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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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에워싼사람들

2005. 7. 29.

관절염이 있으신 엄마.

오늘도 비는 오는데, 대문 출입이 없으시다.

어제도 문 여는 소리, 들어보질 못했다.

어디가 아프신가.

 

운동은 하셔야 할 텐데.

벌써 몇 번을 걷고 오자고 했지만

엄마는 내가 혹시 당신 때문에 운동도 못할까 봐

미안해하시며 다른 이유를 대신다.

 

어디 한번 가시려면 남들보다 복잡하신 것도 큰 걸림돌.

대표적인  것은 가발이다.

그냥 모자 쓰고 가시자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비가 오랜만에 더위를 몰고 동해를 빠질 때쯤

지금 산책 가면 너무 좋다고 호들갑으로 엄마를 이끌었다.

 '앗!" 옷차림이 예사롭지 않다.

큰 챙의 모자에 마이에 바지만 등산바지...

 "그냥 티 하고 바지 그대로 모자나 간단하게 하지.

이러니, 시간 걸려서  힘이 드시잖아?"

60년대 영화배우처럼 보이셨다.

10년이 넘게 당뇨도 있으셔서 다리도 말라

벌써부터 힘이 없어 보인다.

 

적당히 되돌아 나와야 하는데

보여드리고 싶은 것들을 다~~ 엄마 눈에 넣어드리고 싶어

내 나무 10그루도,

그것에 얽힌 다름대로의 전설도

들꽃들에 대해,

나무와 풀등 이름 알아맞추기.

공부 잘 한 오빠 이야기

그런 오빠한테서의 섭섭한 점,

사랑 찾아 시골로 시집간 여동생 흉보기

아버지께서 연세가 드시니 세입자들에게 약해지셔서

세를 못 받으시는 이야기 등...

 

이제, 다리 아프신 것도 잊으셨는지

목표점을 돌았는데도 아직 안 끝나셨다.

그간에 운동도 그랬지만 얘기 나누실 사람도 없으셨던 것처럼.

.

.

.

갑자기 불편하게 걸으신다.

너무 많이 걸으신 걸 의식하셨나 보다.

 "업어줄까?"

멋쩍어하신다.

돌아오는 길에 옥수수를 사 와 먹으면서 그 알갱이수만큼

사연 많은 엄마와 자주 산책 가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