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커피 한 잔 마시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잠시 머물고 추억하며 즐거우시기 바랍니다. 브런치에 오셔도 제 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donko

27 2021년 03월

27

책 이야기 나의 아름다운 정원

나는 작가 ‘심윤경’을 소설가가 아닌, 내가 즐겨 듣는 EBS 북카페의 수요일 초대손님으로 먼저 알았다. 조근조근 책을 소개하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녀의 말투는 내게 마치 누이나 고모를 연상시킨다. 온라인으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책을 찾던 중, 그녀의 장편소설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얼른 바구니에 담았다. 책이 도착한 후에는 책장에 꽂아두고 몇 달이 지났다. 이상하게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동안 사들인 책들을 다 읽고, 마침내 그 책을 읽었다. 1977년부터 1981년 사이, 어린 소년 ‘동구’의 시각으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생과 어머니, 할머니, 이웃 삼촌, 선생님과 그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그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인왕산 자락의 산동네에 사는 동구에..

댓글 책 이야기 2021. 3. 27.

24 2021년 03월

24

책 이야기 살아남은 사람들(The Survivors)

인기 작가 '제인 하퍼'(Jane Harper)의 신간 ‘살아남은 사람들’(The Survivors)을 읽었다. ‘에벌린 베이’는 호주의 ‘태즈메이니아’ 연안에 위치한 작은 바닷가 마을이다. ‘키어린’은 동거녀 ‘미아,’ 3달 된 딸 ‘아드리’와 함께 고향을 찾았다.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가야 하는 아버지와 그 근처로 이사를 가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서다.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을 반갑게 만나지만, 시간이 지나며 서먹한 감정과 그 아래 깔린 앙금들이 조금씩 드러난다. 그의 형인 ‘핀’과 친구 ‘샨’의 형 ‘토비’의 죽음이 모두 그의 탓이었기 때문이다. 폭풍이 불던 그날, 14세의 소녀 ‘개비’의 실종 사고도 있었다. 그녀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며칠 후 그녀의 가방만이 바닷가에서 발견되었다. 외지에서 들..

댓글 책 이야기 2021. 3. 24.

20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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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내가 네 아버지다

‘스티븐 킹’의 신간 ‘레이터’(Later)를 읽었다. ‘제이미’는 싱글맘과 뉴욕에 사는 소년이다. 그에게는 죽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아주 어렸을 때, 센트럴 파크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을 보고 트라마를 겪었고, 몇 년 후에는 이웃에 사는 ‘마틴 벌켓’ 교수의 죽은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가족으로는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에 걸려 요양원에 있는 삼촌 ‘해리’가 있고, 아버지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 엄마 ‘티아’는 작가의 저작권 대리인이다. 그녀는 베스트셀러 로맨스 소설 작가인 ‘레지스 토마스’ 덕에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는 뉴욕경찰국의 여형사인 ‘리즈’와 연인 사이다. 투자 실패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작가 토마스가 갑자기 사망하자 그녀는 곤경..

댓글 책 이야기 2021. 3. 20.

13 2021년 03월

13

책 이야기 미혼모

2008년 제138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가와카미 미에코'의 소설 ‘젖과 알’(Breasts and Eggs)을 영어 번역판으로 읽었다. 일본에서는 긴 문장과 난독성으로 찬반양론이 일기도 했다는데, 영어 번역본은 쉽게 쓰여 있었다. 책에는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두 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첫 번째 이야기에는 처진 가슴을 고민하며 유방확대 수술을 받기로 결심한 39세의 ‘마키코’와 초경을 앞둔 그녀의 딸 ‘미도리코’가 등장한다. 곧 여성이 된다는 사실에 불안함을 느끼는 미도리코는 엄마와 대화를 끊고 노트 필담으로만 의사 표현을 한다. 두 모녀가 도코에 사는 마키코의 동생인 화자 ‘나’의 아파트에서 보내는 사흘간의 이야기다. 두 번째 이야기는 앞선 글에서 화자였던 ‘나츠코’가 주인공이다. 8년이란 세월..

댓글 책 이야기 2021. 3. 13.

