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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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에워싼사람들

2005. 8. 9.

 

김치가 달랑 달랑~

마저 남은 한 포기를 썰고도 담글 생각을 안한다.

항상 몇 포기 남을 때 선수치는 나인데 왜 그러나?

담그면 힘은 당연 들지만,

잘 익었을 때 먹을 생각만 해도 행복해 하는데.

이럴때 산타가 김치 선물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아버지감자밭)

                                            

그동안 기와집을 10채 정도 지었을 듯!...ㅎㅎ

비 오니 시장에 가기 구차스럽고,

배달을 시키자니 현금이 없어 어차피 은행에 가야 하고

김치도 없는 게으른 주부는 되고 싶지 않아

 “일어나자, 일어나자!”

 

배추 3단 6포기,

시골 월순이 다리 만한 무우 한 개

장마철이고 해서 훨 비싸진 쪽파 한 단

미역냉국 좋아하는 사람 있어 오이 3개

그리고 부추를 사왔다.

 

 부추! 

문득, 아버지께서 농사지어 주신 무공해 부추가 떠오른다.

봄부터 무엇이든 열심이신데,

요즘은 풋고추, 호박잎, 머위나물, 깻잎, 그리고 부추.

나야 호강하고 있지만 온갖 모기에 벌까지 쏘여가며

먹거리를 만드시느라 애 쓰신다.

 

 요즘 걱정도 많으신데 도와 드리지도 못하고

자식을 여럿 길렀지만, 그 고민 덜어주는 자가 없으니

무슨 낙으로 사실까?

 “저희들끼리 잘 살면 된다.” 하시지만

도대체 자식들은 염치도 없다.

 

 나라도 ‘가까우면 힘이 되어드릴 텐데......'

마음 뿐이다.

여느 아버지가 자식을 몰라라 하셨을까 마는

새벽 5시면 일어나 가게에 나가시고

저녁 9시쯤 집에 오셨는데,

참으로 정이 많으시고 부지런에 성실하셨다.

 “여전히 일이 있어 행복 하시다.”며

연세에 비해 힘이 버거우시니 문제다.

몸이 더 이상 마른실 것도 없을 정도로 마르셔서

민망할 정도인데, 고민까지!

 

 그래, 아버지께서는 겉절이를 좋아하시니까

이왕 김치 담그는 거 정성을 다하자.

아버지께서 쏟은 정성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입맛 없으신

아버지께 맛난 김치 해드리는 거야.

갑자기 힘이 나서 고춧가루에 마늘에 양파도 까고 열심이다.

 

 아버지!

곁에 아무도 없다고 너무 외로워 하시지 마시고,

건강하게 오래 오래사세요.

무지무지 사랑합니다!

 


 

  2005년 8월 9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