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2021년 06월

17

늘상에서떠남 덩굴장미

흙길이 그리워 떠난 그 길 끝에 사랑스러운 덩굴장미가 피어 있었다. '둘레길이나 밟고 지나가자!' '파란 잔디 위 장미도 보고 가자!' 두 마음이 망설이는 사이... 언제 장미 보러 가겠나 싶어 잔디밭을 건넜다. 그늘진 장미터널이 시원할 테지만 싱그런 잔디를 밟고 길게 뻗은 장미꽃을 천천히 음미하였다. 꽃송이가 작아 앙증맞으며 화려한 듯 예뻤다. 풋사과처럼 은은한 향기도 났다. 그냥 지났으면 후회할 만큼 취해가는데 '어?' 꺾어진 장미 송이가 매달려 있었다. 누군가가 한 송이 탐했나 보다. 가지는 꺾어졌으되 한쪽 줄기가 이어져 힘겨운 물구나무를 서고 며칠이 지났는지 마른 송이가 되어 고개가 뻣뻣하였다. 줄기를 잘라주고 싶었다. 아마 가시가 있어 성공하지 못한 것 같다. 꺾어진 지점에서 가시가 마구 찔렀다..

15 2021년 06월

15

일상 생활문 쉬어가며 김치

김치를 연달아 담갔다. 쉬면서 천천히 했지만 서있는 시간이 많으면 다리가 무거워 몸을 움직여주며 임했다. 장마가 오기 전 해야 할 일들이 있는 것이다. 배추를 한꺼번에 버무리지 않고 통에 평평하게 깔면서 양념을 위에 살짝 문질러주었다. 깍두기도 마찬가지다. 풀 끓이고 양념을 만들어 고춧가루 불린 후 (배추김치보다 고춧가루는 반 정도 들어감) 모조리 섞은 다음에 통에다 무 절인 것 한 켜 넣고 양념을 위에 쓱쓱 얹어주는 방법으로 하면 양념이 튀지 않고 양을 조절할 수 있어 좋았다. 마지막에나 버무려 위에 채우는 것이다. 김장 때는 무를 커다랗게 썰어서 요번에는 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담갔다. 남은 생새우가 있어서 새우젓과 함께 넣어주었다. 어떤 김치든 한 통이 되지 않으면 서운해서 무 6개를 담갔더니 알..

12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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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참느릅나무

산에서 잠시 하산(?) 하고 동네 한 바퀴 돌다 느릅나무를 발견하였다. 뒷산에 박목월 선생의 '청노루' 詩碑가 있는데 '산은 자하산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나는 열 두 굽이를... ' 이란 구절이 나와 느티나무와 비슷할까 궁금했었다. 느티나무에 비하여 잎이 부드럽고 잔잔하였다. 껍질 또한 야성미보다 포근함을 주었다. '운동을 많이 해서 불룩 알통이 나왔을까?' 느릅나무 중에서도 가을에 꽃이 핀다는 참느릅나무였는데 껍질이 약재로 쓰인다 하고 쌀이 귀한 시절에는 죽을 만들어 먹어 구황식물이기도 했단다. 키가 커서 이파리 구경이 힘들더니 같은 곳을 여러 바퀴 도니까 해가 점점 서쪽으로 기울며 낮은 곳을 알려주었다. '참느릅나무야, 다리가 시원찮아 너를 만났구나!' '반갑다, 반가워!...ㅎ..

댓글 끄적끄적 2021. 6. 12.

09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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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문 갑자기 다리가 아팠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50m쯤 걸었을까! 다리에 불꽃이 튀기 듯 쩌릿하며 걸을 수가 없었다. 오전까지 아무렇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일일까! 무엇이든 붙잡고 간신히 집에 돌아와 휴~~~ 이틀을 아주 어렵게 움직여 식사 준비를 하고 병원에 가고 싶어도 걸을 수가 없어 못 갔다. 오며 가며 부딪쳐 멍든 곳은 있었지만 넘어지지도 않았고 뼈를 만져보면 아무렇지 않은데 무릎 밑부분에서 쩌릿하며 다리를 디딜 때 무릎 펴짐이 고무줄이 짧은 듯 엉거주춤이고 발바닥이 불안하며 힘이 없었다. 예전에 근육 이완제를 먹어본 기억이 있어 효과를 보았기에 그날 저녁부터 복용하였고 천천히 스트레칭과 작은 고무공으로 허리며 다리며 마사지를 부지런히 해주었다. 그러다 삼일 째 되는 날 느릿느릿 집 앞 마트에 다녀올 수 있어서 기적이란 생..

