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열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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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에워싼사람들

2020. 1. 12.

 

 

 

 

 

 어머니께서 몇 년 전 작은 상자를 열어 황금열쇠를 보여주셨다.

보석상자가 아니라 양말을 넣었던 갑처럼 초라했는데

열쇠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다른 금붙이와 가공하지 않은 보석 알맹이가 보였으며,

황금열쇠가 신기해 손에 들고 요리조리 구경했어도 무게는 모르겠었다.

아버님이 회사 다니실 때 상으로 받은 것이라 들은 것 같다.

 

 "너 가져라!"

 "제가요?...ㅎㅎ..."

 

 정리를 하시려는지 뜻밖의 말씀에 기쁜 일이긴 했지만

욕심나지 않아 장조카 주시라고 거절했더니 남은 금반지와 보석 알맹이로

귀걸이 목걸이를 만들라 하셔서 실천하기 쉽지 않지만 들고 왔었다.

 

 보석은 잘 둔다 해도 어디에 뒀는지를 몰라 잃어버린 경험이 있어서

주신 것 몇 가지와 돌아다니는 것을 모아 일부는 처리해 개운했으며...

그 돈을 요긴하게 쓰고 나머지 알맹이는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황금열쇠가 없어졌다며 소동이 있어났었다.

어머님 댁에 들렀던 사람은 모조리 의심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구체적으로 며느리에게 보여주셨단 이야기를 하셨는지 나에게 질문이 들어와

불안하기는커녕 양보한 처지여서 치매 현상이신가 오히려 걱정이었다.

그러잖아도 작년 여름부터 무엇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씀이 잦아져 음식 해드리려고

들고 간 시장바구니를 다시 들고 나오는 것도 조심스럽더니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예전에 친구 분이 한 달 동안 어머니 곁에 머무르셨을 때 자꾸 장롱을 열어 지갑을

확인하는 모습에 기분 나빴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제 어머니께 옮겨간 듯하였다.

만나 뵈면 상처 받을지 모른다며 한동안 가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설날이 코앞이고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갈 거냐고 설득하여

 

 

 무슨 말씀이시든 들어보자, 마음 단단히 먹고 가까운 가족들이 모였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으시고 정신이 온전하셔서 만둣국 한 그릇씩 나누며 기분이 좋았다.

정신이 들었다 나갔다 하는 것도 늙어가며 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야 할까?

언젠가 황금열쇠가 나오면 기쁠 것이다.

 

 

 

 

 

  2020년  1월  12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