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커피 한 잔 마시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잠시 머물고 추억하며 즐거우시기 바랍니다. 브런치에 오셔도 제 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donko

16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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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작은 아버지

동생 부부와 함께 며칠 전 89세 생신을 맞으신 작은 아버지를 뵙고 왔다. LA 동남부 리버사이드 카운티에 있는 신도시 매니피 (Menifee)에서 55세 이상 시니어들만 사는 주택단지에 20여 년째 살고 계시다. 작년에는 많이 아프셔 한동안 병원에 입원도 하셨었다. 그놈의 코로나 탓에 1년 넘게 오도 가도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나도 백신을 맞았고, 작은 아버지 내외분도 백신을 맞으셨다고 해서 갔다. 마침 간호사가 오는 날이니 조금 일찍 와서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고 해서 토요일 아침 일찌감치 길을 나섰다. 매니피는 우리 집에서 100마일이 넘는 거리며, 차로 2 시간 이상 걸린다. 가서 뵈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상태가 좋아 보였지만, 내가 기억하는 작은 아버지의 모습은 아니다. 작은 어머니는 늘 깔끔..

댓글 일상에서 2021. 3. 16.

02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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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인투 더 와일드 (Into the Wild)

영화 ‘인투 더 와일드’를 (다시) 보았다. 어디서 본듯한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고 전에 본 영화라는 것을 알았지만, 도무지 스토리가 생각나지 않아 마치 처음 본 영화처럼 끝까지 보았다. 중산층 가정의 아들인 ‘크리스’는 1990년 ‘에모리’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다. 그가 하버드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뜻을 저버리고 그는 길을 떠난다. 법대 진학을 위한 학자금 2만 달러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가지고 있던 돈도 불태워 버린다. 크레딧 카드와 자신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도 모두 잘라 버린다. 1992년 4월, 크리스는 알래스카 숲에 도착해서 버려진 버스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지내게 된다. 영화는 그가 서쪽으로 길을 떠나 만나는 사람들과 알래스카의 숲에서는 사는 모습을 오가며 이어진다. 애리..

25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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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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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프랭크' 삼촌

영화는 1969 년 남부 캐롤라이나의 작은 마을을 무대로 시작한다. 14살 소녀 ‘베스’는 가족 모임에서 늘 외톨이가 되어버리는 삼촌 ‘프랭크’를 좋아한다. NYU (뉴욕대학)의 교수인 그의 권유로 그녀는 뉴욕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그리고 삼촌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갔다가 그의 룸메이트인 ‘윌리’를 만나고, 그들이 게이 커플임을 알게 된다. 윌리는 동성애자들이 죽음을 당하는 고향 사우디 아라비아를 탈출한 무슬림이다.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프랭크와 베스는 남부의 고향을 찾게 된다. 집에 남아 있기로 했던 윌리가 차를 렌트해 몰래 프랭크의 뒤를 따라오다 발각이 되고, 프랭크가 타고 가던 자동차가 고장이 나자, 결국 셋은 같은 차를 타고 가게 된다. 가족 중 프랭크의 아버지와 누이 만이 그가 게이라는..

댓글 영화 이야기 2020. 12. 13.

29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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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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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힐 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

'힐빌리'(Hillbilly)는 ‘촌뜨기’라는 의미로 미국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백인 계층을 이르는 말이다. 미국의 중남부 시골은 한국의 시골보다 훨씬 더 낙후되어 있다. 흔히들 미국인들은 기회를 찾아 자유롭게 자리를 옮기며 사는 것 같지만 자기가 태어난 고장에서 평생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마치 한국에서 같은 성씨를 가진 사람들이 골을 이루어 살던 것처럼, 이들은 인척들이 무리를 지어 산다. 발전이 없는 지역사회에는 기회도 없다. 아이들은 일찍부터 술과 담배를 배우고, 여자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기도 한다. 남자아이들이 쉽게 얻을 수 있는 기회란 군대에 가는 것이다. 대다수의 미군은 이런 지방 출신들이다. 무대는 1997년 미국 켄터키주의 작은 시골 마을이다. 주인공 J.D. 에게는 열세 살에 ..

댓글 영화 이야기 2020. 11. 28.

25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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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음 가족도 못 보는 명절

금년 추수감사절에는 가족 모임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아빠, 가족 모임은 3 가정으로 제한하라고 하니 좋아하는 자식 둘만 불러야 할 텐데 누굴 오라고 할 거예요?” 10월 중순, 막내아들이 가족 톡방에 올린 내용이다. 형과 동생까지 다 오면 4 가정이니 그중 하나는 빼야 할 거 아니냐는 농담이다. 3 가정이나 4 가정, 무슨 큰 차이가 있어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막내는 신중한 성격이다. 11월부터는 일주일에 며칠씩 사무실에도 나가야 하니 그전에 미리 왔다며 11월 초에 다녀갔다. 이제 3 가정이 남았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가 급속히 나빠졌다. 이 정도면 다시 봉쇄령을 내려야 할 텐데, 주민들의 반발에 따른 정치적인 이유로 미루고 있는 것 같다. 가까이 지내는 교우는 코로나에 걸려 1주일이나 병원에 입..

댓글 칼럼 모음 2020. 11. 25.

17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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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어른들의 이야기

‘엠마 스트라우브’ (Emma Straub)의 장편소설 ‘All Adults Here’(우리는 모두 성인입니다)는 소도시에 사는 68세의 여성 ‘애스트리드’(Astrid)와 그 가족의 이야기다. 책은 그녀가 오래된 이웃 ‘바바라’가 통학버스에 치여 죽는 것을 목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녀 대신 자신이 죽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 죽음을 보고 그녀는 자신이 자녀들과 감정적으로 너무 멀어졌으며 자신을 숨기고, 속이며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애스트리드에게는 엘리엇, 포터, 니콜라스, 3명의 자녀가 있다. 장남 엘리엇은 중국계 이민자의 딸인 웬디와 결혼하여 어린 두 아들을 두었고, 딸 포터는 독신이며, 막내 니콜라스는 여자 친구 줄리아를 임신시켜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여 세실리아라는 딸을 두고 ..

댓글 책 이야기 2020.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