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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뀌면 세상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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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음

2020. 7. 27.

신부님의 까칠한 강론을 들은 날이면 교우들 중에는 더러 “막상 들어야 할 사람들은 이 자리에 없는데 왜 주일에 교회에 나와 앉아 있는 우리들에게 저런 말씀을 하시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런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있다.

얼마 전 문득 깨달음이 왔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어리석고 자만에 빠져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나의 “… 척” 하는 모습이 보기 싫어, 아니면 나의 언행에 알게 모르게 상처를 입고 떠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당연히 신부님의 꾸지람을 들어 마땅하다.

 

나를 바꾸면 세상은 저절로 달라질 텐데 사람들은 세상이 바뀌기를 기대한다. 배우자가 변하기를 기대하고, 자녀가 바뀌기를 소망하며, 이웃이 달라지기를 바란다. 왜? 그들이 나를 위해, 또는 내가 바라는 대로 살아주기를 원하는 욕심 때문이다.

나를 바꾸기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면 굳이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변화는 나의 잘못을 인식하는데서 시작된다.

신용불량자가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단체를 찾아가면 갚지 못한 빚을 모두 종이에 적어 리스트를 만들게 한다. 그리고 가위를 주며 가지고 있는 신용카드를 모두 잘라 버리게 한다.

이제껏 생각 없이 사용한 돈을 열거하여 그 잘못의 정도를 깨닫고 더 이상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도록 그 수단을 차단하는 것이다.

시간은 내가 원치 않아도 흘러가게 마련이며 지나온 세월만큼 우리의 주변은 바뀌고 있다. 자주 보는 사람은 그 변화를 매일 접하기 때문에 쉽게 깨닫지 못할 뿐, 우리도 모두 매일 달라지고 있다.

남자는 여자가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결혼을 하고, 여자는 남자가 변하겠지 하는 기대를 하고 결혼을 한다고 했던가.

처음 출발점에서는 분명 둘이 팔짱을 끼고 한 곳을 바라보며 시작했을 것이다. 세월이 흐르며 차차 바라보는 각도가 조금씩 달라지고, 결국에는 서로 가고 있는 방향도 달라지게 된다. 비록 같은 곳은 보고 가더라도 속도가 다르면 거리가 떨어지게 된다. 이때 우리는 대개 상대방에게 내 쪽으로 오라고 한다. 오지 않으려는 사람을 끌어오는 일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생각을 바꾸어 내가 그리로 다가가면 어떤가.

나이가 들어가며 깨닫는 것 중의 하나는 “세상에는 절대적인 악도, 선도 없다”는 것이다. 세상사에는 절대치나 하나의 답이 아니라 여러 개의 답이 있더라는 것이다. 그중 하나를 들고 이것이 유일한 답이라고 외치며 살아온 나의 어리석음이 이제야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남을 통해 무엇인가를 이루기는 참 힘든 일이다. 누군가에게 물 한잔 청해 마시는 일도 내 마음에 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운물을 원했는데 차가운 물이 나올 수도 있고, 손잡이가 달린 머그잔을 원했는데 유리컵이 나올 수도 있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물 한잔 얻어 마신 것을 행운이라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면, 물의 온도나 누가 어디에 따라 주는가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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