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산천

거친 호흡 몰아쉬며 바람 저편 굽이치는 산맥 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

4월 산행지 4월 추천산 4월 갈만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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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등산여행

2022. 3. 31.

※ 등산, 산행에 있어서 

겨울준비는 미리미리하고 

봄 준비는 천천히 하라. (기상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산에서 갑작스러운 추위에 대비할 의류를 준비해야 한다) 

 

월간산이 추천하는 4월에 갈 만한 산 BEST 
글 이재진 편집장 사진 C영상미디어 기사 스크랩 이메일로 기사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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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4.01 10:10

 

1 대야산大耶山(931m)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의 경계를 이룬 대야산은 속리산 국립공원 내에 있다. 

백두대간이 속리산을 지나 밤재와 눌재를 힘겹게 넘은 후 다시 힘을 모아 청화산(984m)~조항산(951m)을 이어 힘껏 솟구친 바위산이다. 

동과 서로는 웅장하면서도 철옹성 같은 산세를 자랑하고 선유동, 용추골, 피아골과 같은 빼어난 경치의 골짜기를 갖추고 있다. 


준족들은 근처의 둔덕산과 조항산 등과 연계 산행을 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용추계곡의 용추폭포를 기점으로 월영대에서 피아골이나 밀재로 방향을 잡은 후 정상까지 갔다가 원점 회귀하는 코스가 가장 인기가 좋다. 

 

원점회귀 코스의 경우 산행코스가 10km 정도로 짧고 산세도 크지 않아 얕잡아보기 쉽지만, 실제로는 등산로가 험해 산행 시간이 꽤 걸린다. 

 

대야산 정상에 서면 서쪽은 괴산군 청천면, 동쪽은 문경시 가은읍이다. 장성봉과 희양산을 거쳐 넘어온 북쪽 대간과 조항산과 청화산을 넘어 속리산으로 뻗어 나아가는 남쪽 대간 줄기가 시원스레 바라보인다.

 

대야산 제일의 명소는 문경 8경의 하나인 용추다.

거대한 화강암반을 뚫고 쏟아지는 폭포 아래에 하트형으로 패인 소沼가 윗용추이며, 이곳에 잠시 머물던 물이 매끈한 암반을 타고 흘러내리면서 아랫용추를 빚는다.

 

2 두타산頭陀山(1,357m)


동해시와 삼척시 경계에 있는 두타산은 백두대간을 따라 댓재에서 백봉령까지 이어지는 구간에 서있다. 

 

조선 선조 때 삼척부사를 지낸 김효원은 ‘두타산 일기’에서 금강산 다음으로 아름다운 산을 두타산으로 꼽았다. 

산 이름인 ‘두타頭陀’는 속세의 번뇌를 버리고 불도 수행을 닦는다는 뜻. 

두타산은 정상 부분이 뾰족하고 주변은 급경사여서 산세가 날렵한 데 비해 붙어 있는 청옥산은 완만하고 묵직하다. 

청옥산(1,404m)이 두타산보다 더 높은데도 산 전체를 두타산이라 부른다. 

 

정상 조망이 빼어나다. 백두대간의 기운찬 산세를 이어받은 두타산 정상은 남쪽 함백산으로 뻗어나간 백두대간뿐 아니라 가리왕산 등 강원 내륙의 고산준령에 이어 동쪽으로는 망망대해 동해바다까지 바라보인다. 

계곡 좋고 경치 좋고 조망까지 좋으니 김효원의 칭찬이 틀린 말은 아니다. 

무릉계곡에서 출발해 정상에 올라 원점 회귀하는 산행도 최소한 7시간은 잡아야 한다. 

 

3 소요산逍遙山(559m)


서화담 양봉래와 매월당이 자주 소요하였다 하여 소요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 산은 작지만 산세가 특이하다. 

하백운대(440m), 중백운대(510m), 상백운대(559m), 나한대(571m), 의상대(587m), 공주봉(526m)의 여섯 봉우리가 원형을 이루고 있으며 주봉은 상백운대(559m)이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장관을 이루며, 여름의 녹음과 폭포, 계곡, 가을 단풍 또한 유별나서 예부터 경기의 소금강이라 일컬어진다. 


소요산 산행은 관리사무소에서 1km 들어간 일주문에서 시작해 구절 터~공주봉, 자재암~금송굴계곡~나한대, 자재암~선녀탕~상백운대~나한대, 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나한대를 경유해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산자락의 자재암은 원효대사가 도를 깨친 곳. 원효가 요석공주와 인연이 있은 후 심산유곡인 이곳을 찾아와 수행하다가 절을 지었다. 공주봉~의상대~나한대~칼바위 암릉으로 이어지는 능선 남쪽은 출입금지 구역이다. 

 

칼바위 암릉에서 남동쪽 새목고개~왕방산 방면 능선 서쪽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산행이 불가능하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것이 일주문~자재암 공주봉~정상~상백운대~선녀탕~자재암 원점회귀 코스다.

 

4 조령산鳥嶺山(1,025m)


백두대간이 소백산을 세우고 힘을 아꼈다가 포암산과 마폐봉을 지나 역량을 쏟아부어 세운 바위산이 조령산이다. 

장애물을 넘는 유격훈련을 하듯 산행은 고정로프가 매달린 바위의 연속이다. 

