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모든것/박일선 세계여행기

komerichan 2008. 12. 28. 04:28

2006년 9월 3일, 일요일, 아프가니스탄 출국
 
(오늘의 경비 $18: 택시 200, 합승택시 700, *환율 $1=50 afghani)
 
어제 밤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 4시 45분쯤 저절로 눈이 떠져서 일어났다. 조금 있다가 5시 정각에 마쳐놓은 MP3 플레이어의 알람이 울린다. MP3 플레이어를 훌륭한 알람시계로 사용할 수 있으니 알람시계가 따로 필요 없다.
 
밖이 너무 어둡다. 국경 도시 Torkham으로 가는 합승택시가 떠나는 곳까지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이 문제다. 밖은 아직 깜깜한데 길가에서 택시를 잡아서 타고 가는 것이 안전해 보이지 않았다. 어제 Mustafa Hotel 직원으로부터 여행정보를 얻을 때 새벽에 택시 타는 문제를 왜 상의를 안 했는지 모르겠다. 틀림없이 좋은 방도를 가르쳐 주었을 텐데. 어제 Mustafa Hotel에 안 들었던 것이 후회간 된다. 그 호텔에 들었더라면 모든 일이 쉽게 해결되었을 텐데. Lonely Planet 포럼에 이곳은 외국사람 전용 호텔로 너무 알려진 곳이라 피하라는 의견이 많아서 안 들었다. 
 
짐을 지고 Mustafa Hotel까지 가서 도움을 받기로 작정하고 짐을 지고 나가니 호텔 문이 잠겨져 있다. 직원이 호텔 입구 한 구석에서 자고 있었다. 깨워서 문을 열어 달라고 하니 숙박료를 내란다. 어제 들어올 때 냈다고 하니 어디엔지 가서 확인하고 와서 문을 열어준다. 아침 5시 반경이다. 길거리에는 지나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가끔 차들이 지나다닐 뿐이다. 짐을 지고 어렵지 않게 Mustafa Hotel에까지 걸어갔다. 잠긴 호텔 문을 한참 두들기니 직원이 나오는데 어제 만난 영어를 하는 직원이 아니고 영어를 못하는 경비원이다. 배낭여행객인데 국경으로 가는 합승택시를 타는 곳까지 택시로 가야겠는데 좀 도와줄 수 있느냐고 물으니 도와주겠단다. 전화로 택시를 불러줄 것을 기대했는데 그것이 아니고 길가에 나가서 지나가는 택시를 부른다. 그것은 나도 할 수 있는데. 그래도 이 친구가 잡아주면 내가 혼자 잡는 것보다 더 안전할 것 같아서 내버려두었다.
 
한참 걸려서 택시를 잡고 Adeh Torkham이라 불리는 합승택시 정거장까지 갔다. 내려서 택시요금 때문에 한참 싱갱이를 했다. 나는 100 afghani 주겠다고 하고 운전사는 200 afghani를 달라고 하고. 결국 내가 지고 200 afghani를 주었다. 아침 6시 반경에 국경도시 Torkham까지 가는 합승택시에 나까지 4명이 타고 떠났다. 얼마를 가더니 도로공사 때문에 길이 막혔다고 택시에서 내리라고 한다. 짐을 가지고 내려서 1Km 정도 걸어서 대기하고 있던 다른 택시에 올랐다. 택시기사들끼리 휴대폰으로 연락을 하는 모양이다.
 
택시기사가 아주 불친절하다. 내 쪽의 창문을 내 맘대로 못 열게 한다. 나는 더워서 열고 싶은데 먼지 들어온다고 못 열게 한다. 차를 어찌나 험하게 모는지 아찔아찔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아무 때나 앞차를 추월한다. 반대쪽에서 차가 오고 있는데도 추월한다. 아프가니스탄은 테러리스트들 보다 택시가 훨씬 더 위험한 것 같다. 10시경 Jalalabad에 도착해서는 세 번째 택시로 옮겨 탔다. 오전 11시경에 국경에 도착해사 간단한 출국수속을 치르고 아프가니스탄을 떠났다.
 
어제 12시 반에 입국해서 오늘 11시 반경 출국했으니 아프가니스탄에 머문 시간은 24시간도 안 된다. 가족들에게 약속한 대로 가장 빠른 방법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간 것이다. 잠깐 본 아프가니스탄 인상은 별로 안 좋았다. Kabul은 쓰레기 천지이고 거지들 많고 엉망진창인 나라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을 나무랄 수는 없다. 옛날부터 외국의 간섭이 너무나 많았던 불운의 나라다. 외국의 간섭이 없었더라면 잘 살 수 있는 나라다. 언젠가 이 나라가 평화를 되찾았을 때 다시 와서 제대로 구경을 하고 싶다. 어느 책에서 읽었던가, 이 세상에 아프가니스탄 서북부에 있는 Badakhshan 지역만큼 아름다운 곳이 없다는 얘기가 기억난다.
 

1841년 Kabul에서 Jalalabad로 퇴각하던 영국군 16,000여명이 전멸 당한 계곡이다. 딱 한 명만이 살았다.
 

강 너머에 보이는 동굴들은 무슨 용도였을까?
 

마을의 집들은 모두 나지막한 흙집이다
 

푸른 나무가 무성한 마을도 보인다
 

새로 만들고 있는 Kabul-Jalalabad 도로, 대부분 구역은 아직도 공사중이다
 

휘발유를 넣기 전에 발전기를 돌려서 펌프를 작동시키다
 

파키스탄 국경에는 디즈니랜드 스타일의 소규모 성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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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박일선의 세계 배낭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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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 200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