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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 발굴 (The D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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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2021. 2. 4.

전운이 감도는 1939년 5월, 대저택의 여주인 ‘이디스’는 아마추어 유적 발굴자 ‘바실 브라운’을 고용한다. 대령이었던 남편을 잃고 어린 외아들 ‘로버트’와 사는 이디스는 자신의 대저택 들판에 있는 거대한 무덤에 오래된 유적이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학창 시절부터 고고학에 관심이 많았다. 일찍이 남편의 청혼을 받았으나, 병든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수년 동안 그의 프러포즈를 미루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야 결혼한다. 그녀는 불치의 병을 앓고 있으며, 자신이 오래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서둘러 유적 발굴에 나선 것이다.

 

무덤을 둘러본 바실은 이디스가 기대를 하고 있던 큰 무덤은 이미 도굴범들의 손을 거쳤고, 근처의 다른 작은 무덤이 더 흥미롭다고 한다. 두 명의 보조 일꾼과 발굴을 시작한 바실은 땅에 묻힌 배를 발견하고, 앵글로색슨 시대의 유물들을 찾아낸다.

 

소문을 듣고 유명한 고고학자 ‘챨스’가 찾아와 고고학이나 발굴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한 바실의 손에서 발굴작업을 빼앗으려 한다. 바실의 발굴 지식은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통해 경험으로 배운 것이다. 바실은 땅 주인인 이디스의 뜻에 따르겠노라고 하고, 이디스는 그를 머물게 한다.

 

챨스는 발굴 팀으로 ‘스튜어트’와 그의 아내 ‘페기’를 데리고 왔다. 영국 공군 입대를 앞둔 이디스의 사촌 ‘로리’도 발굴에 참여하며 사진 기록을 남긴다.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되며 역사적인 유물들이 나온다.

 

이 영화는 ‘서튼 후’로 알려진 실제 있었던 발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1930년대 영국의 의상, 발굴 방법과 현장 등을 모두 재현하고 있다.

 

이디스는 발굴된 것들을 대영박물관에 기증하며 발굴자인 바실 브라운의 이름이 공개될 것을 요구한다. 전쟁 동안 런던의 지하에 보관되었던 유물들은 이디스 사망 9년 뒤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되지만, 브라운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는다. 금세기에 들어서야 마침내 기증자인 이디스와 발굴자 브라운의 이름이 유물과 함께 박물관에 전시되었다고 한다.

 

바실에게는 그에게 매일 편지를 보내는 아내가 있다. 그녀는 그를 전적으로 믿고 지지한다. 둘 사이에 아이는 없다. 바실은 이디스의 아들 로버트에게 아버지 같은 다정함을 보여 준다.

 

비 오는 날 발굴지의 오두막에서 함께 비를 피하던 이디스는 바실을 저녁에 초대한다. 마침 그날 저녁 바실의 아내가 갈아있을 셔츠를 가지고 그를 찾아오고, 그는 저녁을 위해 몸단장을 하는 이디스에게 함께 밥을 먹을 수 없다는 전갈을 보낸다. 두 사람 사이에 더 이상 로맨틱한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로맨스는 발굴 팀의 페기와 이디스의 사촌 로리 사이에 생겨난다. 페기의 남편 스튜어트는 동성애자이며 아내와의 잠자리를 피한다. 불행한 결혼 생활을 끝내기 위해 스튜어트에게 이별을 고한 페기에게 영국의 선전포고와 함께 군에 입대했던 로리가 잠시 찾아오고, 둘은 사랑을 나누게 된다.

 

영화는 마치 한 편의 클래식 소설처럼 펼쳐진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과장된 유머나 스릴 없이 잔잔하게 흘러간다. 전쟁을 앞둔 영국, 순수했던 그 시절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영국 영화를 좋아한다. 영국식 발음의 영어도 좋고, 서사적인 스토리 텔링도 좋다. 이 영화는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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