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이 고장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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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문

2021. 11. 30.

 

 

 밥솥 고장 난지 한 달은 됐을 것이다.

밥은 먹어야 하니 얼른 사 오면 되지만...

서비스를 다시 한번 받아야 할까,

당장 실행하기가 뭐 해서

예전처럼 옹기에 해 먹었더니

소꿉놀이하듯 재밌고... 

뜨끈하니 그 자리서 퍼먹는 맛에

아직 살 생각을 못 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성가실 것 같지만

느긋하게 약한 불에 올려놓고

이불 개고 세수하고 나오면 

우렁각시가 몰래 해놓은 것처럼

압력솥과 양은 냄비 중간쯤으로 찰진

밥이 감쪽같이 되어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누룽지가 살짝 앉아 

물 넣고 밥풀 다독이면 보글보글

숭늉이 되어 설거지도 어렵지 않게

시원하고 고소한 입가심이 되었다.

 

 갑자기 목돈 들어갈까 망설이는 줄 아는데

쇠뚜껑 운전수는 나니까 불편함이 없어 

당분간은 이렇게 살아볼까 한다.

 

 다만 뚝배기 뚜껑이 유리라 가벼워 캠핑 온 듯

무거운 다기를 얹어 눌러주고 있어서 

뚜껑 달린 옹기 솥을 하나 살까 하다

별안간 어머니께서 주신 코닝 냄비를 찾아보았다.

 '이곳에 밥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오늘 저녁은 여기다 해보자!^^'

 

 아침저녁으로 밥을 해 먹으니 맛있어서

밥은 그대로 먹고도 누룽지까지 싹싹 비워

그 점이 걱정 아닌 걱정일세!^^

 

 

 

 

  2021년 11월 30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