간간이 고도감 있는 슬랩도 지나야 하고 원점 회귀할 경우 산행거리도 짧지 않다. 대간꾼들은 이화령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교통이 불편하다. 


원점회귀 산행을 하려면 문경새재 입구의 문경 유스호스텔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기산을 지나 주릉에 붙는 길은 찾는 사람이 적은 편이지만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백두대간 주릉에서는 간간이 문경새재로 내려서는 하산길이 있으므로 체력에 맞게 산행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주릉 직전에 조령샘이 있고, 3 관문에 조령 약수가 있어 산행 시작부터 물을 많이 가져갈 필요는 없다. 

유스호스텔에서 3관문까지 11km에 8~9시간 정도 걸리며, 3관문에서 유스호스텔까지 8km에 2시간 정도 걸린다. 총 19km이며 10시간 정도 걸린다. 


본 기사는 월간산 2022년 4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Copyrights ⓒ 월간산.

 

경남 창원 천주산 진달래

상춘객들 환호성이 터지는 ‘아기 진달래’의 고향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아동문학가 이원수의 ‘고향의 봄’ 그 배경이 된 꽃 피는 산골은 옛 창원읍성이 있던 경남 창원시 의창구 일대다. 

이곳에서 진달래로 가장 유명한 곳은 해발 638m인 천주산. 정상인 용지봉 부근에 진달래 군락지가 펼쳐져 4월이면 정상에 다다른 등산객들이 일시에 환호성을 터뜨린다.

천주산은 힘들지 않은 완만한 능선과 적당히 땀을 흘리게 하는 정상까지 봉우리가 부드럽게 중심을 향해 모여 있어 전국의 등산 초보자가 특히 많이 찾는 산이다. 어떤 코스를 택하든 3~4시간 정도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해마다 4월 초경에는 진달래 축제도 개최된다. 풍물패의 공연과 산신제 봉행, 시민노래자랑 등이 진행되며 사생대회와 백일장, 특산물 시식 이벤트가 열린다. 주변에 있는 달천계곡, 경상남도 기념물 제121호인 정렬공 최윤덕 묘, 구암서원, 마금산 온천 등을 함께 관광할 수 있다.

꽃 관광 적기 4월 초순~중순
주소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달천길 145 달천계곡주차장
출처 : 여성조선 장가현 기자

 

4월에 갈만한 산 

공주 동학사&계룡산
공주 동학사 입구 삼거리에서 동학사 주차장에 이르는 동학사 계곡 4km 구간 도로에는 벚꽃이 만발한다. 

수십 년 된 왕벚꽃 나무 심어진 길을 따라 펜션과 카페, 식당이 즐비해 가족 단위 상춘객과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계룡산鷄龍山(845.1m) 벚꽃 구경하기는 동학사가 좋지만 한가한 산행을 위해선 계룡산 서쪽 신원사新元寺 기점을 추천한다. 

 

동학사, 갑사와 함께 계룡산 3대 사찰로 꼽히는 신원사는 규모는 가장 작지만, 분위기 면에서는 가장 산사다운 절이다.

 

신원사 기점 코스는 크게 보광암 뒤 능선길과 고왕암 계곡길을 들 수 있다. 

 

원점회귀 산행을 할 경우 보광암에서 고왕암을 경유, 연천봉(738.7m)을 거쳐 보광암으로 내려서는 코스를 권한다. 

원점 회귀할 필요가 없다면 연천봉 동쪽 안부에서 갑사로 곧바로 돌아오는 연천봉에서 문필봉을 거쳐 관음봉에 올라섰다가 은선대피소~동학사로 내려올 수 있다.

글 사진 손수원 기자 

 

월간산 추천, 4월에 갈 만한 산

글 이재진 편집장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구만산(785m)


경남 밀양시 산내면에 있다. 영남알프스 서쪽 끝자락에 있어 경남과 경북의 경계를 이루며 가지산에서 서쪽으로 뻗어가는 운문지맥에 솟은 산이다.

임진왜란 때 9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전쟁의 참화를 피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도자가 무능하면 백성의 삶이 도탄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계의 메시지가 산 이름에서 읽힌다.

 

8km에 이르는 계곡은 9만 명이 와도 넉넉히 품을 듯하며 경치 또한 빼어나다. 벼락더미, 부석(부엌)더미, 아들바위, 상여바위, 상투바위, 미역바위 등 수많은 기암괴석이 도열한 풍광이 숨겨진 명산이라는 것을 웅변한다.

 

구만폭포는 높이 약 42m의 수직 폭포로 아래에 지름 15m, 깊이 2m의 못이 형성돼 있다. 계곡 따라 설치된 나무계단을 걷다 보면 커다란 굴이 나온다. 구만굴이다. 풍광이 좋고 악천후를 막아 주기에 백패커들에게 인기 있는 비박 장소로 꼽힌다.

 

용문산(1,157m)


화악산(1,468m), 명지산(1,267m), 국망봉(1,168m)에 이어 경기도에서 네 번째로 높다.

산행 들머리에 자리한 용문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호)는 우리나라 은행나무 가운데 가장 키가 크고 가장 나이가 많다. 1,100살 정도로 추정하는데 키는 42m, 뿌리 부분 둘레는 15.2m이다. 이 나무는 조선 세종 때 당상(정3품) 직첩을 받았다.

