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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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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2020. 11. 21.

호주 작가 ‘리안 모리아티’의 장편 소설, ‘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What Alice Forgot)를 읽었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 넘어지며 기절을 했다 깨어난 주인공 ‘앨리스’는 29세의 임산부다. 그녀는 자신이 왜 헬스장에 와 있는지 영문을 알 수 없다. 곁에 있는 친구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니 친구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친구가 “너 몇 살이야?"라고 묻는다. 29이라고 하니 “너 곧 40이야”라고 한다. 그녀는 자신이 1998년에 있다고 믿지만, 시간은 2008년이다. 10년의 기억을 상실한 것이다.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여동생 ‘엘리자베스’에게 연락을 하니 싸늘하게 전화를 받는다. 남편 ‘닉’에게 전화를 하니 적의를 내 보인다. 병원으로 찾아온 동생은 그녀가 지금 닉과 이혼 수속 중이며 3자녀의 양육권을 두고 전쟁 중이라고 한다. 첫아기를 낳을 기억도 없는데 아이가 셋이라니.

 

집으로 돌아온 후, 동생은 그녀에게 지난 10년 사이에 벌어진 일들을 이야기해 준다. 앨리스의 일상이 점점 바빠지며 자매의 사이는 멀어지고, 엘리자베스는 아이를 갖고자 수차례 인공수정을 하지만 매번 유산이 되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앨리스는 낳은 기억도 없는 아이들과 일상을 이어가고, 상황을 알고 난 닉이 도움을 준다. 가끔씩 떠오르는 기억의 조각에 ‘지나’라는 여자가 있다. 그녀는 지나가 닉의 정부였다고 생각한다.

 

알고 보니 지나는 이웃에 이사를 와서 급속히 가까워진 앨리스의 절친이며, 10년 사이 그녀가 다른 사람으로 바뀐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다. 닉과의 이혼도 지나를 두고 벌어진 다툼에서 시작된 일이다.

 

10년의 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는 아이들에게는 전혀 다른 너그럽고 친절한 엄마의 모습을 보이고, 닉에게도 다시 다가간다. 친정엄마는 그녀의 시아버지인 닉의 아버지와 재혼을 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고, 그녀는 아이들 학교의 교장과 최근 사랑에 빠졌다. 이런 와중에 그녀는 닉과 재결합을 하여 가정을 지키고자 마음먹는다. 

 

책은 앨리스의 이야기 사이사이에 심리상담가에게 보내는 엘리자베스의 편지, 앨리스가 할머니로 여기며 자란 이웃 ‘프레니’가 ‘필’이라는 남자에게 보내는 붙이지 않는 편지로 이루어진다. 

 

이 책에서 앨리스는 생의 가장 소중한 10년의 기억을 상실했지만, 우리가 선별적으로 잊고 싶은 시간의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작가 모리아티는 기억을 상실하여 자신이 10대 소녀라고 착각하며 사는 영국 여인의 실화에서 이 책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한국의 ‘수목 드라마’에 어울리는 스토리다. 시차를 두고 전개되는 이야기와 약간의 서스펜스, 반전까지 들어 있어 매우 재미있다. 거의 모든 도서/독서 사이트에 읽어야 할 책 목록에 올라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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