06 2021년 06월

06

일상 생활문 조개젓 담그기

젓갈을 오랫동안 먹지 않다가... 우연히 오징어젓을 먹어보고 입맛이 당겨 깐 조개를 사 오게 되었다. 싱싱해서 샀지만 날이 더워 걱정이었는데 예전에 한번 담가본 적이 있어서 참고하려고 지난 글을 찾아봤더니, 조개젓은 6월 10일경에 담가야 맛있다고 쓰여있어서 저절로 미소가 흘러나왔다. 날짜를 기억했던 것이 아니고 오로지 신선해서 샀기 때문이다. 두 팩이 700g에 가까웠다. 소금을 넣어 가볍게 씻은 다음 체에 밭치고 볶은 소금이 떨어져 천일염 한 바가지를 볶았다. 조개의 20%에 해당하는 소금을 넣으라니 (금방 먹을 거면 덜 넣어도 된다 함) 대충 소금양을 덜어놓은 후 한켜씩 넣다가 맨 위에는 한꺼번에 털어서 모조리 덮고 즉시 냉장고에 넣어 숙성시켰다. 일주일 후에 먹어도 된다고 하나 비린내 날까 봐 한..

04 2021년 06월

04

일상 생활문 크랜베리

견과류를 사러 갔다가 크랜베리를 만났다. 반 건조였는데 할인을 해서 가격도 샀고 먹어보고 싶어 무작정 담았다. 수확 장면을 영상으로 보고 베리를 기억했었다. 덩굴식물로 알맹이가 작아 손으로 일일이 딸 수가 없어 밭에다 물을 가득 채워서 떠오른 열매를 한쪽으로 몰아 기계로 끌어올리는 모습이었는데 물 위에 떠있는 빨간 열매들이 주위 풍경과 어울려 무척 아름다웠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궁금해 맛을 봤더니 너무 달아 비로소 내용 글을 읽어보게 되었다. 본래의 과일에서 우러난 단맛이 아니었던 것이다. 역시나 과일과 설탕의 비율이 6:4로 설탕물에 담갔다가 말린 것이어서 잘못 샀구나 싶었다. 관심이 급하게 사라져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어떻게 먹어야 할지 짬 날 때마다 생각해보았다. '멀리서 왔는데 버리지는 못하겠고...

31 2021년 05월

31

일상 생활문 아버지와 달팽이

"오늘 바쁘십니까?" "오라버니, 반갑습니다...ㅎㅎ" "별일 없으니 말씀하세요!" 여유가 생겼을까나! 이른 아침에 부모님 뵈러 가자는 오라버니의 문자가 와 약속을 하고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오빠와 12시쯤 갈 예정이니 일터에 가시지 마세요!" "그래? 가지 않고 기다리마!" 일터에 가시면 오후 2시가 넘어 오시기 때문에 소식드렸던 것인데 편안하게 계실 거라 생각했지만 도착했더니 그 사이 3시간이 비어 가꾸신 채소들 나누시려고 얼른 일터에 다녀오셨단다. 버스로 왕복 2시간에 한 시간은 후닥닥 채소들 쓸어 담고 정신없이 오셨을 아버지의 모습이 지나갔다. "부지런도 하시지!" 점심 드시고는 양파피클이 맛있다며 어떻게 하는 거냐 물어보셔서 설거지 하며 양파 4개를 까시라 숙제드리고...ㅎㅎ 병 소독에 물..

28 2021년 05월

28

늘상에서떠남 친구집 1박 2일째!

음악을 들으며 이야기에 취해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안개가 자욱해 신비스러웠다. 마당 앞이 바로 밤나무가 가득한 산이라 공기 맑고 햇살 가득한 집이다. 채소 이름이 뭐였었지?...ㅎㅎ 씨앗을 뿌렸다는데 솎아서 샐러드 해 먹자 했다. 로메인 상추였나, 시금치도 몇 줄기 넣었다. "시금치도 샐러드에 넣는다고?" "넣어서 나오는 것 먹어봤더니 좋았어!' 아침에 가장 빛난 음식은 쑥떡이었다. 봄에 뜯은 쑥을 쌀가루와 섞어 반죽해두었을까. 비닐에서 뭉치를 꺼내 치대고 만들어 쪄서 뚝딱 한 접시! 솜씨도 좋았지만 쫀득쫀득하니 쑥 향기가 코로 목으로 넘어가며 눈이 저절로 감기는 행복감을 맞봤다. 레스토랑에서나 먹었던 샐러드는 어땠나...ㅎㅎ 갓 수확한 채소들에 덩어리 치즈를 듬성듬성 떼어 얹고 사과를 첨가하여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