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가을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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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에워싼사람들

2021. 10. 22.

 일주일 전 오빠와 약속을 해서 아버지께

간다고 여쭈니 요즘 바쁘니까 연장하시잖다.

자식들이 오지 않아 궁금해하시는 부모님들이신데 

오히려 튕기(?) 신다며 일주일이 지났다.

 "언제 날 정해서 오너라!"

 

 오라버니는 당장 다음날이 좋단다.

나도 별일 없어서 약속을 하고 몇 시간이 흘렀을까!

 '아버지께서 밭에 계실 때 내일 간다고 말씀드려야 

 무엇을 챙기시려면 천천히 준비하시지.'

하지만 벌써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신 후였다.

 "아버지 내일 가기로 했어요!"

 "그래? 점심은 어떻게 할까?"

 "추어탕 사갖고 갈 테니 걱정하시지 마세요!"

 

 오빠가 재난지원금을 못 받았다고 해서...

한편으로는 영광스럽기도 했는데

나는 받았으니 이럴 때 한턱내야겠어서...ㅎㅎ

간식과 과일 추어탕 5인분을 준비해 떠났다.

 

 막히기도 하여 1시간 40분이 지나 아버지 일터에

도착했더니 이런저런 농사지으신 것들을 한쪽으로

챙겨놓으셨길래 자동차에 꽉 채우고 집으로 가 엄마를

만나고 다른 때보다 늦은 점심으로 맛있게 먹었다.

 

 

 

 오빠가 일터에서 시간을 내 나온 경우라

설거지를 한 후에는 돌아오기가 바쁜데 요번에는

농산물이 제법 무거워 들어다 주기까지 했다.

쌀 포대를 들추니 흙냄새가 확 풍기는 가운데

쪽파와 무를 꺼냈다.

 '한쪽에 두고 내일 해야지!'

이랬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

김치 담근 지 얼마 안 되어 무는 나물이나 된장찌개,

어묵국을 끓이는데 넣기로 했다. 무청은 삶아 보관하고

쪽파는 오징어 넣고 파전을 하리라!

대파도 줄거리와 육수 낼 것을 분리하여 정리하고

 

 

 

 가지는 당장 쪄서 무침을 하였다.

고추는 어떡할까 하다 저장하려면 아무래도 장아찌라

간장물이 드나들게 끝을 가위로 자르고

(바늘로 구멍을 내는 것보다 훨씬 빠름)

간장(액젓은 0.5)): 설탕: 소주: 식초: 물을 1.5: 1: 1: 1: 1

비율을 기본으로 하여 혼합한 후 가스불에 올려 

부르르 끓어오를 때 불을 끄고는 1분 정도

김이 나간 뒤에 부어주었는데 아침에 들여다보니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냄새가 났다.

 

 

 

 

 콩 따는 일도 시간 걸리셨겠네!

저녁 일 끝내고 텔레비전 보며 다듬었으나 반절도 못까

엄지와 집게 손톱 밑이 아파서 그대로 두고 잤다.

꼬투리가 마르면 더 잘 까질 것도 같으니^^

 

 오며 가며 오라버니와 재미난 이야기에

얼굴 맞대고 점심 먹으면 금방 돌아오기 바쁘지만

아버지의 선물로 가을이 풍성해지고

식구들 간에 정이 두둑해짐을 느꼈다.

 

 

 

 

 

   2021년 10월  22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