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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다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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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

2021. 9. 4.

가을로 들어서는 문턱 9월이 시작하는 첫날, 다저스는 마침내 내셔널리그 서부조 1위로 올라섰다. 2위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는 반게임차. 2021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모두 서부조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다저스, 두 팀의 경쟁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자이언츠가 치고 나가고, 다저스와 파드레스가 그 뒤를 쫓는 형국이 되었다. 7월 올스타 게임 이후, 파드레스는 부진의 늪에 빠졌고, 조 우승은 이제 다저스와 파드레스의 경쟁으로 남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는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가 있으며, 각 리그에는 서부, 중부, 동부 조가 있다. 조 우승을 한 3팀이 자동으로 플레이 오프에 진출하고, 남어지 팀 중 가장 성적이 좋은 두 팀이 단판 승부인 와일드카드 게임을 하게 된다. 이렇게 정해진 4 팀이 플레이 오프에 나가, 5판 3승 제인 준결승과 7판 4승 제인 리그 결승전에 나가고, 여기서 이긴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다.

 

야구에서의 단판 승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선발투수의 컨디션에 따라 약한 팀도 강한 팀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저스와 자이언츠 두 팀은 지금 메이저리그 최고의 승률이다. 하지만 이 중 한 팀은 결국 단판 승부인 와일드 게임으로 밀리게 된다.

 

내셔널리그의 서부조와 동부조는 1, 2위 팀의 승차가 0.5-1.5 게임 차라, 조 우승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아메리칸리그는 각 조의 선두팀들이 4.5-10게임 차이로 리드하고 있어, 우승팀은 거의 확정적이지만, 와일드카드 경쟁은 뜨겁다. 3.5게임 차이로 4팀이 있어, 이들의 다툼이 치열하다.

 

플레이 오프를 앞둔 9월, 야구팬들에게는 즐거운 한 달이 아닐 수 없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물 건너간 팀들도 쉽게 게임을 포기할 수 없다. 이들의 승패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팀들의 운명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야구의 매력은 통산 전적과 상관없이 매 게임에 있다. 어제 크게 진 팀도 오늘 멋진 승부를 펼칠 수 있는 것이 야구다. 매회가 새로운 승부며, 투수와 타자의 대결이 또 다른 승부다. 

 

같은 리그 같은 조에서 몇 년씩 선수생활을 하다 보면 각자의 장점과 약점은 모두 잘 알고 있다. 투수가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결국 그 공을 쳐낸다. 그래서 투수들은 이런저런 구질의 공을 여기저기 코너로 던지게 된다. 타자의 눈에는 스트라이크로 보이지만, 막상 치려고 할 때는 볼로 빠지는 공을 던져 헛스윙이나 빗맞는 공을 유도한다. 하지만 아무리 잘하는 투수라도 항상 원하는 위치에 공을 던질 수는 없다. 결국 실투가 나오게 되고, 이런 공을 놓치지 않고 치는 선수가 강타자다. 

 

감독은 투수의 구질과 상대방 타자의 타격에 맞춰 수비 위치를 조정하고, 구원투수는 상대팀 타순에 따라 적절히 등판시킨다. 왼손 타자가 나올 때, 왼손 투수를 내 세우고, 강속구에 강한 타자에게는 변화구 투수를, 변화구에 강한 타자에게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를 내 보낸다. 

 

아내와 나는 반대 성향을 가지고 있다. 아내는 진보고, 나는 보수다. 아내는 변화를 좋아하고, 나는 변화 없는 일상을 좋아한다. 아내는 맵고 간간한 것을 좋아하고, 나는 싱겁고 담백한 것을 좋아한다. 딱 한 가지 의견의 일치를 보는 것이 있는데, 우리는 둘 다 야구를 좋아하고, 골수 다저스 팬이다. 

 

가능하면 다저스 게임은 거르지 않고 본다. 시합이 끝나고 나면, 잠들기 전에 간단한 관전평을 나누고, 다음날 아침을 먹으며 승부처가 된 플레이를 분석한다. 나는 매일 아침 LA 타임스 스포츠란에 난 다저스 기사를 요약해서 아내에게 들려준다.

 

다저스의 로버츠 감독은 철저한 통계 야구를 한다. 야구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 변수가 있어, 이런 통계 야구가 통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런 때, 아내와 나는 의견의 일치로 로버츠 감독의 고집스럽고 고지식한 용병술을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계속 지켜보면 결국 통계가 맞다는 것을 알게 된다.

 

화려한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여름내 조 2-3위를 달리던 다저스가 결국 가을 야구를 맞으며 조 1위로 돌아왔다. 야구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계절, 9월이 되었다. 가자, 다저스, 자이언츠를 넘고 월드시리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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