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산천

거친 호흡 몰아쉬며 바람 저편 굽이치는 산맥 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

한치령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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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등산여행

2011. 1. 11.

한치령을 넘으며  

옛길의 거리는 무려 삼십리. 하지만 마음이 가깝다면 두 마을의 거리는 고작 한치

 

소남이섬 ~ 한치령 오르기 [2011 · 01 · 10  월요일 맑음 파란하늘 한국의산천] 

코스 : 청평 ~ 설악면 ~ 널미재 ~ 모곡 ~ 마곡 황골 ~ 소남이섬 ~ 가정리 ~ 한치령 ~ 가평

 

길이 끝나는 곳에서 진정한 여행은 시작된다

 

▲ 미끄러지며 엎어지고 자빠지고 내동댕이 쳐지게, 심장이 터지도록 패달을 밟고 올라도 보이는것은 산넘어 산 그리고 또 山 ⓒ 2011 한국의산천

▲ 일망무제 ⓒ 2011 한국의산천

사방 어느곳을 둘러 보아도 막힘이 없이 조망이 좋다

 

▲ 가도 가도 끝없는 산길. 잠시 쉬었다 가려므나 ⓒ 2011 한국의산천

 

하늬바람에 새떼가 떨어지듯

황량한 하늘가에 나무 한 그루

벗을 것 다 벗고도 거기

눈 감고 의지할 산이 잇듯이

내게는

산이 있다.

 

여우 눈물 짜내는 황홀한 추위 속

가지 끝에 아려오는 겨울맛도

지금이 한창이다.

 

눈이 가닿는 데까지

허옇게 눈 덮혀 시퍼런 雪溪

어둡기 전에 이 골을 빠져나야 할텐데

눈에 눈물 눈이 묻어 눈물

땀까지 범벅되어 허우적이며 고꾸라지며

가도 가도 제자리 정신없구나. -章湖- 

 

 

 

눈에 눈물 눈이 묻어 눈물 / 땀까지 범벅되어 허우적이며 고꾸라지며 / 가도 가도 제자리 정신없구나.

 

 

 

 

 


한치령 (한치고개)

눈을 어디로 두던 시퍼런 산을 피할 수 없는 백양리와 가정리. 한치령 옛길은 춘천의 두 오지마을을 잇는 좁은길의 정상 고개이다. 옛길의 거리는 무려 삼십리. 하지만 한 마을처럼 사이좋게 살았던 두 마을사람들은 그 거리를 고작 ‘한 치’로밖에 여기지 않았고, 한치령이라는 이름은 거기서 유래됐다고 마을사람들은 믿고 있다. 그 유래가 맞는지 틀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마음만 가깝다면 삼십 리도 한 치가 될 수 있다는 것, 우리가 믿어야 할 건 그것이기 때문이다.  - 같이 왔으니 같이 가야지예 본문 中에서-

 

▲ 한치령 정상 표석 ⓒ 2011 한국의산천

한치령 정상 표석에는 72년 11월 10일(**부대)라고 쓰여있다. 엄밀히 말해 지금 현재의 길은 옛길이 아니라 저 때 군부대에서 닦은 군사도로이다. 진짜 옛길은 숲에 가려져 사라진지 이미 오래지만 그래도 낙엽이 모두 떨어지고 난 뒤면, 아직도 희미한 옛 소로길의 흔적이 보인다.


진짜 옛길이 아니라고 실망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비록 다닐수는 없어도 , 오랜 세월 사람들이 다닌 길의 흔적이란 그리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까닭이다. 기계로 밀어내거나 시멘트로 덮어버리지만 않는다면, 희미하게나마 ‘끝내’ 살아남는 길. 그 질긴 생명력 앞에서 잠시 숙연해진다.

 

 

한치령 산악자전거(MTB) 첼린지 코스
강원 강촌 챌린지코스는 코스가 원만하고 풍광도 아름다워 산악 자전거인들이 즐겨 찾는 코스다. 초·중급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3개의 산을 넘는 코스로 총 거리는 약 47㎞. 경춘가도 경강역에서 백양리 마을 회관을 지나면 길가 오른쪽으로 챌린지코스 입구를 알리는 간판이 있다. 그 길로 접어들어 삼거리에서 왼쪽길로 가면 멋진 자태의 노송이 한그루 서있는 쉼터 첫번째 산 정상에 이른다. 다시 내려와 삼거리에서 오른쪽 오르막길을 타면 두번째 산 정상(한치령)에 오른다.
한치령에서 가정리 쪽으로 내려와 좌회전하면 세번째 산으로 가는 봉화산 길에 닿는다. 봉화산 정상에서 구곡폭포 쪽으로 내려와 도로를 따라 가면 다시 강촌식당가가 나온다.

 

 

육체적 한계에 부딪혀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자 정작 자신을 일으켜 세운 건 다름 아닌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는 일이었다.

왜 자전거로 달리느냐는 질문에 나도 왠지 잘 모르겠다. 그냥 좋기 때문, 재미있기 때문이다. 목표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면서 그냥 마음이 편해질 뿐이다.

그 뒤부터는 페달을 밟는게 즐거워졌다. 페달을 밟는 것 자체가 목표이고 과정이 되었다.

 

 

 

 

 

 

   

  

 

 

 

 

▲ 깊은산속의 하루는 짧다. 서산 너머로 해가 지며 그림자가 드리운다. 갑자기 무서워진다 ⓒ 2011 한국의산천

 

눈산에서

                  -김장호-

 

눈이 내리고 있다

무주공산, 어둑한 하늘 아래. 
시나브로 시나브로 내려 쌓이는 눈에

나무들도 무릎까지 빠져
움죽을 못한다.

 

이따금 가지 꺾어지는 소리뿐,

숲속은 적막,지난날 아쉬움도
다가올 두려움도 없다.

 

발소리가 나는데 하고

돌아봐도 나는 없고, 거기

저승 같은 풍경 한 장.

 

이대로 멈추어 서기만 하면

나도 거기 한 그루 나무로 잦아들어

차분한
그림 한 점 완성될 것 같은데,

 

부지런히 부지런히

발을 빼어 옮길 때마다 찰각찰각

돌아가는 환등기의 화면 속에

내가 있다가

없다가…….

 

꿈인가 생신가, 눈발에 가려

여기서는 이제

나무에서 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눈산에서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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