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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애프터 리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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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2021. 7. 8.

‘코언 형제’가 만든 영화 ‘번 애프터 리딩’ (Burn After Reading)을 보았다.

 

CIA 선임 요원 ‘오스본 콕스’(존 말코비치)는 지나치게 술을 마셔 좌천 통보를 받게 된다. 수치심에 그는 충동적으로 사표를 던지고 나온다. 

 

바람둥이 연방 보안관 ‘해리’(조지 클루니)와 내연의 관계를 유지하던 그의 아내 ‘케이티’(틸다 스윈튼)는 실직한 오스본과 서둘러 이혼하기로 결심하고 그의 재정 기록을 복사해서 이혼 변호사에게 건넨다. 변호사의 비서가 이 CD를 헬스클럽에 놓고 오는 바람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발견한 헬스클럽 직원 ‘린다’(프랜시스 맥도먼드)와 ‘채드’(브래드 피트)는 CD에 비밀정보가 들어있음을 알게 된다. 성형수술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우던 린다는 오스본을 협박해 돈을 받아 내려고 하지만 오스본은 쉽게 말려들지 않는다. 결국 린다와 채드는 CD를 러시아에 팔아 남기려 한다. 

 

하지만 이들의 생각과 달리 오스본은 3급 비밀을 다루던 사람이라 그가 가진 정보는 별 가치가 없는 것들이다. 러시아 대사관에서 정보를 파악한 CIA는 이들을 감시하며 수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린다를 짝사랑하는 헬스클럽의 매니저 ‘테드’(리처드 젠킨스)까지 개입을 하며 상황은 꼬여만 간다.

 

스파이물이지만 긴박한 추격전이나 총격전 따위는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는 미국의 7080 세대가 겪는 고독을 그리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애인이나 배우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불륜을 행하고 있거나 꿈꾸고 있다. 진실을 밝혀 정의를 구현하기보다는 개인이나 조직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묻어버리고 비행을 서슴지 않는 정보당국의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중년 여인 린다는 이성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지만 좋은 남자를 만나지 못한다. 그녀는 그 탓을 자신의 외모로 돌린다. 그래서 성형수술로 완전히 탈바꿈하고 싶어 한다. 자신을 그토록 사랑하는 곁에 있는 테드는 안중에도 없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해야 하나. 자신의 처지에 비해 기대치가 너무 높으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언제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분명 전에 본 적이 있는 영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나 결말이 생각나지 않아 끝까지 재미있게 보았다. 요즘 가끔 이런 일이 발생한다. 전에 본 것이 분명한 영화임에도 결말을 기억해 낼 수 없는…

 

등장하는 배우들의 이름만 듣고도 보고 싶은 영화다. 역시 명배우들은 다르다. 망가지는 연기를 능청스럽게 잘해 낸다. 보면 절대 실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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