇 먹고 길을 나섰는데

청계천을 걸어볼까 광화문 광장을 걸을까 하다 소나무 향이 그리운 종묘로 가보자 했다.

사람들을 피해 파고다 공원에 들어서니 숲에 둘러싸여 숨통이 트이고

원각사지 10층석탑을 구경하고는 몇 백 년 된 나무들을 뒤로하고 종묘에 도착했는데

표를 끊을 때까지도 몰랐으나 안으로 들어가니 '묘현례' 가 있다고 해서 무슨 일이지?

말이 어려워 선뜻 무슨 행사인가 감이 오지 않았다.



 이때가 오후 2시쯤이라 3시에 廟見禮 재현이 있다는 소리에 한 바퀴 산책하고 장소를 찾았다.

돌로 만들어진 바닥이 꽤 넓은 곳인데 이렇게 관중들은 뒤편에서 구경해야 하니

무엇이 보일까 걱정되었다.




 돗자리를 깔아놓은 모습도 보이고...

아직까지 예측할 수 없었는데 친구가 가져온 소책자에서 '묘현례'란 세자빈이 결혼을 하고

조상님들께 알현(지체가 높은 귀한 사람을 찾아가 뵘) 하는 행사임을 알게 되었다.




 맨 왼쪽에 있는 사람이 왕의 예의사(왕을 돕는 사람)이라 했던가!

그다음이 왕, 다음은 세자, 세자의 상례가 등장하였다.

사진을 확대해서 그렇지 장면이 아주 작게 보였는데 해설을 곁들여 쉽게 풀어주려는 노력이 보였다.



 종친과 문무백관(文武百官)이 등장하여...



 돗자리가 있었던 자리에 도열하고...

국왕과 왕세자, 문무백관이 차례대로 국궁사배로 선대왕께 인사를 올렸다.

국궁이란 지극한 존경심으로 절을 한번 한 후 앉은 채로 다시 머리를 조아리며 세 번 더하는 모습이었는데,

이들은 모두 남성들로 종묘의 동쪽에서 행사에 임하였다.




 절을 할 때는 아마(?) 신주가 모셔진 곳이 열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 후로 도제조(都提調)와 제조가 동쪽 문으로 들어와 호령에 맞춰 신주가 모셔진 신실을 열었는데

절도가 있어 멋있었으며 왕과 세자가 신실이 잘 보존되어 있는지 살피러 올라갔다가...

 (신실은 반정도만 열었는데 사진에서는 맨 오른쪽이 열리지 않은 모습이다.) 




 내려와서는...


 잠시 소차(임시 거처)로 이동하여 쉬는 시간을 가질 때...



 문무백관은 퇴장하였다.

당시 신하는 왕비와 세자빈의 얼굴을 볼 수 없었기에 자리를 피한 것으로,

종묘는 특히 남성들의 공간이어서 여인들의 출입이 없었으나 숙종 22년에 처음 시행되었단다.

조상들께 새로운 며느리가 들어와 인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드디어 왕비와 세자빈이 등장!




 왕비가 걷는 모습이 예상외로 힘차서 눈여겨 보았다.

상궁은 얌전하게 걷는데 앞발을 차며 치마가 들리는 모습이라 생소하였다.




 검증을 해서 연습했을 테지만 세자빈 또한 그리 걸었으며...

세자빈 앞에서 인도하는 사람은 상궁이라 하지 않고 수규(?)라 하였다.

이날 재현한 왕은 숙종, 왕세자는 장희빈의 아들인 경종으로 혼인 나이는 각각 9세,11세라 소개되었다.

왕비, 왕세자, 세자빈은 사전 공개모집을 통해 시민배우들로 선정되었단다.

 



 왕비와 세자빈은 왕(王) 과는 달리 종묘의 서쪽에서 사배(四拜)를 올렸는데

이는 음양의 이치로  종묘에서 행해지는 국가의례 중 왕실 여성이 참여한 유일한 행사였단다.

가운데 보이는 두 어린이와 세종대왕 역할을 하신 해설자의 연기가 뛰어나 한결 이해하기 쉬웠다.




 인사를 마친 왕비와 세자빈, 여관(女官)들은 원래 동문 밖으로 퇴장하여 정전을 비우게 되지만,

재현행사이기 때문에 관람객들에게 인사하는 장면으로 수정되어...



 가까이 볼 수 있었다...ㅎㅎ...

아이들은 옆에서 사진 찍을 수 있었으나 어른들은 약 2m를 앞두고 바라봐야 했다.

시민배우로 뽑힌 왕과 왕비!




 그리고 왕과 왕비의 신하들...



왕세자와 세자빈...



 그리고 신하들...

웃어주어서 황송했다...ㅎㅎ



그리고는...




 모두 東門으로 퇴장하여 행사가 끝났으며...

엄숙한 자리이니 만큼 진행되는 동안 조용하였고 분위기가 좋았다.


 종묘는 조선왕조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봉안하고 제사를 받드는 사당으로

뛰어난 건축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가 인정되어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으로

요번 경험으로 앞으로는 묘현례(廟見禮)가 낯설지 않게 다가올 것임에 행운이었다.

9월 27(금)~ 29 일요일에도 재현한다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가보시기 바랍니다.




 2019년  9월  22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