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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의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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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

2021. 4. 18.

굳이 LA 다저스나 샌디에고 파드레스 팬이 아니라도 MLB 야구팬이라면 어제 (4/16) 시작해서 오늘 (4/17) 새벽에 끝난 다저스와 파드레스의 시즌 맞대결 1차전은 놓쳤다면 하이라이트라도 찾아보아야 할 게임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조에 함께 들어있는 다저스와 파드레스는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최강팀들이다. 월드시리즈 7회 우승, 디비전 우승 19회의  강호 다저스에 눌려 지내던 파드레스는 지난 2년 동안 ‘마차도’를 비롯 ‘호스머,’ ‘타티스 주니어,’ ‘블레이크 스넬,’ 등을 영입하며 강호의 면모를 갖추었다.

 

메이저리그의 플레이 오프는 동부, 중부, 서부, 3개 조의 우승팀이 진출하고, 남어지 팀들 중에서 성적이 좋은 2팀이 단판 승부를 벌려 올라가는 방식이다. 같은 조에 속한 다저스와 샌디에고의 경우는 승률이 아무리 좋아도 서부조 우승을 놓치면 단판 승부 와일드카드 게임으로 밀리게 된다. 야구는 아무리 강한 팀이라도 상대팀 투수를 잘못 만나면 단판 승부에서 질 수 있다.

 

이번 시즌 다저스와 파드레스는 총 19번 맞붙게 되어 있으며, 어제 첫 게임을 시작으로 이번 주말 3연전, 다음 주말에 4연전을 하게 된다. 두 팀의 조 우승은 19번 맞대결의 결과에 걸려있다로 보아도 무방하다.

 

다저스는 이번 주말 전을 위해 투수 선발일정을 조절하여 자타가 공인하는 간판투수 3인방, ‘뷸러,’ ‘커쇼,’ ‘바우어’가 나온다.

 

어제 1차전은 파드레스가 먼저 득점을 했지만, 곧 다저스가 역전에 성공하며 도망가자, 파드레스가 따라가는 양상을 보였다. 득점 찬스는 파드레스가 더 많았다. 선수들이 긴장한 탓인지  실점과 연결되는 범실을 각 3개씩이나 범했다. 파드레스가 안타도 더 많이 치고 주자도 많았지만 후속타의 불발로 5대 4로 뒤진 상황에서 9회 말이 되었고, 마침내 마무리 ‘젠슨’을 상대로 동점을 이루었다.

 

주자를 2루에 놓고 시작하는 연장전. 파드레스는 10회와 11회 말 1사 주자 3루의 황금 같은 기회를 맞았지만, ‘산타나,’와 ‘데이브드 프라이스’의 선방에 눌려 득점에 실패한다. 그리고 돌아온 12회. 구원투수들이 모두 불려 나온 파드레스 불펜이 강타선 다저스에게 무너지고 만다.

 

2020년 플레이오프 MVP ‘시거’에게 2점 홈런을 맞아 승부가 기울고, 연속된 공격에 3점을 더 내주며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지난해 코로나로 한 시즌 뛰지 않았던 ‘프라이스’는 선발에서 밀려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목요일 콜로라도 전과 어제 게임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하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구단으로부터 월드시리즈 기념 반지를 받자 머쓱했던지 즉시 경매에 올려 수익금을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

 

파드레스의 ‘김하성’은 7회 대타로 출전. 안타를 치고 나가 도루에 성공하고, 다음 타자 때 홈까지 들어와 득점하며 활약했다. 1루에 나가서는 ‘먼시’에게, 도루로 2루에 진출한 후에는 ‘시거’에게 말을 거는 친화력까지 보여 주었다. 무슨 말을 했을지 궁금하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다저스처럼 팀의 마이너리그를 통해 자원을 키우는 구단이 있는가 하면, 파드레스처럼 자유계약 시장에서 선수를 영입하여 단숨에 전력을 강화하기도 한다. 선수들을 키워 잘 활용하기로는 다저스를 따라갈 팀이 없다. 다저스는 26명 엔트리 중 15명이 마이너리그를 통해 키운 선수들이다. 이런 것을 ‘홈그로운’ (homegrown)이라고 하며 다저스가 단연 메이저리그 1위다.

 

어제 게임에서도 동점 홈런을 친 ‘랄리’와, 2타점을 올린 ‘멕킨 스트리’ 등은 다저스의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온 선수들이다.

 

파드레스는 단 한 명만이 구단에서 키운 선수이며, 30개 구단 중 28위에 속한다. 자유계약 선수로 팀을 꾸리게 되면 비용도 많이 들고, 매년 계약이 끝나는 선수들과 재계약을 하거나 새로 영입을 해야 하는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이런 팀들은 계속해서 강한 전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즉, 1-2년 내에 성적을 내야 한다.

 

다저스 같이 자원이 풍부한 구단은 장기집권이 가능하다.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조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것도 이런 풍부한 자원 덕이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2년 연속 우승, 그 가능성이 예상되는 이유다.

 

2021년, 모든 구장에 관객 입장이 가능하다.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는 수용인원의 1/3을 채울 수 있다. 아마도 코로나 백신 접종이 늘어나며 6월쯤에는 훨씬 더 많은 관중이 입장할 수 있을 것이다.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쏟아부은 이들의 대결은 5시간 만에 다저스의 11대 6 승리로 끝이 났다. 선수와 감독에게는 힘든 경기였겠지만 야구팬들에게는 기억에 남을 멋진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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