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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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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2021. 5. 28.

또 기욤 뮈소의 책을 샀다. 그의 책은 순문학과는 거리가 있는 통속 소설들이다. 장르문학이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서스펜스와 스릴이 가득하지만 결국은 사랑 이야기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에 빠져드는 것은 독특한 플롯, 탄탄한 이야기 구성과 무엇보다도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에는 인간의 운명과 죽음이 자주 등장한다. 운명은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만들어 가는 것인가. 죽음은 무엇이며, 죽음 뒤에는 무엇이 있는가. 

 

두 번째 장편소설이며 그를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든 ‘그 후에’는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던 자신의 체험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이라고 한다.

 

뉴욕의 맨해튼, 성공한 변호사 ‘네이선 델 아미코’에게 어느 날 의사 ‘굿리치’가 나타나 죽음을 예고한다. 네이선은 실제로 굿리치가 죽음을 예견한 사람들이 차례로 죽어가는 것을 보게 된 후, 곧 자신도 죽을 것이라고 믿게 된다. 

 

뮈소의 작품에는 늘 비슷한 요소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가난과 편부모 등의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고 크게 성공한다. 그리고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과는 신분의 차이가 있다. 이 책도 같은 맥락으로 시작한다.

 

네이선의 어머니는 부잣집의 가정부였으며, 그는 그 집의 딸 말로리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처가에서는 그와의 결혼을 반대하지만 둘은 결혼하게 되는데, 변호사가 된 네이선은 유명 변호사인 장인의 콧대를 꺾기 위해 치열하게 산다. 

 

신분 상승과 처가에 대한 복수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하던 그는 어린 아들을 잃고, 아내와는 멀어지며, 결국 이혼에 이른다. 죽음을 앞두고 그는 돈과 사회적 성공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네이선은 꿈꾸듯 생각했다. 만약 두 번 사는 게 가능하다면 똑같은 실수를 절대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허영에 들뜬 생각을 버리고, 덧없고 무의미한 일들에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부분에 집중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365 페이지)

 

그리고 서서히 시작되는 반전. 그토록 미워했던 장인에게는 그가 알지 못했던 비밀이 있었으며, 가정부였던 어머니와 얽힌 일에도 그의 오해가 있었음이 밝혀진다. 놀랍게도 자신에게도 죽음을 예견하는 ‘메신저’의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다.

 

뮈소의 책을 계속 찾아 읽다 보니 기발한 플롯과 재미있는 이야기에 비해 결말은 다소 실망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앞에서 독자의 기대치를 너무 높여 놓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는 책의 각 장을 영화의 명대사, 책의 한 문장, 또는 명인들의 한마디로 시작한다. 책의 내용과 연결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보는 것도 그의 책을 읽으며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이 책을 읽으며 죽음이란 무엇이며, 죽음 뒤에는 무엇이 있는지, 나의 죽음을 미리 아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모르고 죽는 것이 좋은지 등, 죽음과 연관된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하지만 답은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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