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산천

거친 호흡 몰아쉬며 바람 저편 굽이치는 산맥 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

겨울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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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등산여행

2010. 11. 27.

 

아침 일찍 눈발이 날리더니 그치고 날씨는 쌀쌀하다

춥고 쌀쌀한 날씨라도 완전 무장을 하고 일단 집을 나서기만 하면 라이딩 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었나보다

 

 

춘(靑春)!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鼓動)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汽罐)과 같이 힘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이성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더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얼음에 싸인 만물은 얼음이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따뜻한 봄바람이다. 풀밭에 속잎 나고, 가지에 싹이 트고,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의 천지는 얼마나 기쁘며, 얼마나 아름다우냐? 이것을 얼음 속에서 불러내는 것이 따뜻한 봄바람이다. 인생에 따뜻한 봄바람을 불어 보내는 것은 청춘의 끓는 피다. 청춘의 피가 뜨거운지라, 인간의 동산에는 사랑의 풀이 돋고, 이상의 꽃이 피고, 희망의 놀이 뜨고, 열락(悅樂)의 새가 운다.

 

   사랑의 풀이 없으면 인간은 사막이다. 오아시스도 없는 사막이다. 보이는 끝까지 찾아다녀도, 목숨이 있는 때까지 방황하여도, 보이는 것은 거친 모래뿐일 것이다. 이상의 꽃이 없으면, 쓸쓸한 인간에 남는 것은 영락(零落)과 부패(腐敗)뿐이다. 낙원을 장식하는 천자만홍(千紫萬紅)이 어디 있으며, 인생을 풍부하게 하는 온갖 과실이 어디 있으랴?

 

   이상! 우리의 청춘이 가장 많이 품고 있는 이상! 이것이야말로 무한한 가치를 가진 것이다. 사람은 크고 작고간에 이상이 있음으로써 용감하고 굳세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석가는 무엇을 위하여 설산(雪山)에서 고행을 하였으며, 예수는 무엇을 위하여 광야에서 방황하였으며, 공자는 무엇을 위하여 천하를 철환(轍環)하였는가 ? 밥을 위하여서. 옷을 위하여서, 미인을 구하기 위하여서 그리하였는가? 아니다. 그들은 커다란 이상, 곧 만천하의 대중을 품에 안고, 그들에게 밝은 길을 찾아 주며, 그들을 행복스럽고 평화스러운 곳으로 인도하겠다는 커다란 이상을 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길지 아니한 목숨을 사는가시피 살았으며, 그들의 그림자는 천고에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현저하게 일월과 같은 예가 되려니와, 그와 같지 못하다 할지라도 창공에 반짝이는 뭇 별과 같이, 산야에 피어나는 군영(群英)과 같이, 이상은 실로 인간의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이라 할지니, 인생에 가치를 주는 원질(原質)이 되는 것이다.

 

   이상! 빛나는 귀중한 이상, 그것은 청춘이 누리는 바 특권이다. 그들은 순진한지라 감동하기 쉽고 그들은 점염(點染)이 적은지라 죄악에 병들지 아니하였고, 그들은 앞이 긴지라 착목(着目)하는 곳이 원대하고, 그들은 피가 더운지라 현실에 대한 자신과 용기가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상의 보배를 능히 품으며, 그들의 이상의 아름답고 소담스러운 열매를 맺어 우리 인생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다.

 

   보라, 청춘을 ! 그들의 몸이 얼마나 튼튼하며, 그들의 피부가 얼마나 생생하며, 그들의 눈에 무엇이 타오르고 있는가? 우리 눈이 그것을 보는 때에, 우리의 귀는 생의 찬미(讚美)를 듣는다. 그것은 웅대한 관현악(管絃樂)이며, 미묘(微妙)한 교향악(交響樂)이다. 뼈 끝에 스며들어가는 열락의 소리다. 이것은 피어나기 전인 유소년에게서 구하지 못할 바이며, 시들어 가는 노년에게서 구하지 못할 바이며, 오직 우리 청춘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청춘은 인생의 황금시대다. 우리는 이 황금시대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기 위하여, 이 황금시대를 영원히 붙잡아 두기 위하여, 힘차게 노래하며 힘차게 약동하자!

