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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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잠기는시간

2020. 11. 23.

 

 그 날은 6월이었지.

장미가 몽글몽글 피어나던...

난, 마음이 설레었어.

교생실습이 있었거든.

자주 입지도 않았던 치마를 입고서

아침 일찍 출근하는 일이

몹시 생소했던 어느 날이야.

난, 그 날 까망 땡땡이 무늬의 치마와

하얀 블라우스를 입고 갔었다?

 

 별로 인기는 없었던 것 같아.

마포에 있던 중학교였는데?

아침자습을 너무 억지로 시키시는 것 같아서

자율적으로 공부하도록 했으면 하다

결국은 기말고사 반 평균만 흐려놨지 뭐야?

든 것을 성적으로 평가하니 의욕에 찼다가

스스로 자질이 없다고 느끼기도 했어.

정말, 자만심은 금물이지!

어느 곳에서나...

 

 

 

 그렇게 힘이 없던 내가

퇴근 시간이 되어 여러 동료들과

학교 대문을 나오니,

지금의 남편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손에는 우산을 하나 들고서...

그가.....

 

 사실, 기분도 그렇다며 실습생들끼리

맥주라도 한잔 하고 헤어지자 가는 중이었거든.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라

전날 연락을 못 받았으니 깜짝 놀랐지.

양해를 구하고 육교를 건너며 그들과 헤어졌어.

 

 약간의 짧은 미소로 어떻게 오셨냐며

답했지만 속으론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3학년 말쯤에 만나서 4학년 6월이니까,

그리 친하진 않았었고 보면 반가운 사람? 

'남자는 용감해야 한다더니......'

 

 그도 4학년인데...

책가방도 없이 집에서

나왔는지 편안한 차림이었지. 

"우산은 왜 가져왔어요?" 

"오후에 비가 온다고 해서요." 

"아~ 그래요."

 

 하늘을 보니 흐리긴 하더라고...

우린, 만나면 많이 걸었었어.

기억으론 마포에서 숙대 있는 곳까지 갔을 거야.

찻집에서 茶를 마시는 것도 답답한 일이니

漢江 다리도 여러 번 건넜던 기억이 나네?

 

 조금 있으니 정말 비가 오기 시작했어.

제법 '쏴아~쏴아~' 쏟아졌는데...

손을 붙잡아 본 적도 없었으니 팔짱이 뭐야?

우산 하나로 같이 쓰니까

두 사람 모두 한쪽은 젖었었지.

구두에도 물이 들어가고....ㅎ...

한 참을 그냥 가다 보니 지하도가 나왔어. 

"어깨가 젖었으니 닦고서 가죠?"   

"그럴까요?" 

 

 지하도로 들어갔지. 지하철은 아니야. 아직은...

상가들이 즐비했지만 사람이 많진 않았어.

손수건을 꺼내며 닦아주겠다고 하더군,

부끄러웠지만 그냥 있었어. 

"많이 젖으셨군요?" 

"이제 그만 걷고 버스를 타죠." 

"네,......"

 

 

 그곳을 나와서 버스를 타러 가는데?

그가 혼자서 슬며시 웃는 거야. 

"왜, 그러셔요?"   

"..........ㅎ......"   

"뭐, 발견했어요."   

"뭘.... 요?" 

 

 난, 웃음을 띠며 물어보았지만

무지 긴장도 되었어. 

 "겨드랑이쯤에 점이...

조그맣지만... 있네요?" 

 ".........................."

 

부끄러워 말을 못 하고 얼굴이 빨개졌어. 

"모르셨어요?" 

"네,......." 

"왠지 기쁘군요..." 

"뭐가요......"

"점...... 발견이....." 

 

 

 하얀 블라우스가 젖어서 점이 비쳤지 뭐야?

난, 집에 가서 제일 먼저 확인했어. 

'어~~???'

정말 조그마한 점이 있더라고.

난,

속으로  

'이제 책임지라......'고 했는지도 몰라.

그리고 그렇게 되었잖아?

 

 

 

 

  2008. 6. 12.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