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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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문

2021. 2. 15.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이런 일도 있구나!

시간이 나면 세계의 농산물을 종종 구경한다.

어여쁜 처자가 나와 그 나라의 채소와 과일, 향신료를

채취해 요리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재밌다. 

 

 

 

 그중 대추야자가 무엇보다 궁금했었다.

공작새처럼 파라랑 잎 벌어진 열대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모습이 싱그러워

나무에 걸터앉아 따 보고 싶었다.

생과일을 쓱쓱 문질러 맛보고 싶었다.

 

 먼 나라 이야기라 대추야자를 찾아봤더니

생산되는 나라에 따라 두 배의 가격 차이가 났다.

더운 나라라 위생문제일까, 운송비용 때문일까,

당뇨일 경우 3개 이상 먹지 말라니

얼마나 달콤하기에 그럴까!

 

 호기심 가득해도 맛을 못 봤는데 어떻게 알고

아랍에밀리트 대추야자가 내 앞에 나타났다.

처음에는 초콜릿인 줄 알았다.

색깔과 무게가 비슷하게 느껴졌으니... ^^

 

 

 

 

 다시 보고 열매처럼 보여 혹시 대추야자인가?

아니, 어떻게 알고 대추야자가 찾아왔나.

혹시 지나간 일기장을 참조하였나!

그럴 리가 없을 텐데...ㅎㅎ

 

 포장을 뜯고 구경해보자, 맛을 보자!

우리나라 마른 대추 껍질처럼 쪼글거리지 않았고

껍질이 아주 얇았으며...

 

 

 

 과육은 대추보다 곶감 맛에 가까웠다.

꿀물에 담가 말리지 않았는데 이런 달달함이라면

과연 사막에서 몇 알만 먹어도 살아남을 것 같았다.

씨가 제 몸뚱이에 비해 작았고 반 건조 상태로 

우리나라 대추는 주름져서 물에 흔들어 씻어 사용하지만

껍질에 끈적임이 남아 씻기가 애매해 연이어 4개 먹었더니

먹보라 더 먹을 것 같아도 저절로 멈춰졌다.

그만큼 달았다...ㅎㅎ

 

 호박고지 대신 팥고물 떡에 넣어도...

씨 빼는 일이 대추보다 쉬워 약식에도 훌륭할 것 같았다.

머릿속에 그리던 대추야자를 별안간 먹게 되어

진한 고마움과 지구 반대편 손길에 신비스러웠고

세상은 참 멀고도 가까움을 실감하였다.

 

 

 

 

   2021년 2월  15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