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개혁 정책

충실한해병 2009. 9. 2. 01:02

중국군 군사변혁

보고서 2만 건, 전문 서적 700권. 1990년 걸프전쟁 발발 이후 1992년까지 군사과학·이론 분야에서 중국에서 새로 쓰인 책과 보고서의 양이다. 그만큼 걸프전쟁이 중국군에 준 충격은 컸다.

걸프전쟁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전쟁에 근본적 혁명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생생한 사례였다. 첨단 무기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와 자성이 중국군을 휩쓸면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된다.

걸프전쟁의 교훈에 입각, 중국이 생각하고 있는 미래 전쟁의 기본 양상은 첨단 기술이 적용되는 제한전쟁이다. 이런 전쟁 양상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중국에서는 ‘중국 특색 군사변혁’이라고 부르고 있다.

2004년판 중국 국방백서에 처음 등장한 이 용어는 미국식 군사혁신(RMA) 개념의 중국판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국방연구원의 유지용 연구원은 “중국 특색 군사변혁은 결국 기계화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정보화에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국 등 선진국 군대는 화력과 기동력을 향상하는 기계화를 이미 완성한 상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군사혁신을 통해 디지털화한 정보통제, 첨단 정보처리, 통합 운용 등을 추구하는 정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아직 기계화 수준도 미흡하기 때문에 ‘기계화와 정보화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것이 중국식 군사변혁의 본질이다.

이런 변혁은 주로 해·공군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만 육군도 변화의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육군의 변화 흐름은 구체적으로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과감한 육군 병력 축소다. 1990년대 중엽부터 2000년까지 육군에서 50만 명이 감축됐으며 이후에도 감군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집단군의 수도 24개에 18개로 줄어들었지만 편제에서 보다 두드러진 변화는 사단들이 경량화·기동화·정예화를 목표로 보다 규모가 작은 여단으로 개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대 규모는 줄이는 대신 첨단 무기 보유 비율을 높이고 있는 것.

미국 국방부가 매년 발행하는 ‘중국 군사력 연례보고서’의 2003년판은 90년대 중엽 이후 육군 전체 100여 개 사단 중 20개는 해체 혹은 인민무장경찰로 전환되고 40개 사단은 여단으로 전환됐다고 밝히고 있다. 같은 보고서 2005년판은 중국 육군이 사단 35개(보병20·전차10·기계화5), 여단 35개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90년대에 100개에 달하던 중국 육군 사단이 최종적으로 사단 35개와 여단 35개로 개편된 셈이다.

중국 육군의 변화 과정에서 두드러진 또 하나의 특징은 신속대응부대 건설 노력이다. 중국에서 쾌속반응부대(快速反應部隊), 일명 쾌반부대로 부르는 신속대응부대는 기동력 부족을 보완하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다. 어차피 모든 부대의 기동력을 강화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 특정한 육군 부대를 쾌반부대로 지정, 장비 지급에 우선순위를 두는 등 전력을 강화해 유사시 국지 전쟁에 대응하는 핵심 부대로 삼겠다는 것이다.

현재 집단군 중에서 38군·39군, 사단 단위에서는 63사·149사·162사 등 상당수 부대들이 쾌반부대로 지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앞으로 각 집단군에서 최소 1개 사단 혹은 여단을 쾌반부대로 지정할 방침이다. 쾌반부대가 단순히 신속대응부대 수준을 넘어 중국 육군의 화력과 기동력 발전을 선도하는 부대가 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