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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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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2020. 11. 20.

조직 검사를 하기로 약속을 잡으니 또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한다. 보름 사이에 두 번이나 검사를 받게 되었다.

 

검사를 이틀 남겨둔 날, 갑자기 겁이 났다. 괜히 멀쩡한 간에 바늘을 찔러 일을 키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가장 위험한 것은 출혈이 멈추지 않는 것이며, 위험률은 0.01% - 0.1%, 만 명에 한 명 정도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의사의 이름을 구글에서 찾아보니 경력 16년이라고 한다. 초짜는 아니구나 싶어 다소 마음을 놓았다. 

 

마취를 하고 조직을 떼어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혹시나 모를 출혈을 관찰하기 위해 3시간 정도 회복실에 있어야 한다. 아내에게 집에 가서 기다리다 전화를 하면 오라고 했더니, 기여코 대기실에서 기다리겠다고 한다.

 

평소에 가던 방사선과에 가서 접수를 하고 들어가니 전에는 가본 적이 없는 동으로 데리고 간다. 병원의 응급실 같은 시설이다. 의사가 와서 검사 과정을 설명해 준다. 마취를 하지만 잠은 재우지 않으며, 국소 마취를 하니 심한 통증은 없을 것이다. 초음파로 간을 찾아 바늘을 찌르고 조직을 떼어 낸다고 한다. 

 

링거를 꼽고 검사실에 들어가니 거의 수술실 수준이다. 의사가 간을 찾는 초음파 스크린을 보고 있다가 마취약을 넣는다는 소리를 들은 것이 끝이다. 깨어보니 회복실에 있다. 바늘이 들어갔던 자리가 조금 뻐근할 뿐 통증 따위는 없다. 갈빗뼈 사이로 바늘을 넣었던 모양이다. 반창고가 붙어 있다. 

 

5일 만에 의사에게서 메일이 왔다. 좋은 소식이라며 검사 결과 간경변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 그동안 받았던 검사에서 발견되었던 이상 징후는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overcall” (실제보다 과장된)이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별 이상 없는 간을 두고 온갖 검사를 한 셈이다. 미심쩍은 부분을 끝까지 파헤쳐 검사를 해 주었으니, 고맙게 생각하기로 했다.

 

2달 남짓한 동안, 온갖 생각을 많이 했었다. 결국 운명을 받아들이고 사는 날까지 열심히 살겠노라고 마음을 정리하고 나니 이 모든 일이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이건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병원에 자주 드나드는 날이 곧 다가올 것이다. 다음번에는 좀 더 담대하게 받아들이고자 다짐해 본다. 

 

until next 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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