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 나들이

댓글 12

늘상에서떠남

2021. 3. 20.

 

 

 갑작스럽게 창경궁에 갔다.

집 떠나 운동도 하고 반가운 만남도 위해서였다.

대학로에서 만나 창경궁까지 걸었다.

이렇게 봄이 가까운 줄 몰랐으나...

햇살이 넉넉한지 매화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꽃이 커서 복숭아인가? 했다가...ㅎㅎ

 

 

 

 매혹적인 홍매화도 대했다.

우린 강원도 걷기 대회에서 만났었는데...

발톱이 빠지고 시커멓게 되어 어려움을 겪은

사이라 나이 차이에도 대화가 잘 통하는 편이다.

이제서 대문을 지났건만 마음이 들썩였다.

1000원의 행복인 것이다.

 

 

 

 어느 왕이 어떠하다!

돌아서면 다른 궁과 헷갈리기도 하고 기억력이

시원치 않아 굳이 무엇을 머릿속에 넣으려 하지 않는다.

새롭게 바뀐 부분이 눈에 띄면 읽어보는 편으로

영조 36년에 사도세자의 비명을 듣고 가슴이 아파

나무줄기가 비틀리고 속이 비었을 거라는 

회화나무 설명이 있었다. 

 

 

 

 산수유는 압도적인 크기와 가지의 굴곡이 달랐다.

일 년에 한 번 온다 해도 이런 시기를 맞추기란

쉽지 않아서 행운이 따랐단 느낌이었다.

 

 

 

 햐~~~

낮게 피어난 꽃다지가 넓은 공간에서 호흡이 맑았을까!

다른 곳보다 꽃들이 빠른 편이었다.

잔잔함을 닮은 미소가 흐르고...

쭈그리고 앉아 후후~~ 꽃 두 개를 꺾어 맛봤다.

냉이와 비슷한 향기에 달달하며 싱그러웠다.

 

 

 

 품격 있는 소나무도 봐야지!

한적해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기 정다웠고

걸어가는 길목마다 봄 마중으로 산뜻하였다.

 

 

 

 낮은 언덕길 넘으며 주목나무에 주목해본다.

바로 앞이 궁궐의 주된 건물이라 답답함도 많았겠지!

밑부분이 갈라지고 뿌리가 없어 보였는데

잎이 새파랗게 살아있어 안쓰럽고 고풍스러웠다.

 

 

 

 어쩌다 불나면 아니 될 것이다.

운이 좋아 소방훈련까지 보게 되었으며

물줄기가 하늘을 냅다 찔렀다.

 

 

 

 왕비가 거처하는 곳과 왕과 왕비의 침소다.

아름다운 굴뚝 뒤로 진달래와 매화가 피었고,

목단 싹이 치마를 펼치며 쑥쑥 올라오고 있었다.

소나무도 문안 인사드리고 있네!

 

 

 

 오른쪽 뒤로 보이는 마루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었다.

약식 한 줌, 뜨끈한 결명자차, 껍질이 달콤했던 식빵!

혼날까 봐 소심해지기도 했는데 소곤소곤 잘 먹었다.^^

바로 앞 건물은 넓적한 바위를 사이에 두고 왕의 침소와

가깝더니 후궁들이 거처하는 곳과 정조가 도서관으로

책을 읽던 곳, 정조가 죽음을 맞이한 곳이어서

마음이 찡했다. 드물게 임금 다운 왕이 아니었나

싶은 것이 사극을 보면 병들어 누워있는 방이

넓은 듯하더구먼, 왜 그리 작아 보였던 것일까! 

 

 

 

 걷고 걸어 호수에 도착하니 원앙이 아름다웠다.

까치, 비둘기, 청둥오리, 야생 고양이, 나무, 식물들이...

이왕이면 왕이 살던 이곳에 자리를 잘 잡았다 싶었다.

대우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예비 신랑 신부들은 곳곳에서 촬영을 하고

여자 친구 둘이서 움직이는 중 알았다가...

어우동 차림의 남성이 아리따운 한복의 처자와 데이트 

하는 모습을 보고 용기 있다며 까르르~~~♬

 

 

 

 남쪽에 여행 온 듯 붉은 동백도 마주하다

 

 

 

 산골에나 있을 노루귀도 만나 반가웠다.

다른 궁보다 창경궁은 가까우면서 건물은 적은 듯,

정원은 넓고 소박해서 언제 와도 마음에 든다.

그녀와 함께한 알찬 반나절이었다.

 

 

 

 

  2021년  3월  20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