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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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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2021. 2. 25.

3일 전 개봉한 넷플릭스 영화 ‘퍼펙트 케어’(I Care a Lot)를 보았다.

 

은퇴한 노인들의 건강과 재산을 관리하는 회사의 CEO 인 ‘말라 그레이슨’은 실은 탐욕스러운 사기꾼이다. 그녀는 혼자 살거나 또는 자녀들과 소원하게 지내는 노인들을 찾아 무능한 판사로부터 그들의 법정 지정 후견인이 된 후 재산을 빼돌린다. 표적이 된 노인은  요양원으로 보내고, 집과 가구 등을 경매로 처분하여 요양원의 비싼 비용과 자신의 수수료를 챙겨 탈탈 터는 것이 이들의 주업이다. 그녀의 동업자는 노인의 건강을 돌보는 의사와 요양원이다. 

 

어느 날 평소 거래하던 의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혼자 사는 돈 많은 노인 ‘제니퍼 피터슨’을 표적으로 삼게 된다. 건강상 아무 문제가 없는 제니퍼가 혼자 있으면 위험하다는 의사의 소견서 한 장에 그녀의 동의 없이 법정 지정 후견인이 된 말라는 즉시 행동에 나선다. 제니퍼를 요양원 특실로 옮기고 그녀의 핸드폰을 빼앗은 후, 집안의 가재도구를 모두 처분한다. 그 과정에서 제니퍼의 은행 금고를 열게 되고, 그 안에서 값비싼 다이아몬드 뭉치를 발견한다.

 

연고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제니퍼를 찾는 이들이 나타난다. 제니퍼를 구하려는 그들의 노력이 코믹하게 이어진다. 그녀에게는 러시아 마피아의 두목인 ‘로만’이라는 아들이 있다. 제니퍼 피터슨이라는 신분은 소아마비로 죽은 어느 소녀의 신분을 도용한 것이다. 

 

로만의 손에 잡혀 죽을 고비를 넘긴 말라는 로만을 찾아 이번에는 그를 죽음 직전으로 몰고 간다. 약물에 중독되어 길에서 발견된 로만은 행로 병자로 병원에 입원하고, 법원은 말라를 그의 법정 후견인으로 지정한다. 이제 그의 운명은 말라의 손에 달린 것이다. 말라는 로만에게 그와 어머니의 삶을 돌려주는 조건으로 천만 달러를 요구한다. 이에 로만은 동업을 제시한다. 말라의 머리와 자신의 자본으로 이 사업을 키워보자는 것이다.

 

말라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녀의 사업은 승승장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영화의 첫 장면에 등장했던 말라가 제물로 삼았던 노인의 아들이 총을 들고 나타난다. 

 

주인공이 벌을 받고 망해버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본 것은 정말 오랜만의 일이다. 

 

노인 인구의 급증과 함께 이들을 노리는 사기와 범죄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이중 요양시설에서는 합법적으로 많은 비리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65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모두 메디케어라는 연방정부의 건강보험이 제공된다. 약간의 보험료가 부과되며 진료에 따라 본인부담액도 있다. 이런 비용을 낼 수 없는 저소득층에게는 주정부 또는 카운티 정부가 그 비용을 제공한다. 

 

건강상 더 이상 집에 머물 수 없는 노인들은 결국 요양시설로 가게 된다. 돈 있는 노인들은 본인의 재력에 따라 천차만별의 프로그램을 골라서 갈 수 있다. 1930년대 경제공황을 경험한 세대는 근검절약하며 많은 재산을 모았다. 지금 노인이 된 베이비붐 세대들은 그 재산을 물려받아 미국 역사상 가장 자산이 많은 세대라고 한다. 그래서 미국의 실버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전망 좋은 비즈니스다. 

 

돈이 없는 노인들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시설로 가게 된다. 요양원의 입장에서는 노인이 누워있는 침대는 잘 키운 유실수와 같다. 정해진 시간에 약을 주고, 밥을 주고, 기저귀만 갈아주면, 매달 나라에서 돈이 나온다. 제약회사와 의료용품 회사들은 이들을 상대로 로비를 한다. 약과 물품을 소비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약을 주고, 물건을 소비하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시설의 개, 보수를 미루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간병인의 수를 줄여 쓴다. 마치 정해진 시간에 나무에 물을 주고, 철 따라 비료를 주듯이, 시간에 맞추어 정해진 메뉴의 밥을 주고, 기저귀가 더러워져도 시간이 되어야 갈아 준다.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면 호흡기를 부착하고, 호스로 음식물을 부어가며 살려 놓는다. 이들이 숨 쉬고 살아있는 한, 통장에는 계속 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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