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들과 가을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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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나이쟁이들

2020. 10. 13.

 터미널에서 친구와 만나 고속버스를 탔다.

마스크를 썼어도 정원에 반 정도만 차서 쾌적하였다.

벼 이삭이 보기 좋은 들판을 지나

밤나무가 즐비한 동네에 도착하자,

마침 장날이라 농촌에서 필수인 장화를 사고

몸빼 바지 하나 얻어 입었다.

먹을 것마저 가득 싣고 친구 집에 도착했더니

 

 

 

 이곳도 가을빛이 한창이었다.

고운 손길이 느껴지는 마당에서... 

 

 

 

 길 건너편을 바라보면 낮은 산이 다 밤나무다.

나물과 새우부침으로 점심을 맛나게 먹고 

수다에 차 한 잔 마시고는 밤 주우러 올라갔다.

 

 

 

 번개로 왔을 때는 바람 불어 춥더니

따뜻하였고 며칠 사이에 떨어진 밤은 

말라있어서 이제 막 떨어진

밤을 위주로 골라 담았다.

 

 장갑은 두 개를 껴야 가시에 안전했으며

쩍 벌어진 밤송이를 건드려 털기도 하였다.

주운 밤을 주인과 반반씩 나눈다는 이야기가

그냥 가져가도 된다로 바뀌어

저번만큼 열심히 하지 않았다.

 

 작업하다 뱀 한 마리를 발견하기도 했는데

그림인가? 진짜 뱀인가!

아리아리함 속에 살짝 다리를 옮겨

그곳을 벗어났었다. 

 

 밤송이보다 널려있는 아카시아 

가시에 긁혀서 상처가  있었지만

돌아오기까지는 몰랐다.

 

 밤 주머니 끌고 내려오며 이웃집이

고구마를 캐고 있어서 줄기를 채취하고

어수룩해질 때 돌아왔다. 

 

 나물로 몇 끼를 먹어도 질리지 않았을 테지만

준비했다며 김밥을 만들어 먹자네?

이 또한 협동하여 만들어 먹는 재미가 있었고

술 한잔 어떠냐는 소리에...

 

 

 

 밤나무집 할머니가 주셨다는 술을 내놓았는데

(반찬을 종종 전해드려 사랑받고 있었음)

자그마치 청와대에서 ㄴㅁㅎ 전 대통령이

보낸 홍삼주였으니 시간이 흘러 약주가

되었을 터라 맛보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은은한 인삼 향기에 도수가 높은 듯

혀와 코끝을 알싸하게 마비시켰다.

크~~~ ㅎㅎ 

 

 과일을 안주삼아 담금주도 맛보며

알딸딸 몽롱함에... 

가을밤이 깊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