05 2021년 03월

05

책 이야기 사랑 이야기

‘노멀 피플’(Normal People) 은 아일랜드 작가 ‘샐리 루니’의 두 번째 작품이며,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 후보작으로도 올랐던 베스트셀러다. 2011 - 2015년 사이, 주인공 ‘코넬’과 ‘메리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다. 부잣집 딸인 메리앤은 학교에서 외톨이다. 아이들은 공부도 잘하는 그녀를 오만하다고 생각하며 싫어한다. 그녀의 참모습을 아는 사람은 코넬뿐이다. 코넬의 어머니는 메리앤의 저택에서 청소와 빨래를 하는 가사 도우미다. 둘은 오후를 함께 보내는 사이가 되지만, 코넬은 친구들의 시선을 피해 두 사람의 관계를 비밀로 한다. 그는 졸업 무도회 파트너로 다른 여자아이를 선택한다. 소식을 들은 메리앤은 충격과 상처를 받고 학교를 자퇴한다. 대학생이 된 두 사람은 우연히..

댓글 책 이야기 2021. 3. 5.

04 2021년 03월

04

책 이야기 아메리칸 더트 (American Dirt)

제닌 커민스의 베스트셀러 장편소설 '아메리칸 더트'(American Dirt)를 읽었다. 멕시코 남서부의 아름다운 휴양 도시 아카풀코의 한 주택가, 열다섯 살 소녀의 생일 파티에 무장 괴한들이 나타나 총을 쏘아댄다. 뒷마당에 모여있던 일가친척 16명이 현장에서 주고, ‘리디아’와 ‘루카’만 겨우 살아남는다. 리디아는 결코 이곳에서는 카르텔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지역 공무원, 경찰, 신문기자 중에도 그들에게 협조하는 이들 투성이다. 가족의 시신을 버려둔 채, 리디아는 아들과 함께 탈출의 길에 오른다. 그녀는 작은 책방을 운영하며 신문기자인 남편 ‘세바스티안,’ 8살 된 아들 ‘루카’와 편안한 삶을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책방을 찾았던 남자 ‘하비어’어와 친해지게 되는데 그는 그 지역 카르텔의 두목..

댓글 책 이야기 2021. 3. 4.

28 2021년 02월

28

책 이야기 침이 고인다

김애란의 소설집 ‘침이 고인다’에는 70-8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보고 듣거나 경험했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그런데 그녀는 80년 생이다. 아마도 이런 일들은 2000년대 초까지도 이어졌던 모양이다. 어떤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인 것도 있다. 그녀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가난하고 척박하지만 지질하거나 구차하지는 않다. 초라하고 힘든 삶에도 나름 낭만과 재미가 있고, 내일에 대한 희망의 빛이 있다. 도도한 생활 – 아버지가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집은 빚더미에 앉게 되고 화자는 언니가 세든 지하방으로 오게 된다. 장마에 지하방에는 빗물이 흘러들고, 동생은 일 나간 언니를 기다리며 빗물을 퍼낸다. 영화 ‘기생충’의 지하방을 연상하게 된다. 장마에 비가 오면 할머니는 부엌에 들어가 빗..

댓글 책 이야기 2021. 2. 28.

26 2021년 02월

26

책 이야기 절필한 작가

지난 몇 달 동안 ‘기욤 뮈소’의 소설을 서너 권 읽었다. 한마디로 대단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대부분의 소설이 한 줄기에서 시작해서 이리저리 가지를 만들어 거대한 스토리로 이어진다면, 그의 소설은 여기저기 관련이 없는듯한 이야기들로 시작해서 차츰 맞추어 나가는 퍼즐과 같다. 일단 퍼즐 맞추기가 시작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 보이던 내용에 기가 막힌 비밀과 반전이 숨어있다. 그래서 그의 책은 한번 잡으면 빠져들어 쉽게 나오지 못한다. 그의 장편 소설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을 읽었다. 세 권의 소설로 유명해진 작가 ‘네이선’이 절필을 선언하고 지중해 있는 보몽섬에서 칩거 생활을 하고 있다. 이후 그는 2018까지 무려 20년 가까이 글도 쓰지 않고 인터뷰도 하지 않는다. 어느 날 작가 지망생 ‘라파엘’..

댓글 책 이야기 2021.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