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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ime for Mercy (자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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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2020. 11. 16.

변호사 출신답게 법정 스릴러의 대가인 존 그리샴은 요즘도 매년 새 책을 내고 있다. 그의 새 책 ‘A Time for Mercy’ (자비의 시간)을 읽었다.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지난 몇 년간 나온 그의 책은 주제나 스토리 전개 등에서 초기 작품에 많이 못 미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은 출판되면 곧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다. 그만큼 팬 베이스가 넓다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나 역시 그가 쓴 책은 빠짐없이 읽어 왔다. 그럼에도 이번 책은 다소 실망스럽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A Time to Kill’(타임 투 킬)과 속편 ‘속죄 나무’ (Sycamore Row)에 등장했던 포드 카운티의 변호사 ‘제이크’와 그 주변 인물들이 등장하는 후속 편이다.

 

등장인물의 이름과 사건의 성질만 조금 다를 뿐 이전의 법정 드라마와 별 차이가 없다. 사건의 내용을 알고 나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어 끝날 것인지 독자가 예측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놓지 못하고 계속 읽게 되는 것은 독자의 흥미를 놓치지 않고 끌고 가는 이야기꾼 그리샴의 탁월한 능력 때문이다. 

 

지역사회에 잘 알려진 경찰이 의붓아들의 손에 살해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가 전개되며 능력 있는 경찰로 알려진 것과 달리 과음을 일삼고 싸움과 가정폭력을 저지르는 그의 어두운 면이 드러난다. 

 

살인은 어떤 경우에 정당화될 수 있으며, 중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은 어떤 경우에 성인 재판을 받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났듯이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편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미국은 50개 주로 이루어진 합중국이다. 성조기 아래 USA라는 한 나라 같지만, 실은 50개의 나라와 같다. 각 주마다 법과 정서가 다르다. 어떤 주에는 사형제도가 있는가 하면, 사형제도가 없는 주도 있다. 

 

미국의 재판은 배심원제도다. 형사재판의 경우에는 12명 배심원이 모두 합의를 해야만 유죄가 된다. 단 한 명이라도 무죄를 주장하면 재판은 끝나지 않는다. 끝까지 배심원의 의견이 일치를 이루지 못하면 불일치 배심(hung jury)이 되어 유죄가 되지 않는다. 유죄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피고는 무죄라는 원칙 때문이다.

 

배심원들은 인종, 세대, 계층에 따른 편견을 가지고 있고, 때로는 이로 인해 재판의 결과가 부당하게 나올 수 있다. 그리샴은 그의 책에서 변호사들이 어떻게 이런 배심원 제도를 자기 쪽에 유리하게 이용하는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나는 요즘 그의 책을 더 이상 사지 않는다. 돈을 주고 사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전자책으로 빌려서 읽는다. 

 

이 책이 한국어로 번역될는지는 알 수 없다. 그리샴의 책은 비교적 쉬운 영어로 쓰여 있고 문장의 구성도 복잡하지 않다. 영어공부를 하는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야기에 끌려 쉽게 페이지가 넘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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