 

용문사는 913년(신라 신덕왕 2) 대경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창건된 햇수가 은행나무 나이와 대략 비슷하다.

 

용문사에서 오르는 왕복 8.8km 원점회귀 코스는 두 갈래. 능선길(상원사 방향)과 계곡길이다. 어느 쪽 길이든 만만치 않다. 너덜이 많은 데다 정상까지 쉼 없는 오름길이다.

체력에 자신이 있다면 용문산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하는 종주 코스를 시도해 볼 수 있다. 백운봉과 장군봉을 거쳐 정상인 가섭봉을 오른 후 용문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10시간쯤 걸린다.

 

변산(509m)


원래 변산은 단풍 여행지로 유명하다. 그렇지만 격포 앞바다 쭈꾸미가 한껏 살이 올라 쫄깃쫄깃한 식감을 더하는 봄철 변산 또한 거부하기 힘든 매력이 있다. 산이면 산, 바다면 바다, 맛이면 맛. 변산은 풍요로운 산이다.

 

서해 쪽으로 툭 튀어나와 반도 안쪽으로 솟은 산악지대를 내변산, 그 바깥 바다와 접한 지역을 외변산으로 나눈다. 두 지역의 풍광이 매우 뚜렷하게 구분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그렇게 불렀다.


변산의 산줄기를 이루는 많은 봉우리 가운데 제일 인기 있는 곳은 관음봉과 세봉이다. 이 두 봉우리를 잇는 산줄기가 유명한 내소사를 감싸고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산줄기를 걸어가며 만나는 풍광 역시 수려해 변산반도 구경을 위한 최적의 산행코스로도 꼽힌다.

 

산행기점은 내소사 입구 일주문이다. 이곳에서 출발해 관음봉 삼거리~관음봉~세봉~세봉 남릉으로 하여 다시 일주문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가 일반적이다.

본 기사는 월간산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opyrights ⓒ 월간산.

 

[매화산행 가이드] 매화 향에 홀려 정상온 줄도 몰랐네
글 서현우 기자 사진 C영상미디어 기사 스크랩 이메일로 기사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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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3.04 09:59

 

노고단&구례 화엄사 홍매화


봄이 되면 사진가들은 장비를 챙겨 구례 화엄사 각황전 처마 밑으로 몰려든다. 

1703년 각황전과 원통전을 중건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계파 스님이 심은 홍매화를 렌즈에 담기 위해서다. 

화엄사 홍매화는 겹꽃인 일반 홍매화와 달리 홑꽃으로 꽃잎이 다섯 장이다. 

다른 홍매화보다 꽃 색깔이 검붉어서 흑매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화엄사에서 화엄계곡을 따라 노고단을 오르는 코스는 지리산의 대표적인 등산로다. 

울창한 원시림을 걷는 좋은 계곡길이지만, 훤칠한 조망을 기대하기 어렵고 줄곧 오르막이라 조금 더 쉬운 산행을 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해발고도 1,070m의 성삼재에서 출발한다. 


성삼재에서 출발해 무넹기~노고단 정상에 이른 뒤 되돌아와 화엄계곡으로 하산하면 된다.

 

양산 영축산&원동매화


양산 원동은 우리나라 최초의 매실 재배지이자 그 역사가 100년에 달하는 고장이다. 

온화한 기후와 충분한 일조량 등 매실 재배에 좋은 지역적 특성 때문에 매실 고유의 효능이 타 지역 매실보다 높다. 

특히 원동 매실은 토종으로 숙취 해소와 피부 미용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축산 산행은 대부분 교통이 편리한 통도사 방면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원동마을에서 통도사로 가려면 산을 돌아가야 하므로 배내골 신불산 자연휴양림 기점에서 오르는 게 편리하다. 

통도사 방면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산객 수가 적어 고즈넉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단 영축 지맥이 매화가 피는 기간 동안 산불방지를 위해 통제되므로(2월 1일~5월 15일) 청수좌골 방면 등산로를 이용해 정상으로 올라야 한다.

 

하동 구재봉&먹점마을


전국적으로 유명한 매화축제가 열리는 전남 광양군 다압면.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곳이 구재봉(768m)이 있는 경남 하동군 악양면이다. 

구재봉의 남서쪽에 조성된 먹점마을은 산 중턱 너른 터에 약 4만 그루의 매화나무가 봄이면 만개해 그윽한 향기를 내뿜는다. 다압면의 위세에 살짝 가려져 있어 더 한산하고 호젓하게 매화 구경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구재봉은 동서남북 어디로든 등산로가 잘 조성돼 있어 들날머리를 편의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먹점마을에서 구재봉으로 오르는 길은 서쪽과 남쪽 능선으로 이어지며, 둘 다 능선까지 임도로 이어져 있다. 

단 서릉은 매화가 피는 3월이면 산불방지 통제구간에 속하기 때문에 남릉으로 구재봉에 오른 뒤 구재봉 자연휴양림 방면으로 하산, 숙박하는 것이 좋다.

 

순천 문유산&향매실마을


순천지방의 매화 농장들은 대부분 내륙 깊숙한 산간지대에 자리해서 개화 시기가 광양이나 하동보다 2주가량 늦다. 이 중 순천의 향매실마을은 약 25만 평 규모로 대한민국 최대다. 

