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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Go Dodgers!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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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

2021. 10. 19.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와일드카드 단판 승부와 메지저 리그 최고 승률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넘고 리스 챔피언 시리즈에 오른 ‘다저스’가 이틀 연속 9회 말 끝내기 안타를 맞으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게 2연패 당했다. 자이언츠만 넘으면 쉽게 갈 것이라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이제 힘겨운 여정이 될 것 같다.

 

표면적으로는 로버츠 감독이 사령탑에 앉아 있지만, 팀의 운영과 작전에는 프런트 오피스가 (사장단과 경영진) 깊이 관여하고 있다. 선수들의 영입이나 방출은 물론 팀의 야구 철학이 모두 이들에게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드가 맞는 로버츠 감독을 영입한 것도 프런트 오피스다. 

 

다저스는 통계와 분석의 야구를 한다. 지금은 룰이 바뀌어 구원투수가 등판하면 3 타자를 보거나 한 회를 마무리해야 하지만, 전에는 투수 교체에 제한이 없었다. 다저스는 한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구원투수를 등판시켰고, 대타가 나오면 바로 새로운 투수를 내세우곤 했다. 

 

왼손 타자에는 왼손 투수를, 타자의 타격 습관에 맞추어 수비 위치를 (수비 시프트) 바꾸고, 구원투수도 상대방 타순에 맞추어 나온다. 철저하게 타자와 투수를 매치시켜는 작전이다. 

 

통계란 횟수가 많아야 정확하며 그  효과가 나타난다. 동전을 던져 앞이나 뒤가 나올 확률은 50%다. 그건 많은 횟수를 던졌을 때의 일이고, 3번 또는 5번 연속으로 한쪽이 나오는 일은 쉽게 발생한다. 메이저 리그의 시즌은 162경기, 6개월이 넘는 시간이다. 따라서 통계와 분석대로 하면 많은 게임을 이길 수 있다. 다저스가 높은 승률을 자랑하며 2013년부터 9년 연속 플레이 오프에 진출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이런 분석야구 덕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시리즈 우승은 코로나 덕에 반쪽 시즌으로 마무리한 2020년이 유일하다. 

 

이유인즉, 플레이 오프는 시즌 경기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단기전인 플레이 오프는 동전을 3번 또는 5번 던지는 것과 같다. 통계만 믿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리그 성적이나 통계보다는 그날의 컨디션과 상황에 잘 대응하는 팀이 이기게 된다. 

 

브레이브스와의 1차전 9회 말, 주자를 2루에 두고 ‘라일리’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나이는 어리지만 최근에 팀에서 가장 믿는 타자다. 1루가 비어있으니, 당연히 그를 걸러 보내고 다음 타자와 승부했어야 했다. 다저스의 선택은 그와의 승부였고, 결국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경기가 끝난 후, 로버츠 감독은 ‘트라이넨’ 이 우타자에 강하기 때문에 그를 잡고, 다음 타자인 ‘피터슨’을 거를 작정이었다고 했다. 왜? 피터슨이 좌타자이므로 그를 고의 사구로 거르고, 우타자와 승부를 하고자 했다는 이야기다. 평소대로라면 맞는 이야기다. 통계 야구니까. 하지만 이건 단기전인 플레이 오프다. 

 

2차전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9회 말 주자를 2루에 두고 ‘로사리오’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그날 이미 안타를 3개나 쳤다. 당연히 그를 고의사구로 내 보내고, 다음 타자인 ‘프리먼’과 승부를 벌려야 했다. 그럼 왜 다저스는 로사리오에게 승부를 걸었을까? 통계 때문이다. 프리먼은 MVP 출신 간판타자다. 하지만 그는 이틀 연속 무안타에 7 연속 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프리먼과 대결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4대 2로 앞선 8회 말에 ‘유리아스’의 구원 등판도 아쉬운 부분이다. 다저스의 승리 굳히기 방정식은 8회 트라이넨, 9회 ‘잰슨’이다. 그것이 이 두 사람의 역할이다. 금년 시즌 내 선발만 해 왔고, 4차전 등판 예정인 투수를 구원투수로 쓴다? 이것 역시 다저스의 통계/분석 야구의 판단이다. 8회 말, 브레이브스의 상위타선에는 왼손 타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좌완인 유리아스를 내세운 것이다. 

 

선발 투수들은 등판 중간 쉬는 날, 불펜 피칭으로 컨디션 조절을 한다. 따라서 유리아스가 1회 정도 공을 던지는 것은 불펜 피칭 수준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승패에 관계없이 몸 조절을 위해 불펜에서 공을 던지는 것과 플레이오프 상황에서 점수를 지키는 구원등판은 크게 다르다. 결국 유리아스는 3안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하고 내려갔다. 

 

경기 다음날 결과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이 또한 팬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며 즐거움이다. 7판 4 승제 시리즈에서 2패에 몰렸지만, 아직도 전문가들은 다저스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과연 그럴까? 

 

프로선수들이라고 하지만 모두 30 전후의 젊은이들이다. 게다가 단기전은 기싸움에서 밀리면 회복하기 어렵다. 배수의 진을 치고 힘을 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가을이 되면 내 몸에는 푸른 피가 흐르고, 나는 다저스 팬이다. Let’s Go Dodg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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