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2021년 06월

17

늘상에서떠남 덩굴장미

흙길이 그리워 떠난 그 길 끝에 사랑스러운 덩굴장미가 피어 있었다. '둘레길이나 밟고 지나가자!' '파란 잔디 위 장미도 보고 가자!' 두 마음이 망설이는 사이... 언제 장미 보러 가겠나 싶어 잔디밭을 건넜다. 그늘진 장미터널이 시원할 테지만 싱그런 잔디를 밟고 길게 뻗은 장미꽃을 천천히 음미하였다. 꽃송이가 작아 앙증맞으며 화려한 듯 예뻤다. 풋사과처럼 은은한 향기도 났다. 그냥 지났으면 후회할 만큼 취해가는데 '어?' 꺾어진 장미 송이가 매달려 있었다. 누군가가 한 송이 탐했나 보다. 가지는 꺾어졌으되 한쪽 줄기가 이어져 힘겨운 물구나무를 서고 며칠이 지났는지 마른 송이가 되어 고개가 뻣뻣하였다. 줄기를 잘라주고 싶었다. 아마 가시가 있어 성공하지 못한 것 같다. 꺾어진 지점에서 가시가 마구 찔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