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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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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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2021. 6. 16.

아내는 과일이나 야채 껍질을 감나무 밑에 묻곤 한다. 거름이 되라고 주는 것이다. 가끔씩 그 자리에서 싹이 나온다. 그렇게 해서 사과나무가 나왔고, 토마토가 열렸으며, 몇 년 전에는 수박과 참외도 자란 적이 있다.

 

지난봄 감자 껍질을 버린 자리에 싹이 돋았다. 껍질에 붙어있던 눈이 자란 것이다. 아내가 거름을 주고 물을 주니 잘 자랐다. 어제저녁 텃밭에 물을 주던 아내가 “어디 감자나 캐볼까?” 하며 삽을 들고 살살 땅을 파 헤치니, 땅 속에서 이놈들이 나왔다. 신기하기도 하고 귀하기도 하다.

 

 

텃밭은 아내의 놀이터다. 아이들이 모래상자 안에 들어가 놀듯이 아내는 텃밭에 들어가 흙을 만지며 노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그런 아내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며 대리 만족을 얻는다.

 

며칠 사이에 날씨가 많이 더워졌다. 관상대에서는 폭염주의보를 발표했다. 하지만 건조한 남가주에는 열대야는 없다. 아무리 더운 날도 그늘에 들어가면 견딜만하다.

 

저녁을 먹고 페티오에 나가 텃밭에  주기를 끝낸 아내와 마주 앉아 어둠이 내리는 것을 보는 것도 요즘 내가 즐기는 상의 재미  하나다.

 

오늘 저녁에는 아내가 감자를 조려준다고 했다. 귀하고 아까워서 먹을 수 있을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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