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 숲

밤송이가 툭툭 떨어지고 나는, 머리숱이 많았다

14 2021년 06월

14

나비야, 나야/모르는 과자 바흐의 음악은 과분해서 - 이신율리《사이펀》2021년 여름호

바흐의 음악은 과분해서 - 이신율리 에코 없이 귀를 여는 바흐의 음악은 과분해서 가을 아버지 괜찮을까 첼로 끝에 붙어있는 도돌이표에서 바닐라 향이 난다 음이 낮을수록 통증이 궁금하다 무반주 첼로 음악같이 꺾이지 않고 차갑지 않게 전망 좋은 창에 말없는 천사라도 심어야지 사철 시들지 않는 아버지의 귓속말을 모아 무반주 재봉틀을 만들었다 노을이 절취선을 따라 박음질했다 창문 밖으로 하나 둘 봉분이 늘어가 내가 사는 이곳도 산딸기 무덤 낮은 목소리로 반주 없이 봉분을 열어봐 가보지 않은 산책길이 여름방학처럼 살고 있어 그곳에는 꼭 내가 모르는 내가 사는 것 같아 주술에 걸린 아버지가 자꾸 태어나고 가문비나무 속에서 오래된 첼로가 걸어 나와 바흐를 좋아하세요 메시지를 보내면 구름 사이로 아버지는 만월로 차오르고..

14 2021년 06월

14

08 2021년 06월

08

연두 발목들/캠핑 강진 주작산 캠핑 - 풍경

텐트 안에서 보이던 저 산 꼭대기 "소녀의 기도"란 꽃말을 가진 노루발풀 집옆에 이렇게나 아름다운 노루발 정원이 ... 텐트 안에서 보이는 산에 오르기로 했지 안개와 함께 가볍게 가볍게 뱀딸기가 익으면 감꽃이 피는구나 계획없이 닿았던 "마량항" 사진 한 장이 없었다면... 다음에 한 번 더 가야할 곳 마량! 캠핑장 안에 있던 작은 절 천황사 염불소린 들리지 않고 야생화 농원 같던 ... 각자 제 자리에서 조화롭게 제철이지 키가 큰 조개 손질하던 바쁜 손 근처 덕룡산에도 바위가 근사했지 흔들바위 떨어질까봐 흔들어보진 못하고 찔레꽃 향기를 실은 바람과 함께 산길을 걸어 강진에서 해남에 닿아보는 일 대흥사 뒤편 저 산이 '두륜산' 산이 저렇게 예쁠수도 있구나 두륜산 ... 병영 오일장이라고 달리던 길이었지 아..

08 2021년 06월

08

카테고리 없음 강진 주작산 캠핑 - 먹거리

쉬엄쉬엄 집에서 출발 7시간 지나다보니 유행가 가사에서나 듣던 월출산 신령님은 어드뫼 계신가 7시간 반만에 주작산 도착 이곳에서 열흘을 살거예요 터가 좋네 연녹색 집을 지어놓고 장흥 토요시장에 왔네 장흥삼합 가리비, 한우, 표고 묵은지 대신 아스파라가스를 얹고 만가닥버섯을 때려넣고 라면을 먹네 팔뚝만한 갈치 한 마리 사서 굽고 캠핑와서 육회가 다 뭐람 .. 별걸 다함 휴양림 산풀 속에선 머위가 자라서 콜레스테롤 걱정 말고 꽃게를 먹세 갑오징어 네마리 찜을 해서 먹세 왜케나 귀엽나 병영 돼지 숯불갈비가 유명하대서 먹었는데 이건 꼭 먹어봐야돼지 해남 대흥사에 갔다가 연잎꿀빵에 대추차 봄동 겉절이까지 강진 한정식에선 회, 전복구이보다 더 맛있었던 열무 물김치 한 그릇 더 주세요~ 강진은 한정식은 어느 집이고 ..

16 2021년 05월

16

나비야, 나야/모르는 과자 토마토 모자 - 이신율리《다층》2020년 겨울호

토마토 모자 - 이신율리 토마토가 달린다 짭짤이 토마토가 달린다 빨강은 멈추지 않고 졸음 쉼터를 지나친다 시 속 110km가 고속도로를 쫓아온다 추월하는 울트라 토마토, 주차장은 불어 터진 스파게티 같아 화장실은 멀고 호두과자 줄은 너무 길어 출렁거리는 휴게소에서 하모니카를 분다 화분 속에서 토마토가 익는 사이 낮달 속으로 귀가 사라진다 토마토 모자를 벗는다 노래할 때마다 하모니카를 불어주던 외삼촌은 어디 있을까 늘어진 테이프에서 트로트를 걸치고 사라진 외삼촌이 나온다 모자를 쓴다 잘 익은 토마토 모자를 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토마토 냄새를 알아가는 거라고, 하모니카 소리가 강물을 타고 들려왔다 강물로 박자를 맞추던 외삼촌이 하모니카를 불면서 모자에서 흘러나왔다 짭짤이 토마토가 달린다 외삼촌이 달린다 ..

30 2021년 04월

30

나비야, 나야/인형 뽑기 결혼기념일과 철쭉

나비 나비 느닷없이 국립 수목원 점심으로 떡, 간식, 쓸데없이 과자 느닷없음은 부실을 불러온다 명자처럼 핀 명자꽃 저 붉은 입술 라일락을 누군가는 귀신처럼 핀다고도 했지만 살결 고운 미스김 복주머니란 또는 개불알꽃 그 옛날엔 산에 가면 천지 피었던 꽃이라는데 이젠 귀한 꽃 국립 수목원 광릉내에서만 볼 수 있는 천연기념물 '광릉 요강꽃' 철쭉 필 때 핀다 우와~ 철쭉 철쭉 여기 또 철쭉 철쭉 결혼기념일과 철쭉 화들짝 핀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왠지 진달래가 지고 나면 철쭉이라도 피어야 결혼 기념일이 올 것 같아서 다행히 철쭉은 어디서나 피지만, 어디나 피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새 잎 나는 소리로 노래하는 새가 있을 것 같은 국립 수목원엘 간다 다른 꽃은 몰라도 오늘 철쭉은 피니까 오랜전 아, 오래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