 

향매실마을은 호남정맥 순천지역 구간 중 송치와 노고치 사이 약 200m 남쪽으로 벗어나 솟은 해발 688m의 문유산(688m) 북동쪽 산기슭에 펼쳐진 월등면 계월리 이문·중촌·외동이란 동네로 이루어진 곳이다.


문유산 등산로는 단순하다. 군장마을 뒷산 배롱나무에서 산마루금 바로 아래에 난 임도가 들머리다. 

약 1.5km를 임도 따라 걷다가 능선 등산로로 올라타서 1.8km 정도 전진하면 문유산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남쪽으로 200m 가면 문유산 정상이다. 되짚어 나와 점터봉을 지나 순천 생태마을이 위치한 노고치로 하산하면 된다. ※ '본 기사는 월간산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4월의 명산ㅣ광양 백운산] 한국 풍수 창시자 도선이 수도한 그 산
글 박정원 편집장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2020.03.27 15:11

고로쇠·매화·진달래·철쭉으로도 유명
  

4월이 되면 백운산에는 진달래와 벚꽃은 이내 지고 철쭉이 살짝 몽우리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 똑같은 이름을 가장 많이 가진 산이 봉화산이다.
조선시대는 외적의 침입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국 곳곳의 산에 봉화를 피웠기 때문에 봉화산이란 지명은 많을 수밖에 없었다. 수백 개가 될 법한데 47개. 백운산도 이에 못지않다.

전국에 동명이산同名異山이 23개나 된다. 그중 가장 높은 축이면서 가장 남쪽에 있고, 가장 족보가 있는 산이 광양 백운산白雲山(1,222m)이다.

백두대간에서 뻗어 내려온 한반도 등줄기는 함양과 장수의 경계인 함양 백운산(1,279m)에서 호남정맥으로 가지를 낸다.
호남정맥의 능선은 남해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정맥 끝자락에 1,200m대로 우뚝 솟은 백운산이 힘찬 기상을 뽐낸다.
전국의 백운산 중에서 높이로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또한 광양 백운산은 고려 말 도선국사가 창건하고 수도한 절로 전하는 옥룡사가 산 끝자락에 터를 남기고 있다.
옥룡사 주변으로 천연기념물 동백 군락지로도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광양 백운산이 봄 산행지로 유명한 이유는 전국 최고로 꼽히는 매화마을 쫓비산이 호남정맥 끝자락 섬진강가에 있어 백운산~쫓비산 종주를 즐기는 산꾼이 많기 때문이다.

식생도 뛰어나 자연생태계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한때 광양시의회와 시민단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려고 했으나 백운산 학술림을 가진 서울대와 고로쇠수액협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런데 백운산이란 지명이 왜 많을까? 아마 도교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조선 선비들은 자연에서 유유자적하며 풍류를 즐기는 삶을 살았다. 그 근거는 도교의 최고 선善인 신선이 되는 것을 추구한 데서 찾을 수 있다.

흰 구름 떠 있는 산이란 의미는 신선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광양 백운산은 바다에서 보거나 바다를 내려 보거나 기후 관계상 항상 흰 구름이 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명명됐을 수 있다.

백운산의 지명유래는 조금 애매하다. 조선 중기까지 백운산에 대한 기록은 없다. 

<세종실록지리지>나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는 백계산만 나온다. ‘옥룡사·황룡사 등이 백계산에 있다’고 돼 있다. 1757년 <여지도서>에 ‘이 사찰들이 모두 백운산에 있다’는 기록으로 처음 백운산이 등장한다. 이어 <동여비고>에는 ‘백운산은 백계라고도 한다’고 돼 있다.

현재 백계산은 백운산의 남쪽에 위치한 봉우리만 가리킨다. 

광양시청에서도 “과거 기록에 나오는 백계산이 지금의 백운산을 말하며, 흰 닭이 두 발을 딛고 날개를 편 상태서 북쪽으로 날아오르는 형세의 산”이라고 말했다.


“정상 상봉이 닭벼슬에 해당하며, 계족산이 닭발이고, 한재는 목 부분, 따리봉이 몸통”이라고 설명했다. 뒤이어 소개되는 ‘옛 문헌에 나온 백운산’에서 자세히 살펴보자.
 
Copyrights ⓒ 월간산.

 

[Season Special] 4월에 갈 만한 산
글 박정원 편집장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2020.03.30 16:46

 

고려산.

남녘의 봄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계절이다. 4월은 남녘의 산들과 섬들이 손짓한다. 온갖 꽃들이 유혹한다. 새들도 분주히 지저귄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지만 그래도 봄은 오고 왔다. 새순이 돋는다. 꽃들도 핀다. 덩달아 산야가 새 옷을 입기 시작한다.

매화와 산수유는 이미 지기 시작하고, 진달래와 벚꽃, 유채꽃이 화사한 색깔로 상춘객을 맞는다.


4월의 산은 봄꽃과 남녘의 봄바람을 느낄 수 있는 산 위주로 선정했다.
우선적으로 꼽히는 산은 앞서 4월의 명산에 소개된 광양 백운산이다.
이어 진달래로 유명한 거제 대금산, 이산묘와 탑사를 잇는 1.5km 구간의 벚꽃이 장관인 마이산, 산자락 벚꽃길로 손색없는 팔공산이다.


