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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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2021. 3. 22.

 

 평소 다니던 길로 향하다

윗길에서 개나리를 발견해 올라갔다.

구경하고 다시 내려갈 셈이었는데...

 

 

 

 생각지도 않은 개나리가 쭉 이어져 있는 게 아닌가!

이 길은 여차할 때 군사작전을 위해 1970년대에 

참호를 파놓은 곳으로 여름이면 풀이 우거지고

사람의 이동이 적어 아주 드물게 가는 곳인데

개나리 군락이 나를 이끈 것이다.

 

 

 

 저 아래 늘 다니는 길이 보인다.

고도가 100m쯤 되며 푸른 소나무와

잣나무만 있어서 차분함을 주는 곳으로

봄이 와도 개나리 꽃은 전혀 보이질 않았다.

각도가 달라 그랬을까?

 

 

 

 가다 보니 개나리는 좁은 길 위쪽으로

산 정상까지 뻗어 있어 볼만 하였다.

정상에는 헬기가 앉을 수 있는 마당과 이쪽 방면으로는

단단하게 울타리가 쳐져있어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는 곳이다.

 

 

 

 막다른 골목에 닿아 좁은 다리를 건너니,

  

 

 

 아!

파란 하늘과 노란 개나리!

그리고 아직 봄인 줄 모르고 꿈적 않고 서있는 

 

 

 

 아카시나무가 어우러져 날 황홀하게 만들어주었다.

눈 부신 풍경에 차마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내려와 올려다보고 올라갔다 다시 내려오며

정신줄 놓을까 조심해야 했다.

그야말로 멋진 곳을 발견한 것이다.

 

 

 

 두근거리며 언덕을 넘었다.

여태껏 집으로 내려오는 개나리 밭만 알고도 

봄이면 혼자 보기 아까웠는데...

올봄은 영춘화도 그렇더니

노란 꽃들이 자꾸만 손짓을 한다.

 

 

 

 

 2021년  3월  22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