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산천

거친 호흡 몰아쉬며 바람 저편 굽이치는 산맥 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

일요일 등산 내사진

댓글 22

MTB등산여행

2010. 11. 21.

하늘 푸른날 산에 오르다

일요일 지인의 등산·여행 카페 송년모임에 참석차 같이 산행을 하고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 어제 우리팀이 머물렀던 자리에 오늘은 다른 팀이 휴식을 취하고 있네요 ⓒ 2010 한국의산천

 

숲을 지나오다

                           - 김수영


참나무와 졸참나무의 숲입니다
나뭇진이 흐르던 자리
(상처 없는 영혼도 있을까요)
가을이 오면 그 나무의 단풍이 많겠지요

오솔진 숲으로 흐르는 여름해의 눈부신 역광
발효한 빛의 향기가 헤매이게 합니다

보이지 않는 꿀에 취해
더러운 흙에서 나서 죽을 때까지
쓸쓸하여 허기지는 것들

가을까지라면 더욱 무겁겠지요
푸른 채 떨어진 나뭇잎과 굳어가는 나무 줄기
잘 구워진 깊은 우물 같은 마음의 맨 밑바닥에서
벗겨낸 한 두름의 그늘은
그 그늘이 된 자리에서
더 낮은 곳으로 쟁쟁이 울립니다

상처 없는 영혼이 있을까요
살면서 오래 아파함도 기쁨이었지요

 

 

▲ 가을의 끝자락 하늘은 푸르기만 한데 사람은 서서히 세월속에 묻혀만 가네 ⓒ 2010 한국의산천

가야할 길이 있다고 떠나야 한다고 집을 나서서 산을 오른다. 숨가쁘게 산길을 오르고 한굽이 한굽이 돌때마다 가을은 한자락씩 뒤로 물러나고 이제나 저제나 산 정상을 그려본다. 정상에 서서 발아래를 내려보니 온 천하가 내발아래... 그렇다고 정상에서 머물 수 는 없는 일. 가야 한다 가야한다. 어디로? 아이러니하게도 떠나야 한다고 마음먹었던 바로 그 자리로 되돌아가야한다 

 

 

가 을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늦가을

        - 김지하

 

늦가을
잎새 떠난 뒤
아무 것도 남김 없고
내 마음 빈 하늘에
천둥소리만 은은하다.

 

 

 

가을 사랑

                      -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가을 햇볕

                             - 안도현

 

가을 햇볕 한마당 고추 말리는 마을 지나가면
가슴이 뛴다
아가야
저렇듯 맵게 살아야 한다
호호 눈물 빠지며 밥 비벼 먹는
고추장도 되고
그럴 때 속을 달래는 찬물의 빛나는
사랑도 되고

 

 

집으로 가는 길

                                -   신 경 림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석양 비낀 산길을.
땅거미 속에 긴 그림자를 묻으면서.
주머니에 두 손을 찌르고
콧노래 부르는 것도 좋을 게다.
지나고 보면 한결같이 빛바랜 수채화 같은 것,
거리를 메우고 도시에 넘치던 함성도,
물러서지 않으리라 굳게 잡았던 손들도.
모두가 살갗에 묻은 가벼운 티끌 같은 것,
수백 밤을 눈물로 새운 아픔도,
가슴에 피로 새긴 증오도.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그것들 모두
땅거미 속에 묻으면서.
내가 스쳐온 모든 것들을 묻으면서,
마침내 나 스스로 그 속에 묻히면서.
집으로 가는 석양 비낀 산길을.

 

 

꽃씨

                     - 문병란

 

가을날
빈 손에 받아 든 작은 꽃씨 한 알!
그 숱한 잎이며 꽃이며
찬란한 빛깔이 사라진 다음
오직 한 알의 작은 꽃씨 속에 모여든 가을

빛나는 여름의 오후,
핏빛 꽃들의 몸부림이며
뜨거운 노을의 입김이 여물어
하나의 무게로 만져지는 것일까. :

비애의 껍질을 모아 불태워 버리면
갑자기 뜰이 넓어 가는 가을날
내 마음 어느 깊이에서도
고이 여물어 가는 빛나는 외로움!

오늘은 한 알의 꽃씨를 골라
기인 기다림의 창변에
화려한 어젯날의 대화를 묻는다.

 

 

 

▲ 대낮부터 한잔 했더니 ~ㅋ 알딸딸하네요. 모임과 술은 불가분의 관계인가 봅니다 ⓒ 2010 한국의산천 

 

※ 피사체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연속 촬영으로 멋지게 촬영해 주신 촬영자님께 감사드립니다.  

 

겨울은 아직 멀리 있겄만 송년 모임 연락이 자주 오는것을 보니 2010년도 져물어 가는것을 피부로 느끼는 요즘입니다

세월은 가고 오는것 가끔은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잊고 살며 젊음은 영원한줄 알고 지내지만...그래서 나에게는 언제나 오늘이 제일 소중한날인것을...

 

 

가을꽃

               - 정호승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는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을 들고 서 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랑이었다고
눈물이 아니라 사랑이었다고
물 깊은 밤 차가운 땅에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 

 

배경음악은 폴 모리아 (Paul Mauriat) 악단의 버터플라이(Butterfly)입니다. 원래는 피아니스트로서 폴모리아 악단 결성하여 '에게해의 진주' '이사도라' 등 수많은 명곡을 연주하며 무드음악의 지평을 열었던 프랑스의 작곡가 겸 지휘자입니다. 프렌치팝의 거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여러차례 공연을 가진바 있어 그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2006년 81세의 일기로 우리의 곁을 떠났지만 그의 주옥같은 음악은 오래도록 우리곁에서 맴돌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