1 고려산

수도권 대표적인 진달래 산행지

강화도의 마니산에 가려 명산 반열에 오르지 못하지만 진달래 산행지로 수도권 대표적인 명산으로 꼽히는 산이 고려산高麗山(436m)이다.

진달래가 한창 필 때는 엄청난 인파로 고려산 등산로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등산로도 잘 조성돼 있어 어렵지 않게 정상 군락에 도달할 수 있다.

고려산의 원래 이름은 오련산五蓮山이다. 인도에서 온 조사가 산정의 연못에 피어난 적, 황, 청, 백, 흑색의 다섯 송이 연꽃을 허공에 던져 그 꽃들이 떨어진 곳에 적련사(현재 적석사), 황련사, 청련사, 백련사, 흑련사(현 묵련사) 5개 사찰을 지었고, 산 이름도 오련산이라 했다고 전한다.

현재는 백련사와 청련사, 적석사 3개만 남아 있다. 이 3개 사찰이 고려산 산행기점 역할도 한다. 진달래 개화 시기에는 백련사 기점이 가장 많이 몰린다.

고려산 산행 중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적 제137호 강화도 고인돌 군락을 만날 수 있다.

강화에는 모두 120기의 고인돌이 있다. 그중 30기가 고려산 능선에 있다. 봄꽃 진달래와 함께 세계문화유산 고인돌, 산 이름이 유래된 사찰 등 골고루 즐길 수 있다.

강화도 고려산 더 보기 >>>
http://blog.daum.net/koreasan/15607215

팔공산.

2. 팔공산
신라 ‘중악’… 신문왕 때 수도로 검토했던 산

팔공산八公山(1,193m)은 지리산만큼 다양한 역사와 문화, 지리적 특징을 가진 산이다.

<삼국사기>에 오악 중에 중악으로 지정됐으며, 당시 부악父嶽으로 나온다. 지역 역사학자는 “팔공산이 신라 지배세력 김씨 족단의 발상지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들이 경주로 들어가기 전 팔공산에 먼저 정착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산, 부악으로 지정했다는 것이다. 당시 공산도 같이 사용했다.

신문왕 9년(689)년에는 팔공산 인근 대구로 신라가 천도를 검토했을 정도다.

원효가 수행정진 끝에 득도한 것으로 전하는 오도암, 김유신의 수도처이자 훈련장이었다고 하는 중암암. 김유신의 석굴이 있는 극락굴, 한국 최고의 기도처 갓바위 등이 있는 산으로 더 유명하다.

공산 앞에 팔이 붙은 유래는 몇 가지 설화가 전한다. 

원효대사가 천성산에서 수도를 하다 제자 8명을 데리고 팔공산에 들어와 득도했다는 설, 견훤과 싸우다 패한 왕건이 도망가다 신숭겸 등 8 장수가 목숨을 잃었다는 설, 팔공산 자락이 8 고을에 걸쳐 있다는 설, 동쪽에서 여덟 봉우리가 유독 두드러져 보인다는 설 등이 있다.

대구시와 시민단체에서 국립공원으로 추진할 만큼 생태적 조건도 뛰어나다. 산수유, 생강나무, 진달래, 개나리, 벚꽃 등이 봄에 만발한다. 그 봄날을 맞으러 가는 산이 팔공산이다.

마이산.

3. 마이산
신라 小祀의 산…두 봉우리가 말 귀 닮아 명명

마이산馬耳山(680m)은 말 귀와 같이 두 암봉이 나란히 솟아 있어 명명됐다.

동쪽 봉우리가 수마이봉, 서쪽 봉우리가 암마이봉. 통일신라시대부터 명산으로 지정돼 제사를 지냈다.

<삼국사기> 소사로 지정돼 명산으로 대접받았던 산이다.

<고려사>에 ‘신라에서는 서다산西多山이라 불렀는데, 소사에 올라 있다’고 기록돼 있다.

마이산 도립공원사무소는 그동안 통제했던 천왕문, 봉두봉 방면 2곳의 출입구를 지난 3월 9일 자로 개방했다.

또 천왕문에서 수마이봉 쪽으로 150m가량 올라간 곳에 암벽의 침식 활동으로 형성된 화엄굴을 안전시설물 설치와 안전모를 비치해 개방했다.

이로써 자연휴식년제로 지난 10년간 통제했던 암마이봉 등산로가 지난 2014년 10월 철다리를 조성한 뒤 개방한 데 이어 이번에 수마이봉 일부까지 개방함으로써 마이봉 등산을 더욱 즐길 수 있게 됐다.

마이산은 두 암봉뿐만 아니라 돌탑과 80여 기의 석탑, 마이탑사 등 바위산에 온통 돌로 된 탑들이 더욱 눈길을 끈다.

또한 계절에 따라 그 모습이 달리 보여 봄에는 돛대봉, 여름에는 용각봉, 가을에는 마이봉, 겨울에는 문필봉이라 불리며 사계절 모두 아름답다.

특히 봄이면 마이산 남부의 이산묘와 탑사를 잇는 1,5km의 벚꽃은 장관을 연출한다. 벚꽃축제가 열리지만 올해는 취소됐다.