   -출처 민태원 : 수필 <청춘예찬(靑春禮讚)> -

 

 

겨 울 나 무   

 

                 - 이수인 - 

 

나무도 생각을 한다

벗어버린 허전함에 눈물이 난다

빈가지 세워  올려다 본 회색빛 바다

구름 몇 점 잔잔한   파도를 타고

 

아직 남겨진 몇 개의 사연들은 

미련 없이 저 자유의 바다로 보내리라


나무는 제 몸에서 뻗어나간

많은 가지와  그 가지에서 피어나는

꽃과 이파리 열매를  위하여

그 깊고 차가운 어둠 속을 향해 치열하게 

뿌리를 내려가며  고독의 길을 끝없이 간다

 

인생 그 누구라도 겨울나무처럼   

홀로된 외로움 벗어버린 부끄러움에

울어보지 않았으리

수없이 많은 사연의 가지를 지니고

여러 갈래의 뿌리를 두르고도 

단 하나의 심장으로만 살아가지 않는가 

      

빈 가지마다  눈꽃  피어났던 자리에

봉긋 봉긋 솟아나는 봄의 푸르름도     

겨울가면 반드시  온다는 진리이기 보다

시련 뒤에  찾아오는  선물이라는 것을

겨울나무는  벌써 알고 있다

 

 

내 가슴에 그대 머물면 - 감대진 

 

찬란히 빛나는 태양은 그대의 눈속에 있고 대지에 움트는 끝없는 행복은 그대의 미소에 있네
꿈처럼 빛나는 별빛은 그대의 눈속에 있고 호수에 어리는 영롱한 사랑은 그대의 미소에 있네

 

내 가슴에 그대 머물면 구름모아 가는거 같고 내 입술에 그대 머물때 꽃잎위에 앉은 한마리 나비

그대가 미소를 지으면 새로운 신비에 젖고 그대에 곁에서 꿈길을 거닐면 그곳은 언제나 낙원

 

내 가슴에 그대 머물면 구름모아 가는거 같고 내 입술에 그대 머물때 꽃잎위에 앉은 한마리 나비

꿈처럼 빛나는 별빛은 그대의 눈속에 있고 호수에 어리는 영롱한 사랑은 그대의 미소에 있네

 

 

 

 

 

바람은 그소리를 남기지 않는다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 와도

바람이 지나가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

기러기가

차가운 연못을 지나가고 나면

그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일이 생기면

비로소 마음이 나타나고

일이 지나고 나면

마음도 따라서 비워진다

 

사람들은

무엇이든 소유하기를 원한다

그들은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것

그들의 귀를 즐겁게 해 주는 것,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이면

가리지 않고 자기 것으로 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남의 것이기보다는 우리 것으로,

그리고 또

우리 것이기보다는 내 것이기를 바란다

나아가서는

내가 가진 것이 유일하기를 원한다

 

그들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이기 위하여 소유하고 싶다고

거리낌 없이 말한다

 

얼마나 맹목적인 욕구이며

맹목적인 소유인가?

 

보라

모든 강물이 흘러

마침내는

바다로 들어가 보이지 않듯이

사람들은

세월의 강물에 떠밀려

죽음이라는 바다로 들어가

보이지 않게 된다

 

소유한다는 것은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모든 사물이

어느 한 사람만의 소유가 아니었을 때

 

그것은 살아 숨쉬며

이 사람 혹은 저 사람과도 대화한다

 

모든 자연을 보라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 와도

바람이 가고 나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듯이,

모든 자연은

그렇게 떠나며 보내며 산다

 

하찮은 일에 집착하지 말라

지나간 일들에

가혹한 미련을 두지 말라

 

그대를 스치고 떠나는 것들을 반기고

그대를 찾아와

잠시 머무는 시간을 환영하라

 

그리고 비워 두라

언제 다시 그대 가슴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菜根譚 中에서

 

인생 그 누구라도 겨울나무처럼  홀로된 외로움 벗어버린 부끄러움에 울어보지 않았으리

수없이 많은 사연의 가지를 지니고 여러 갈래의 뿌리를 두르고도 단 하나의 심장으로만 살아가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