대금산.

4. 대금산
쇠를 생산하던 산이라 명명…올해 진달래축제는 취소

대금산大金山(438.6m)은 거제도 북단에 위치한 산으로 신라시대 쇠를 생산하던 산이라 하여 명명됐다.

이 산의 호위봉인 중봉이 정상에 비해 다소 낮기 때문에 대금산이 높지 않지만 더욱 우뚝 솟아 보인다.

정상에서는 멀리 대마도가 보이고 부산, 마산, 진해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중봉은 중금산이라 하며, 조선 말기에 축성한 성이 있다. 

산성에 군량미를 비축했다고 전하며, 약수터와 기우제를 올리던 제단도 있다. 

약수터에는 칠석과 보름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목욕하고 마시기도 했다.

남해의 푸른빛과 진달래의 분홍빛, 흰색의 포말이 부서지는 해안선을 함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최근 산을 싸고 도는 도로가 뚫려 산 중턱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어 휴일이면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남녘의 섬으로서 등산과 여행을 겸할 수 있는 하루 산행지로 손색없다. 

진달래 만개시기에 진달래꽃 축제를 개최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취소됐다.
 Copyrights ⓒ 월간산

 

[해남의 봄] 해남 달마산·흑석산 가이드… 손맛 짜릿한 암릉, 봄 철쭉은 특별 보너스
글 손수원 기자 사진 C영상미디어기사 스크랩 이메일로 기사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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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3.26 09:23

 

달마산
‘남해의 금강산’ 달마산


달마산達摩山의 높이는 489m밖에 되지 않지만 ‘남해의 금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볼거리가 넘친다. 

특히 산 능선에서 바라보는 서해 낙조는 남도 제1경으로 알려져 있다. 

달마산 능선은 들쭉날쭉한 기암괴석이 솟구쳐 있어 여느 큰 암릉 못지않다. 


달마산 산행은 미황사 기점 코스가 기본이다. 미황사로 들어서기 전 오른쪽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잠시 길을 따르면 ‘작은 금샘 0.8㎞, 미황사 0.2㎞’ 안내판이 나타난다. 여기서 숲길을 따라 20분쯤 더 가면 바위가 나타난다.

 

달마산 등산지도 / ©동아지도 제공


고정로프를 붙잡고 오르거나 데크계단을 이용한다. 

우회로도 잘 나있다. 달마산 정상에는 돌 봉수대가 있다. 

하산은 문바위 직전, 문바위 안부, 작은금샘 갈림목에서 미황사로 돌아갈 수 있다. 

등산 거리는 약 7㎞에 3시간 정도 걸린다. 

더 긴 산행을 원한다면 정상에서 북릉을 타고 농바우재나 바람재까지 능선을 탄 뒤 송촌마을로 내려선다.


송촌마을에서 시작해 능선을 타고 달마봉을 거쳐 미황사, 또는 도솔봉까지 내리 걷는 종주 산행도 인기 있다. 바람재에서 정상으로 이어진 능선이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다.

 

흑석산
검은 바위가 아름다운 흑석산


영암군 학산면과 해남군 계곡면의 경계를 이루는 흑석산黑石山(650m)은 비가 내려 물에 젖으면 바위가 검은빛을 띤다 하여 ‘흑석’이란 이름이 붙었다. 


특히 기암괴석으로 이름난 월출산의 기운을 그대로 이어받은 가학산加鶴山(577m)~별매산(465m) 줄기와 이어지면서 강인하면서도 다양한 산세를 뽐낸다. 호미동산(581.5m) 암릉은 설악산 용아장성 못지않게 스릴 넘친다.


흑석산은 남도의 여러 철쭉 명산 중에서도 철쭉이 가장 빨리 피어 남도의 대표적인 철쭉 명산으로 꼽힌다. 철쭉군락 구간은 정상인 깃대봉 서쪽 바람재와 동쪽 가래재 일원이다. 가래재에서 동쪽으로 뻗은 바위능선에 핀 철쭉꽃도 곱고 아름답다. 


가장 인기 있는 산행기점은 흑석산~두억봉 남쪽에 위치한 가학산휴양림으로, 휴양림관리소에서 임도를 따르다 남서릉을 타고 정상에 올라선 다음 두억봉을 향해 능선을 걷다가 은굴 코스로 하산하거나 가리재까지 뽑은 다음 휴양림으로 내려선다.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흑석산 등산지도 / ©동아지도 제공


휴양림관리소 오른쪽 임도를 따르다보면 남서릉 코스, 은굴 코스, 가리재 코스 기점이 나온다.
산꾼들은 서쪽 별뫼산에서 가학산을 거쳐 흑석산까지 잇는 산행이나 가학산 남동쪽에 위치한 흑석산 기도원 기점 산행을 즐긴다. 

 

별뫼산 산행기점은 강진군 성전면 월광리 제전마을이다. 제전마을 입구 버스승강장 옆에 산행개념도가 있다.


별뫼산 정상 직전에 있는 전위봉前衛峰 암릉은 지네 한 마리가 능선을 기어오르는 모양이다. 

집게바위, 거인바위, 두꺼비바위 등 각종 기암괴석을 볼 수 있다. 

전위봉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월출산과 문필봉, 북서쪽으로 영암 은적산과 목포 유달산까지 보인다.
본 기사는 월간산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산길의 등대 등산 산행 시그널 리본

 

[등산리본특집] 등산리본 1호는 1963년 지리산...국립공원내엔 리본 걸면 안 돼
글 서현우 기자 사진 C영상미디어기사 스크랩 이메일로 기사공유 기사 인쇄 글꼴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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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URL공유입력 2022.04.07 10:02

 

구례연하반에서 제작한 이정표. 사진 〈지리산 50년사〉


등산리본이 다시 뜨고 있다. 

코로나로 유입된 등산객들 중 일부는 개인적으로 산행을 기념하기 위해 등산리본을 제작하고 있고, 

지자체나 관할 경찰서에서도 조난을 예방하기 위해 등산리본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기존 지맥, 정맥 종주꾼들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며 봉우리나 고개에 표지판을 새로이 설치 및 보수하고 등산리본도 꾸준히 작업하고 있다.


반면 등산리본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다. 

경관을 훼손하고, 자연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등산리본은 과연 흉물인가, 아니면 훌륭한 길잡이인가? 등산리본 7문 7답을 통해 알아본다.


(등산리본은 표지기, 띠지, 시그널, 산행리본, 산악회리본, 표지리본 등 다양하게 불리지만 여기선 가장 널리 사용되는 등산리본으로 통일한다.)


1 등산리본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원로 산악인들은 대부분 등산리본의 시작을 1970년대로 말하고 있다. 

처음엔 자연보호, 산불조심과 같은 캠페인을 홍보하기 위해 설치됐다. 

이후 산악회 중심의 단체산행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뒤따라오는 산악회 회원에게 길을 알려 주는 것이 주목적이 됐다. 

개인마다 산행 속도가 상이하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이 선두주자를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유도해 준 것이다. 

 

이보다 앞선 1963년에도 등산리본을 설치했다는 기록이 국립공원공단에서 만든 〈지리산 50년사〉에 있다. 

‘1955년 구례중학교 교사 우종수를 비롯해 교직원, 지역 주민들이 결성한 산악회 구례연하반이 1963년에 이정표 60개와 안내 리본 300개를 만들어 종주등반로 곳곳에 부착하고, 보완된 지리산 등산지도 1,000매를 제작해 각 산악단체에 보내주었다’는 기록이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지자체나 국립공원공단에서 등산로를 정비한 경우가 극히 드물어 대부분의 등산로가 흐릿했기 때문에 뒤따르는 등산객에게 길을 알려주는 데 있어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었다.

 

화왕산 정상으로 가는 임도 초입 철조망에 등산리본이 한가득 붙어 있다. 사진 이신영 기자.

 

2 등산리본은 어떻게 변했나?
1970~1980년대 등산리본이 처음 출현했을 때에는 따로 표시가 없거나, 적혀 있더라도 목적지 방향이나 산 이름만 적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점차 산악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등산리본의 디자인과 문구가 본격적으로 다양해졌고, 이는 1990년대에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이 시기 등산리본에는 산악회를 홍보하기 위해 산악회 이름과 전화번호를 첨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후 관광버스를 대절해 떠나는 안내산악회 문화가 발달하면서 리본을 넘어서 전단지나 표지판을 세우는 경우도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유독 한국에서 등산리본 문화가 발달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 특유의 패거리 문화(단체 산행)와 과시 문화(등정 증명)가 결합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이러한 인공물들이 환경을 파괴하고 경관을 망친다는 지적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또한 안내산악회 홍보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전단지 홍보는 차츰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고, 등산리본 설치에 대한 항의 전화가 오는 탓에 연락처를 밝히는 경우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1992년 3월호 월간<山>에 이충호씨가 기고한 ‘표지기의 의미’ 기사. 과도한 남용은 자제하고, 정말 등산객에게 도움이 되는 리본만 남기자고 주장하고 있다.


3 등산리본 중 가장 많은 색깔은?
송기헌 전 청운대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수거한 891개 리본 중 노란색이 전체의 약 45.5%로 제일 많았다. 

다음은 빨간색(20.7%)이고 이어서 흰색(9.7%), 주황색(9.3%) 순이었다. 기타 색도 13.4%를 차지하고 있다. 

 

송 교수는 “노란색이 사시사철 가장 눈에 잘 띄고, 색채학에서 노란색은 명시, 주의를 나타낸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20년 동안 등산리본을 만든 미진광고사 최인수 사장도 “밝은 원색 계열로 제작을 의뢰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산악회들은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파스텔톤의 등산리본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국립산악박물관이 인근 설악권에서 LNT 활동의 일환으로 수거한 등산리본. 사진 국립산악박물관.


4 등산리본은 왜 흉물이 됐나?
2010년대 들어 등산리본이 흉물 취급을 받게 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환경오염이다. 

등산리본을 거는 형태에 따라 나뭇가지의 생장을 방해하기도 하고, 잘 썩지 않는 소재로 만든 경우 토양을 오염시킬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상기의 송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수거한 891개 리본의 소재는 65%가 헝겊이나 천, 30%가 비닐, 4%가 플라스틱이었다고 한다. 

헝겊의 경우 비바람에 금방 해지고 변색돼 경관을 훼손하기 일쑤며, 비닐이나 플라스틱의 유해성은 두 말할 것 없다.


두 번째는 GPS와 스마트폰의 상용화다. 

종이지도와 나침반에 의존해 길을 찾아야 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스마트기기를 통해 편리하게 독도할 수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적다. 
또한 등산객의 답압과 지자체 및 국립공원공단의 노력으로 등산로도 과거와 다르게 매우 분명해졌다. 등산리본이 산행길잡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마쳤다는 것이다.


5 등산리본은 이젠 없어져야 할 구시대의 유물인가?
많은 사람들이 등산리본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남용된 등산리본에 국한된 이야기다. 

등산 전문가들은 여전히 등산리본이 산행길잡이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 있다고 얘기한다. 

 

들날머리를 찾기조차 힘든 지맥길이나 등산로가 눈에 쌓여 보이지 않는 동계가 대표적인 예다. 또한 스마트폰이나 GPS가 항상 잘 작동하리란 보장도 없다.


또한 등산리본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용해 조난 예방에 힘쓰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인제군 방태산이다. 

방태산은 지난 5년간 연평균 6~7건씩 조난사고가 발생하는 곳이다. 

 

인제경찰서는 지난해 7월 방태산 탐방로를 5개 구간으로 나눠 등산리본 350여 개를 부착한 바 있다. 인제경찰서 측은 “방태산은 산세가 워낙 깊어 휴대폰이 불통인 지역이 많아 조난 사고가 빈발했었다”며 “이젠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해도 등산리본을 통해 편리하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16년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에서 개최한 ‘제3회 우리 명산 클린 경진대회’에서 수거한 등산리본들. 사진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6 국립공원공단은 등산리본을 어떻게 관리하나?
국립공원공단은 현재 탐방로나 안내지도, 이정표가 충분히 정비돼 있어 등산리본이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이정표가 없더라도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등산리본은 산악회 홍보 또는 등산 기념 목적으로만 사용되고 있어 주된 기능을 상실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 내 산악회나 개인의 등산리본 설치는 허용되지 않는다. 

등산리본을 설치하는 행위는 쓰레기 투기 및 자연생태계와 자연경관의 보전관리에 현저한 장애가 되는 행위에 해당해 과태료처분의 대상이 된다(자연공원법 27조 1항 11호, 29조 1항, 86조 1항 6호, 86조 3항 및 같은 법 시행령 26조 7호).


7 등산리본은 아무 데나 걸어도 되나? 반대로, 수거해도 되나?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국립공원은 등산리본을 걸면 안 된다. 

그러나 국립공원 외 일반산림은 애매하다. 법으로 처분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다.


먼저 법적인 관점에서 등산리본 설치를 보자. 

서울 소재 법무법인 A변호사는 “등산리본 설치를 굳이 처벌한다면 경범죄처벌법 3조 15항의 자연훼손이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15항에 따르면 공원·명승지·유원지나 그밖의 녹지구역 등에서 풀·꽃·나무·돌 등을 함부로 꺾거나 캔 사람 또는 바위·나무 등에 글씨를 새기거나 하여 자연을 훼손한 사람을 처벌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등산리본이 명백하게 ‘훼손’이라고 보기는 매우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등산리본 수거도 마찬가지로 처벌이 어렵다. 

A 변호사는 “형법상의 타인의 재물로 인정되는 지 검토해야 한다. 

타인의 재물로 인정된다면 재물손괴 혹은 절도죄에 해당되는지 봐야 하는데 절도죄는 불법영득의사(남의 재물을 가지려는 의사)가 존재하지 않아 성립되기 어렵다. 또한 재물손괴죄는 제거자가 해당 등산리본을 쓰레기로 인식하고 치운 것이기에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타인의 재물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더라도 쓰레기를 치운 것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형법 20조 소정의 정당행위로 위법성 조각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결론적으로 등산리본에 관한 법규가 명확하지 않은 현재로선 법리적으로 붙이는 것도, 떼는 것도 처벌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보이는 대로 등산리본을 다 떼고 다니라는 것은 아니다. 

등산의 관점에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등산리본 부착을 최소화하고, 꼭 필요한 곳에 붙은 등산리본은 해당 코스를 잘 아는 지역산악회나 해당 지자체 산림과가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여름에는 의미 없더라도 겨울에는 요긴할 수 있어 오랫동안 그 산을 다닌 지역 산꾼이 아니라면 리본의 가치를 함부로 판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산행을 기념하기 위해 리본을 설치하는 사람들을 위해 서울남산타워의 연인자물쇠처럼 등산리본을 달 수 있는 인공물을 만들어주고 해당 지자체에서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실 가장 등산리본 설치가 왕성하던 1990년대, 이미 선배 산꾼들은 어떻게 등산리본을 관리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다음은 1992년 3월호 월간<山>에 실린 이충호씨의 글이다.


‘이기심과 명예욕에 사로잡힌 주인이 단 등산리본은 아름다운 문구에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지만, 뒤따르는 등산객에게 빛과 소금이 되고자 하는 주인이 단 리본은 반가움은 물론 용기까지 불러일으켜 준다. 

 

무분별하게 단 등산리본은 다른 사람의 산행을 단조롭게 하고, 산을 더럽히므로 사라져야 한다. 

저 머메리가 야단치기 전에.’  
본 기사는 월간산 2022년 4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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